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이어 미래에셋생명도 '제판분리' 추진
보험사는 상품 개발만…판매는 자회사 GA 몫
점포‧인력 관리비 등 비용 절감 위한 자구책
[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한화생명에 이어 미래에셋생명도 전속 보험설계사 조직을 분리하는 판매채널의 대수술을 예고하면서 보험업계의 '제판분리'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표면적으로는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를 나눠 영업 부문의 선진화를 꾀하는 미래형 보험사를 내걸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어려운 보험업황 속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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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생명이 '제판분리'를 공식화하면서 보험 영업 환경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채널혁신추진단을 발족하고 내년 3월까지 전속 설계사 3300여명을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 2014년 설립된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지난 6월말 기준 소속 설계사 242명을 보유한 중형 GA로, 모회사의 설계사 조직이 더해지면 단숨에 대형 GA로 몸집을 키우게 된다.
앞서 한화생명도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 전속 설계사 조직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전속 설계사 규모가 2만명에 달하는 만큼 업계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 역시 채널전략 추진 테스크포스를 꾸리고 자회사형 GA 설립을 포함해 전반적인 대면채널 경쟁력 강화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수년 전부터 판매채널 다변화를 위한 보험사들의 자회사형 GA 설립이 줄을 이었지만 전속 설계사 조직을 통째로 분리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해외 보험 선진국의 제판분리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미래에셋생명의 전속 설계사 조직 분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차승렬 채널혁신추진단장은 "고객들의 선택권이 확대되는 소비자 주권 시대에 제판분리를 통한 선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혁신 상품과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업계 최고의 미래형 보험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제판분리 움직임을 두고 지점과 인력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시선도 상당하다. 실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18년부터 점포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전국 130개에 달하는 본부‧지점을 올해 47개로 축소했다. 여기에 전속 설계사 조직이 빠져나가게 되면 점포를 운영하는데 따른 고정비를 더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고용보험 확대 적용으로 전속 설계사 조직을 운영하는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상황에서 제판분리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손보의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GA채널로 대면 영업의 주도권이 넘어가는 추세인데다 악화되는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하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경쟁력 향상과 사업비 절감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제판분리를 대안으로 꺼내든 상황"이라며 "분리 과정에서 여러 진통을 겪을 수 있겠지만 보험 영업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새로운 변화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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