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 유튜브 출연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으로 소비자들과
[아시아타임즈=신지훈 기자] "배! 배고파, 추! 추워", "구독자가 50만이 된다면 YJ의 밸런스 게임에 도전하겠습니다." 배추 2행시이다. 그렇다면 이 영상 역시 흔히 볼 수 있는 유튜버의 구독자 달성용 버킷 리스트일까.
정답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유튜브를 통해 이마트 홍보맨을 자처하고 나서며 내건 공약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속속 유튜브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정 부회장이다. 지난 11일 이마트 공식 튜유브 채널인 '이마트 라이브(live)'에는 유튜버로 변신한 정 부회장이 등장했다.
이번 영상은 앞서 지난달 17일 정 부회장이 해남 땅끝마을 배추밭을 찾아 배추를 직접 수확하고 배추쌈 등을 요리하는 첫번째 영상의 뒷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번 영상에서 정 부회장은 '배추 2행시'를 직접 지어내며 이른바 아재 개그를 선보이는가 하면, 전통시장을 찾아 "무슨 일을 하느냐"는 상인의 질문에는 "장사한다"고 답하는 등 유머러스하고 소탈한 모습을 선보였다.
정 부회장의 출연으로 이마트 유튜브 채널도 덩달아 이슈몰이에 성공했다. 첫번째 영상은 19일 현재 132만뷰를 기록 중이며, 두번째 영상도 공개 1주일 만에 70만뷰를 돌파했다.
유튜브 행보에 나선 이는 정 부회장말고도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있다. 함 회장은 장녀이자 뮤지컬 배우인 함연지씨의 유튜브 채널에 얼굴을 비춘다.
영상에서 함연지씨는 "아빠가 요즘 집콕 생활 중 쇼핑에 빠졌다"며 함께 쇼핑한 아이템을 소개했다. 함 회장은 즉석에서 크리스마스 의상을 입는 등 평범한 부녀의 모습을 연출해냈다.
이처럼 유통업체 CEO들의 유튜브행을 두고 신비주의에 쌓인 리더보다는 '소통하는 리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는데 따른 반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흔히 최고경영자의 홍보·이미지 전략을 일컫는 'PI(President Identity)'의 방향성을 '적극적인 소통'으로 무게를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유통의 미래 핵심 소비층으로 꼽히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공략과도 결을 같이하고 있다. 유튜브 등 SNS에 친숙한 이들 세대에게 딱딱한 재벌 총수의 이미지보다는 유머스러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기업 이미지를 친숙하게 하기 위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마트 유튜브 영상이 게재된 후 '이젠 기업 대표도 소비자와 소통하는 마음 자세가 필요한 시대', '신선하고 친근하고 너무 좋아요' 등의 긍정적인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SNS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MZ세대 사이에선 인플루언서로 통한다. 그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만 50만명에 달한다.
영향력도 상당하다. 그가 지난달 초 스타벅스코리아의 유튜브 채널에 나와 자신이 가장 즐겨 마시는 음료(자몽 허니 블랙 티·제주 말차라떼·나이트로 콜드브루)를 소개하자, 실제 나이트로 콜드브루의 경우 12월 한달간 직전달보다 3배 가량 더 팔렸다.
이마트 배추밭 영상도 매출이 20% 증가하는 등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특히 이번 영상에서는 전통 시장에서 장을 보고 상인들과 편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등장하며 '소상공인과의 상생' 이미지 효과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서도 이들의 행보에 '실보다는 득이 많은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수장에 대한 호의적인 인식이 곧 소비로 연결되기도 하는 등 최근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이들이 SNS 활동으로 회사 마케팅에 기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회에도 기여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시즌 왔다"... 515만 골프인 대상, 대대적 할인 공세 나선 유통가
‘포스코·현대제철’, 新 먹거리 후판은 ‘극저온 철강재’
오디오 SNS '클럽하우스', 국내 이용자 20만명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