[강현직 칼럼] ‘조국 사태’가 촉발한 대입의 공정성

강현직 / 기사승인 : 2019-10-11 16: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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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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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 의혹 논란으로 촉발된 대입 제도 개편을 싸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육부는 우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투명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2028학년도 대입 제도 개편을 목표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의 딸이 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각종 인턴 활동과 논문이 정당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일어나는 분노와 박탈감을 달랠 필요도 있지만 차제에 대입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율이 높고 특목고·자사고 학생 선발이 많은 건국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13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하기로 했다. 또 학부모의 능력과 인맥이 영향을 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개인 봉사활동, 자율동아리 활동, 교내 수상실적이 포함된 학생부의 비교과 영역을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소위 '자동봉진(자율 활동·동아리 활동·봉사 활동·진로 활동)'은 학생부의 '창의적 체험활동'에 기재하는 비교과 세부 영역을 가리킨다. ‘자동봉진’은 학생부 위주 전형 비중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비교과 스펙'으로 불려왔으며 특히 봉사 및 동아리 활동의 경우 부모 인맥 등 사회적 지위가 작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현재의 학종에서 학부모의 경제력과 지위가 직접 영향을 준다는 '금수저 전형'의 오명을 야기하는 부분이다.

사실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스카이' 대학에서 대학 자체 필기시험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등급 조건 없이 서류 심사와 면접만으로 입학한 학생이 8년간 2만명이 훨씬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2013학년도부터 2019학년도까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수시 무시험전형 등록자는 2만3252명이며 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한양대·이화여대에서도 같은 기간 3만7393명이 무시험 전형으로 합격했다.

그러나 교육 현장은 학종 실태조사와 학종 비교과 폐지 검토에 대해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생부에서 비교과가 폐지되면 학종이 사실상 학생부 교과전형이 돼 내신 위주로 전형할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이 한 차례라도 시험을 망치면 상위권 대학은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생은 무한 내신 경쟁에 내몰리고 학원 의존도가 높아져 고교 현장이 황폐화 되고 학종의 본래 도입 취지가 훼손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입시 공정성'을 넘어 '특권 대물림 교육 중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조국 딸 입시의혹을 해결하는 해법으로 '입시 공정성'에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며 "대입 제도의 공정성은 특권 대물림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것에 불과하므로 몸통 격인 특권 대물림 교육 정책과 체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이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과학고·영재고 등 서열화된 학교 체제로 이어지며 특권계층을 형성하고 있다며 자율형사립고·외고의 일괄 일반고 전환과 영재학교·과학고 입시 개선, 일반 학교와 '흙수저' 배려정책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학 입시를 소재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 한 드라마 'SKY 캐슬'은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고 혈안이 된 학부모와 입시 코디네이터가 ‘금수저 전형’으로 불리는 학종을 교묘히 활용하는, 역설적으로 학종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있는 현실을 방영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입시 컨설턴트들이 짜주는 전략에 따라 초등학교부터 대학입시를 준비해온 학부모 즉 엄마의 정보력이 아이의 대학입시를 좌우한다는 설정으로 사교육과 편법으로 얼룩진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1970년대 ‘과외 망국론’부터 학교교육 붕괴론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학생들이 학원 등으로 몰려 학교는 약화되고 사교육은 북적북적했다. 교육을 통해 적성, 진로,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학생들은 단순히 성적에 순응하는 인간이 됐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학생부종합전형인데 공정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사회적 불평등이 재생산되는 더 큰 교육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조국사태’로 불공정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청년의 좌절감은 크다. 현 대입 제도로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공론이다. 자신의 노력보다 학부모의 경제력과 지위가 입시에 더 큰 영향을 준다면 이는 우리 사회의 모순이자 불만의 근원이다. 사회적 불신이 큰 만큼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물론 교육 정책을 단시간에 뜯어고칠 수는 없다. 교육의 수월성을 확보하고 사회의 정의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개편에 대한 진지한 숙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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