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기조에 공모 ELF '판매액 급증'
은행권, ELF 판매 확대…"ELT처럼 될까" 우려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은행들이 각종 사건사고가 터지는 사모펀드 대신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적인 공모 주가연계펀드(ELF)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로 갈 곳 잃은 투자자금들이 ELF로 몰리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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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저금리 기조로 은행권에서 공모 주가연계펀드(ELF)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들도 사모펀드나 ELT(주가연계신탁) 대신 ELF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ELF 판매액은 9924억원으로 전년동월(4196억원)대비 136.5% 급증했다. 6월 기준으로는 3조4581억원으로 상반기에만 73%나 증가했다.
ELF란 주가연계증권(ELS)을 편입한 공모펀드로 주가가 일정 수준만 유지하면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주요 지수(코스피·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유로스톡스50·닛케이225·항셍종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는 초저금리 기조로 은행 수신상품의 금리가 1%대 안팎으로까지 떨어진 현 상황에서 ELF는 연 4~6%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고객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고 풀이된다.
지난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0.89%로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6년 1월 이후 처음으로 0%대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은행들의 정기예금 잔액은 감소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정기예금을 찾는 고객은 한 명도 없고, ELF에 관심을 갖고 문의하거나 투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기초자산이 주가 지수라는 점에서 덜 위험하다고 여기는 듯 하다"고 말했다.
ELT 판매가 막히면서 은행들이 ELF 판매에 열을 올리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국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후속대책으로 ELT 판매를 지난해 11월 잔액 기준(약 40조원)으로 제한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요동치면서 조기 상환이 어려워 ELT 신규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바 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올 들어 ELF를 중점적으로 판매하고 있고 지난해 8월부터 ELF 판매를 중단했던 우리은행도 지난달 판매를 재개했다.
다만 ELF도 원금을 전부 잃을 우려가 있는 매우 위험한 상품이라는 점에서 사모펀드처럼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ELF도 안전한 상품이 아닌 만큼 사모펀드처럼 원금손실이 일어나게 되면 은행권에 후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며 "때문에 ELF 급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금융당국이 ELT처럼 총량 규제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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