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세븐밸리 사업 시작한 이후 줄곧 적자 시달려
한신공영, 공사미수금 장기간 걸쳐 상각처리
이자 줄이려 인수했으나 명확한 운영계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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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공영 사옥과 최문규 대표이사 |
[아시아타임즈=정상명 기자] 최문규 한신공영(회장 최용선) 대표가 과거 설립했던 시행사가
적자 허덕이다 결국 한신공영이 떠 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한신공영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미수금을 장기간에 걸쳐 상각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대구에서 복합쇼핑몰을 운영하는 자회사 '도시피디'를 소규모 흡수합병한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도시피디 지분 100%를 한신공영이 보유하고 있어 주식을 발생하지 않는 무증자 합병 방식으로 진행된다.
원래 도시피디의 주주는 임종빈 대표를 비롯해 양경순, 원성환, 양성재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합병 공시가 나오기 하루 전인 지난 5일, 한신공영은 이들 주주로부터 도시피디 주식을 매입했다. 부실한 재무상태 때문에 시장 가치가 없어 지분 취득가는 0원이다.
도시피디는 2003년 최문규 한신공영 대표이사가 설립한 시행사다. 2006년부터 대구 북구 동천동 복합상가 '대구세븐밸리'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시공은 한신공영이 맡았고, 도급액은 360억원 규모였다. 대구지하철 팔거역 인근에 위치한 대구세븐밸리는 지하2층~지상7층, 연면적 3만3057㎡ 규모로 패션 아울렛 매장과 멀티플렉스 7개관,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선 복합 쇼핑몰이다.
사업 과정에서 한신공영은 도시피디에 52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을 섰다. 2007년 10월 세븐밸리가 준공됐지만 초기 분양률이 저조해, 임차인에게 매출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수수료 매장으로 운영되기도 했다.
세븐밸리가 운영을 시작한 2007년에 도시피디의 최대주주는 최문규 대표(지분율 45%)였다. 그러나 최 대표는 세븐밸리 사업을 정상화시키지 못한 채 2010년 도시피디를 떠나 아버지 기업인 한신공영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도시피디 설립 이전에 현대상선과 현대자동차에서 약 3년간 근무경력이 있으나, 첫 홀로서기에 실패한뒤 아버지 회사로 들어간 모양새다.
최문규 대표는 도시피디를 떠나면서 임종빈 신임대표를 비롯한 기존주주들에게 지분을 넘겼다. 이때 양경순 씨도 지분 20%를 받으며 새롭게 주주에 합류하게 된다. 후에 양경순 씨는 2018년 설립된 한신공영 계열 시행사 드림파크개발의 대표를 맡게 된다. 계열사 대표가 도시피디의 주주로 있기 때문에 도시피디는 한신공영의 기타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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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븐밸리 (사진=홈페이지 캡쳐) |
◇세븐밸리, 13년간 이어진 적자…결국 한신공영이 인수
도시피디란 시행사를 통해 최문규 대표가 야심차게 진행한 사업이지만 분양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결국 한신공영은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
이후 대구세븐밸리는 줄곧 경영악화에 시달린다. 한신공영은 이 과정에서 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해 차입금 일부를 상환해주기도 했다. 이후 도시피디는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2018년 유동화 회사인 특수목적법인(SPC) '세븐밸리제일차'를 설립하고 건물을 담보로 전자단기사채(ABSTB) 280억원을 발행했다.
SPC에서 조달한 자금을 도시피디로 대출해주는 구조며, 한신공영이 보증을 섰다. 도시피디가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한신공영이 대신 상환해 주겠다는 것.
이후 올해 8월에 도시피디는 또 다른 SPC '세븐밸리제이차'를 담보대출을 차환했고 역시 한신공영은 채무보증을 섰다.
이번에 인수 공시가 나간 시점에서 한신공영이 받아야할 공사비는 이미 상각처리된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지속적으로 설정해 왔으며 상각처리를 거쳐 현재는 공사 미수금이 거의 상계처리된 상태다.
이에 따라 한신공영이 도시피디를 인수하더라도 회계상으로 떠안게 될 부채는 거의 없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수년간 매출채권에서 상각처리를 하며 한신공영의 실적을 갉아먹은 셈이다. 더욱이 해당 시행사는 최문규 대표가 설립한 회사인만큼 아버지 회사에서 대신 빚을 갚아주다가 결국에는 흡수된 모양새가 돼버렸다.
올해 감사보고서가 나오지 않아 확인할 수 없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쇼핑몰은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븐밸리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로 1층과 영화관을 제외한 공실이 상당하고 2~3층의 경우 영업을 안하는 매장이 더 많다"고 전했다.
도시피디는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한 2007년 이후로 단 한번도 흑자를 달성한 적이 없다. 또한 한신공영도 아직까지 부실 쇼핑몰의 운영 및 활용 방안에 대해 명확한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한신공영 측은 "아직 세븐밸리의 특별한 운영계획은 없다"며 "도시피디에 빌려줬던 대여금이 있는데 이자 비용이 계속 발생하니 주요 부동산을 인수하는 것으로 보면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신공영 최문규 대표는 최용선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17년 4월 한신공영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현재 한신공영은 오너2세인 최문규 대표와 전문경영인 태기전 사장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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