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다급해졌다.
한진칼 최대주주인 KCGI 주주연합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추진에 강력 반대하며 한진칼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에 대한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산은은 KCGI의 가처분 소송이 인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만약 법원이 인용할 경우 양사의 통합이 무산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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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이 1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주제로 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을 열고 있다.사진=산업은행 |
19일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법원이 KCGI가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차선책을 신속히 마련해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현 부행장은 주주연합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다수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이나 인용 여부를 검토했다”며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는데 매각이 무산된다면 기존 계획대로 채권단 관리로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주주연합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법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통해 한진칼 이사회의 위법행위를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통합을 반대했다.
주주연합은 “시장과 언론은 이미 이 거래를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와 산은의 방반한 공적 자금집행이 결합된 심각한 사태로 보고 있다”며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국민 혈세를 동원, 한진칼 주주의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이번 거래구조는 자유시장경제의 본질과 법치주의의 관념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산은은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 즉 일가지원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최 부행장은 “이번 거래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산업의 구조재편을 통해 국가기간산업을 보호하고, 근본적인 경쟁력을 제고해 팬데믹 종식 후 국내 항공산업의 재도약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이 2조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고 한진칼 대신 산은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면 한진칼의 대한항공지분은 20%미만이 돼 지주사 요건을 위반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 및 위반상태 해소 명령 조치가 내려지게 된다”고 한진칼에 지원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산은은 일부에만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며 “의결권 행사는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 결정을 위해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기구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조원태 회장의 경영성과가 미흡하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최 부행장은 “조 회장은 담보가치 1700억원인 한진칼 지분 전체를 담보로 제공했다”며 “산은은 경영평가를 통해 경영 성과가 미흡하면 담보를 처분하고 경영일선에서 퇴진하는 등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부여했다”며 특혜 논란에 해명했다.
한편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잡고 윤리경영을 위한 7대 의무 약정을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