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진 전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 산은의 윤리경영 7대 약정 비판
"국민혈세 들여 굳이 아시아나항공 매각해야 한다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해야"
"대한항공, 조원태 잘해서가 아니라 우기홍 대표가 잘 경영한 결과"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박창진 전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이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윤리경영 7대 약정을 비판하며 대한항공 윤리경영위원회에 반드시 노동자 대표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경영을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과 감사위원을 선임한다고 했지만, 노동자를 보호하는 장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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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진 전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장은 18일 인천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대한항공 직장 내 성폭력 및 성희롱, 괴롭힘 등 진정 엄중 조사 촉구'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 지부장은 기자회견 후 기자와 만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추진에 대해 인터뷰 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
박창진 전 지부장은 지난 18일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말하며 산업은행이 한진가를 견제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 전 지부장은 그동안 대한항공 경영문제점을 꼬집으며 산은이 견제장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한진가는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그동안 한진가 일가가 경영해온 방식이 회사 편에 서 있는 노조를 방패막이로 해서 제 2의 인사노무처럼 굴림하게 만들었고, 내부 노동자들을 감시·감독하며 아무도 비판할 수 없는 체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 결과물로 대한항공 내부의 직장민주화가 정착되지 못했고 이 때문에 그 누구도 잘못된 문화에 대해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지속돼 왔다”며 “그 발화점이 땅콩회항 사건이었고, 그 이후에도 물컵갑질, 이명희씨 갑질, 수많은 횡령과 배임 등이 지속된 것을 봐도 그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박창진 전 지부장은 "그런 한진가에 산은이 국민혈세를 들여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잘못됐다"고 지적한 뒤 "산은이 국민경제에 미칠 영향과 국가경제를 생각해 이런 희생이 따르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굳이 하겠다면 그 방식이 이전과는 다른 행태를 보이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은이라는 것 자체가 일종의 공기업이고, 국민연금처럼 의결회의에 갑들만 변호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며 “산은이 한진그룹에 윤리경영위 설치를 요구했지만 어떻게 믿겠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저는 정의당의 정치인으로서 전직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장으로서 강력히 요청한다. 경영감시단과 또 윤리경영감시단에 기필코 노동자가 포함돼야 한다”며 “그럼 적어도 한 사람은 바른 소리를 할 것이고, 내부에서 정말 잘못된 일이 일어난다면 밖에 알릴 수 있을 것 아니냐”고 목소리 높였다.
이는 그동안 대한항공의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의 눈치만 보고 제대로 된 경영감시를 하지 못한 데 따른 비판이다.
박창진 전 지부장은 막대한 공적자금과 국민혈세가 들어가는 이 합병의 전제조건으로 합리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도입도 정부에 요구했다.
그는 대한항공 내 발생한 성폭력 문제를 지적하며 “현재 피해자가 피해호소를 하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이런 피해자에 대한 구제마저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한항공이 앞으로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통해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경영을 해나갈 것이라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항공업계에는 조원태 회장보다 훨씬 경력이 많은 사장단이나 중책역할을 맡은 이들이 많다”며 “지금 조 회장이 잘 경영해서 대한항공이 잘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기홍 대표가 잘 이끌고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