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한국신용평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도에 대해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나 대한항공에 추가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25일 한신평은 최대주주이자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한국 비금융 기업 관련 온라인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공동 주최하고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주 간 이견이 있어 법적분쟁이 예상되는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건 한신평 본부장은 "합병이 잘 진행된다면 아시아나에는 자본이 확충된다"며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투입된 1조원과 이번에 2조5000억원이 들어가게 되나 복잡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이 향후 얼마나 구조조정을 하면서 수익성을 잡아내느냐가 관건"이라며 "코로나19가 안정화되면 수익성을 회복하고 중장기적 합병 이후 독점적 지위에 긍정적 부담이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질의에 "정부에서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 구조조정과 요금 인상 부분이기에 대한항공 마음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며, 요금 인상도 국토부가 승인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구조조정을 막을 경우 대한항공이 아니사아항공 인수로 인한 재무부담만 떠안는 형국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안정되지 않으면 추가적 자금 투입이 필가피할 것이라는 게 한신평의 진단이다.
유 본부장은 "(인력 감축보다는)
노선 조정을 통해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등 개선작업 위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한신평은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기업 신용등급의 하향 조정 기조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권기혁 한신평 연구원은 "9월 말 현재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거나 워치리스트에 오른 기업 수는 48개로, 최근 10년 새 최고 수치"라며 "올해 코로나19로 정유·화학, 유통 등 타격을 입어 신용등급이 하향된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도 업종별 신용등급 변화 전망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업 안정성 및 회복력과 재무적 대응능력, 산업환경 변화에 따라 차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 상영관, 호텔·면세, 정유, 유통, 자동차부품, 철강 업종은 코로나19 영향과 재무 대응력 측면에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반도체나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업종 등은 신용도 전망이 긍정적인 업종에 속했다.
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업종은 코로나19 영향이나 재무적 대응력, 산업환경 변화 등 모든 측면에서 유리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무디스의 유완희 선임연구원은 내년도 한국기업 신용도 전망에 대해 "한국은 수출 규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경기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도 중요하다"며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억제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이익 회복이 예상되지만 증가 폭이 현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민간기업 중 부정적 등급 전망을 보유한 곳은 12개사"라며 "부정적 전망 기업의 등급이 꼭 하향 조정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에도 신용등급에 하향 압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