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임규관 벨라비타 문화예술원 원장, 공학박사, 숭실대 겸임교수 |
어느 최고위과정 모임으로 남산자락 한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남산 꼭대기에 구경가자해서 오랜만에 케이블카를 탔는데 나도 모르게 푸니쿨리 푸니쿨라를 흥얼거렸다. 이를 들은 모임의 회장이 정상 야외 카페에서 이 노래를 부르라고 외쳐 대서 외국인 가족들을 포함한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부르는 것이 조금 창피했지만 과감하게 불러 기립 박수를 받고 앵콜까지 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흐뭇한 기억이다. 다 같이 박수를 칠 수 있는 신나는 리듬에다 후렴구에서는 쉽게 같이 부를 수 있기 때문에 흥겹게 분위를 돋우는 축하 노래로 딱이다.
<케이블카가 움직입니다. 빨리빨리>라는 가사로, 우리나라에서도 잘 불리는 이 노래는 밝고, 즐거운 활기에 넘친 나폴리의 노래이다. 1880년 9월, 유명한 베스비오스 화산에 처음으로 케이블카가 개통되었는데 위험할까봐 사람들이 겁을 내 전혀 이용자가 없었다. 케이블카를 설치한 코머스 쿡이라는 사람의 요청으로 당시의 나폴리 신문 기자로서 명성이 있던 주제페 투르고가 작사하고, 루이지 덴차(Luigi Denza)가 작곡해서 피에디그로타 가요제에 참가시켰으며, 폭발적으로 유행되어 케이블카의 손님도 순식간에 불어났다고 한다. 원본 가사에는 한 청년이 그의 애인을 화산과 비교하며 산 정상까지 낭만적인 여행을 가자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바장조, 8분의6 박자, 조금 빠르고 활기차게 불러야하는 이 노래는 솔로도 불러도 되고 중창, 합창으로도 부르는데 앞부분에서 한 소절씩 솔로를 하고 후렴구에서는 합창에서는 힘차게 기차가 오르막길을 올라가라고 격려 하듯 부른다. 기차가 달려가는 소리로 전주가 시작 된다. 전주의 마지막 부분, ‘잔짜잔짜 잔짜잔짜 잔짜잔짜 잔짜자’에 바로 첫 소절 ‘아이쎄라 (Aissera)’를 기차 기적이 ‘삑’하고 울리듯 힘차게 출발한다. 박수 소리에 맞추어 조금 빨리 부르며 ‘투싸이에아도 (Tusaie addo)’는 중창이나 합창으로 적절하게 알아서 한 번 더 코러스를 집어 넣어준다. 조금 낮게 부르는 아돌로 (Addollo)로 시작되는 부분에서 우렁찬 베이스나 바리톤이 부르면 달려가는 힘이 느껴질 수 있다. ‘에 논떼 꼬레 아쁘리에쏘 논떼 쓰뚜루예 (E non te corre appriesso non te struje)’ 부분은 리듬과 발음이 어렵기 때문에 딕션을 수없이 반복해서 연습해야 한다.
후렴구 ‘얌모 얌모 꼬빠 얌모야 (Jammo Jammo ncoppa jammo ja)’ 부분은 한글 해석으로 ‘갑시다 가요, 정상까지 우린 갈꺼에요’ 이지만 ‘영차 영차 어서 가보자’라는 기분으로 파이팅 할 때처럼 오른손을 들어서 흔들며 부른다. ‘푸니쿨리 푸니쿨라 푸니쿨리 푸니쿨라 (funiculi funicula funiculi funicula)'는 반박자, 한 박자로 번갈아가며 리듬을 잘 타야 된다. 후렴을 세 번을 부르며 마무리하는데 마지막 ‘푸니쿨라 (funicula)'는 정상에 도착해 환호하는 심정으로 다 같이 소리를 내지른다. 코로나로 힘든 새해 벽두에 모두 힘을 합쳐 이 고지를 넘어가자는 의미로 같이 불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