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교섭 입장차 여전, 본교섭 오리무중
노조 강경투쟁 기조 속 ‘강성’ 대의원 대거 선출 촉각
[아시아타임즈=이경화 기자] 새로운 해 2021년 신축년을 앞뒀지만 현대중공업 노사의 2년치 교섭이 여전히 안개속이다. 최근 실무교섭을 재개하며 속도를 내는 듯 했던 임금협상이 답보상태에 빠진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대의원 선출을 계기로 노조의 투쟁이 향후 더 과격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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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초부터 이어진 2019년도 임금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해 지난달 초 시작된 2020년도 임협과 통합, 최근까지 2년치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접근에 실패했다. 회사 법인분할 과정에서 빚어진 파업자 징계·고소고발 문제를 비롯해 임금·성과급 등에서 이견차가 좁아들지 않고 있다.
조합원 찬반투표 등 앞으로의 일정을 고려할 때 교섭이 연내 타결되려면 성탄절 이전까진 잠정합의안이 나와야한다. 그러나 대화 재개에도 노사 간 입장차만 확인, 실무교섭이 답보상태에 놓이면서 본교섭 일정·방법조차 오리무중에 빠졌다. 사실상 연내 마무리는 불가능한 것으로 관측된다.
임금협상 교섭이 장기화 국면에 빠져들면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의원 선거가 끝나는 대로 강경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18일 발행한 쟁의대책위원회 소식지를 통해 “사측이 애초 연내 교섭을 마무리할 의지가 없었음에도 ‘연내 마무리 노력하자’는 말장난으로 모든 구성원을 농락했다. 밑간 보듯 절망 가득한 말만 인사저널에 툭 던질 게 아니라 제시안을 내놓아야할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 조원 들여 대우조선해양,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다면서 그저 어렵다며 지금껏 교섭을 끌어왔다. 연일 터지는 수주 소식에도 입만 열면 코로나19 위기를 들먹이며 표정관리가 힘든 사측”이라면서 “이는 구성원에 대한 농락과 기만행위며, 32대 대의원 선출을 계기로 전열을 가다듬어 들 끊는 분노를 투쟁으로 불 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의원은 노조 내부 주요 사안을 결정, 현장 조합원과 노조 집행부를 연결하는 노조의 중추세력이다. 앞서 18일 대의원 선거 결선 투표가 이뤄진 가운데, 강성 성향인 현 집행부와 뜻을 같이하는 강성 대의원들이 대거 선출될 경우 노조 측 투쟁 기조에 더욱 힘이 실리며 단체교섭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현대중공업 노사 간 통 큰 양보 없인 대타협을 이루기 힘들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안팎으로는 임금협상 합의도 중요하지만 노사의 불신이 결국 공멸로 이어지는 만큼, 현대중공업 노사 간 신뢰 구축, 공감 형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