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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시내를 오가는 행인들 (사진=연합뉴스/AFP) |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유럽 일부 국가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하는 가운데 이같은 결정이 종교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영국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내달 23~27일 최대 3명까지 가족과 친구들끼리 소모임 정도는 즐길 수 있도록 봉쇄 조치를 일부 완화하기로 했으며, 프랑스도 크리스마스 전후로 봉쇄 강도를 낮추기로 했다.
아일랜드는 크리스마스 2주 전후로 최대 3명까지는 가족 모임을 허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종교 차별이라고 비판한다. 이슬람교를 비롯한 다른 종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현장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는 등 사회를 위해 배려했는데 정부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기독교만 편애한다는 것이다.
당시 각국 정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종교 활동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요구하더니 크리스마스에는 봉쇄 조치를 더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더 즐기라고 부추긴다는 것이다.
힌두교의 경우 최대 축제 중 하나인 ‘디왈리’가 이달 중순 열렸지만 대부분 이벤트들이 화상으로 진행된 탓에 사실상 제대로 즐기지 못했고, 이슬람교도 지난 7월 축제인 ‘이드 알 아드하’를 기념하는 데 많은 제약이 따랐다.
독일 수도 베를린에 살고 있는 힌두교 신자인 안자나 싱씨는 “디왈리를 기념하려면 보통 500~1000명 정도가 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온라인으로 이를 즐겼다”며 “크리스마스도 온라인으로 쉽게 기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인들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도 지난 5월 부활제를 제대로 기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크리스마스 전후로 봉쇄 조치를 완화하는 것은 크리스마스가 특정 종교를 위한 의식이 아닌 기독교를 믿지 않는 시민들도 함께 즐기는 세속적인 국가 이벤트에 가깝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독교 싱크탱크 데오스의 엘리자베스 올드필드 디렉터는 “신학적 관점에서 크리스마스는 부활제에 비해 덜 중요한 날”이라며 “올해 기독교인들도 매우 중요한 날로 인식되는 부활제를 기념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종교계 입장이 어떻든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들의 결정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봉쇄 조치를 내리며 그나마 잘 버텨왔는데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그동안 노력한 바들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시크타 다스 역학 박사는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번 결정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크리스마스 이후 락다운 상태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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