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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23일 Wedne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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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대담] 청년백수의 외침 "열심히 살아왔는데 취업 못했다고 손가락질… 내 선택대로 살고 싶다"
16일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신촌에서 저녁무렵 거리를 거니는 청년들의 모습. (사진=백두산 기자)

[아시아타임즈=백두산 기자] “청년 백수는 크게 자발적 백수와 비자발적 백수 두 종류로 나뉘는 것 같아요. 비자발적 백수는 어떻게든 사회에 진입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은데 자발적 백수는 선택에 대한 결과인 것 같아요. 백수가 되기로 선택한 사람도 자신의 결정에 대한 이유도 있을 테고 그 선택을 무작정 비난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물론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은 걱정하시겠지만요”


신촌에서 만난 김희경(26·여·대학생)씨가 바라보는 청년 백수에 대한 얘기다. 사회에 의해 만들어진 청년 백수와 본인의 선택에 의한 청년 백수. 하지만 미디어들이 이들 두 청년 백수에 구분을 두지 않고 보도되는 부분이 다른 사람들의 이해를 막고 있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중 ‘그냥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이가 178만6000명에 달했고, 이 중 청년층이 25.4%를 차지했다. 또한 구직단념자는 55만6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7만3000명이 증가했다.


사회는 '청년 백수'를 한신한 놈이라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당사자들인 청년들은 오히려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항변한다. 청년 백수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고찰을 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또한 청년 백수에 대한 부정적인 면만 전하는 언론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청년 백수라는 이오경(31·여·무직)씨는 미디어가 청년 백수를 보는 시선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은 사회의 피해자이지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것도, 미래에 대해 대책 없이 사는 것도 아닌데 미디어를 비롯한 사회의 부정적 시선이 더 힘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말하는 좋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는데 현실에서 그런 삶을 살 수 없다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반문을 던졌다.


“제가 언론에서 자주 말하던 청년 백수에요. 어른들이 열심히 공부하라고 해서 공부했고, 좋은 대학 가라고 해서 좋은 대학 와서 학점도 잘 받았는데 취업이 쉽지가 않아요. 그런데 이런 저희를 보는 사회의 시선이 좋은 말로는 취준생, 나쁜 말로는 청년 백수인 거잖아요. 어른들이 이렇게 하면 잘 살 수 있을 거다라고 한 방법대로 살았는데 왜 이렇게도 힘든건가요? 친구들을 만나도 희망적인 얘기를 나눌 수가 없어요. 이렇게 취업이 안되면 차라리 프리랜서의 삶을 살까라는 고민도 하고 있어요”


청년 백수는 지금의 교육 시스템이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얼마 전 청년 백수를 벗어나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일을 다시 시작했다는 송영욱(33·남·취업 교육생)씨는 청년 백수 기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했어야 할 자신에 대한 고민을 뒤늦게나마 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유익했기 때문이다.


“저는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자발적 청년 백수 생활을 했어요. 생각할 시간을 갖기 위해 여행도 다니고,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죠. 그러다 보니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지 알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교육을 받으러 다니고 있어요. 나중엔 이 일이 제 직업이 되게 만들어야죠. 사실 지금의 교육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 시간이기도 했어요. 자신에 대한 고민은 이미 중·고등학교 때 이뤄졌어야 할 부분들인데, 우리나라는 대학교에 와서 하거나 아니면 그 이후에 하고들 하니까요.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중·고등학생 시절에 이들을 너무 학업에 치중하도록 몰아치는 것 같아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본인에 대한 생각도 하고 고민도 할 텐데 말이죠”


청년 백수에 대한 부정적 시선으로 인해 대학교 졸업이 무서운 김민석(25·남·대학생)씨는 청년 백수에게 실패자란 낙인을 찍는 사회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주변에 있는 청년 백수들은 사회의 우려처럼 어둡고 컴컴한 삶을 살기보다는 자기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쏟는 경우도 많다. 취업을 포기하고 인생이 끝난 것 마냥 사는 사람도 있지만 빈 시간을 평소에 배우지 못했던 것도 배우고 여행도 다니면서 본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주변에 있는 선배들을 보면 사회적 인식이 무섭다는 걸 느껴요. 항상 밝았던 선배인데 몇 년째 제대로 된 취업을 못하니까 지금은 항상 사람이 어둡고 말을 걸기가 어려워졌어요. 그 선배는 정말 열심히 살았거든요. 그런데 사회는 결과만 보니까 집이나 주변에서 실패자란 낙인을 찍어버리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보면 저도 곧 졸업을 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 들어야 할 텐데 나가기가 무서워요. 제 주변에는 자발적으로 청년 백수가 된 사람도 있는데 오히려 그들의 삶이 부러울 때도 많아요. 그들은 자신이 선택한 삶에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으로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거든요. 물론 자세한 얘기는 해봐야 아는 것이지만 적어도 제 친구들은 행복해 보였어요. 그리고 본인의 시간에 다른 사람들은 할 수 없는 다양한 생활을 하는 것도 부럽더라고요. 여행도 가고, 다양한 취미활동도 하고, 모임에도 참석하고 그런 걸 보면 청년 백수는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아요”


프리랜서나 청년 백수나 사실은 같다는 의견도 있다.


프리랜서의 삶이나 자발적 백수의 삶이나 큰 차이는 없다고 강이슬(35·여·프리랜서)씨는 말한다. 불규칙한 수입, 사회적 시선, 부족한 사회 보장제도, 미래에 대한 고민까지. 청년 백수, 프리랜서로 불리는 이름은 다르지만 현실적인 조건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난제다. 불규칙한 수입은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수도 없으며, 혹시 발생할지 모를 병원 문제에 대해 취약하기 때문이다.


“자발적 청년 백수든, 프리랜서든 이것은 선택의 문제에요. 청년 백수가 돈이 떨어져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청년 백수가 아닌가요? 결국 이들도 프리랜서인거죠. 그런 부분에서 고민하게 되는 부분은 비슷한 것 같아요. 직장인과 다르게 불규칙하게 수입이 생기기 때문에 오는 스트레스라든가, 주변 사람들 시선은 항상 느끼는 문제에요. 제가 무슨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부정적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 내 선택에 내가 책임지겠다는데 왜 그렇게 참견인지라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하루는 ‘내가 선택한 삶으로 저들보다 더 잘 살면 되지’라는 말을 제 컴퓨터 바탕화면에 적어놨어요. 좀 속이 후련해지더라고요. 최근에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부모님이 아프면 병원비는 어떻게 하지, 이번에 하고 있는 일이 끝나면 다음 일은 언제 해야 하나 하는 그런 고민들요. 그래도 직장인 대신 프리랜서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진 않아요. 어차피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까요”


물론 청년 백수를 향한 부정적인 청년들의 시선도 있다.


이나영(22·여·대학생)씨는 청년 백수의 여동생으로서 사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형제 중 한 명이 집안의 기대와 다른 삶을 살기 시작하면서 그 기대가 다른 사람들에게 지워진 것이다. 이런 부담은 형제간에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이기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라는 자발적 백수들에게 씌워지는 또 다른 프레임인 것이다.


“저희 집이 바로 그 청년 백수가 살고 있는 집이에요. 저희 언니인데, 어느 날 갑자기 대학교에 자퇴서를 내더니 자신의 삶을 살겠다고 집에 선포했어요. 그러더니 몇 개월 째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어요. 미래를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고 볼 때 마다 울화통이 터져요. 부모님께 맏이로 기대 받던 일들이 갑자기 저한테 다 몰려와서 언니가 원망스럽기도 해요. 언니가 그런 선택을 하기 전까지 저흰 정말 잘 지내던 자매였는데 최근엔 자주 싸워요. 제가 졸업하고 취업을 하게 되면 생각지도 못한 부양가족이 한 명이 느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되고요”


청년들은 청년 백수라는 타이틀 자체 보다는 그 안에서 어떤 선택을 통해 결과를 갖게 된 것인가에 대해 더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였다. 청년들은 같은 세대를 사는 청년 백수가 모두 같지 않고, 취준생, 프리랜서, 자발적 청년 백수, 취업 포기자 등 다양한 모습의 백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백두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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