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후 구조조정 우려에 "계획없다"
대한항공직원연대, 아시아나항공 노조 "못 믿겠다, 문서화 하자"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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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이 1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대한항공과 이사아나항공 통합 추진으로 인한 구조조정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져 올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두 항공사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중복직군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노동계와 전문가의 우려에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히자, 양사 노조는 조 회장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며 문서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18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에서 기자들의 구조조정 우려 질문에 “모든 직원들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서 함께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현재 중복된 인력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노선도 확대하고 사업도 좀 더 확대하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저희한테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최대한 빨리 (양사 노동조합을)만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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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직원연대를 비롯한 공공운수노조, 여성단체가 18일 오전 11시 인천 고용노동부 중부지방노동청 앞에서 "대한항공 직장 내 성폭력 및 성희롱, 괴롭힘 등 진정 엄중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송민섭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조원태 회장의 구조조정 발언에 대해 믿지 못하겠다며 문서화 하자고 요구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
조 회장의 이같은 구조조정 발언이 나오자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와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믿지 못하겠다며 협약서나 문서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조 회장이 노동자 대표들이 아닌 언론에 말한 것은 강제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송민섭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은 기자와 만나
"회장님의 약속은 진심으로 환영한다. 하지만 대중과 양사의 노동자들은 그 약속이 잊혀지기를 원치않는다"며 "노동자 대표들과 만나서 확약서를 작성하는것이 그 약속을 공고히 하는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송 지부장은 “심지어 정비부서(MRO)를 따로 떼어 내 새로운 법인으로 만든다는 뉴스도 있었는데 어제 오늘, 대한항공 내에서는 정부본부 법인에 대한 뉴스는 사실무근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뉴스만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내일 5개 양사 노조가 회동을 하니 조 회장이 나와서 확약서를 쓰자”고 공식 제안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도 조 회장의 이날 구조조정 발언에 대해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심규덕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산과 노딜 된 상태서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알짜회사로 만들어 재매각하겠다고 했지만 두 달 만에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했다. 어떻게 구조조정이 없다는 말을 믿겠냐”며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심 위원장도 “조 회장의 말을 문서화 시키지 않는 이상은 믿지 못 하겠다”며 “더군다나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통합에는 협력업체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합 시 협력업체에 대한 대량해고가 우선시 된다”며 “조 회장은 언론에 무마용으로 발언하지 말고, 노조와 만나 문서화 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