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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 03일 Wedne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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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문가의 돌직구…금융 후진국이란 꼬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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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진 경제부 기자

[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이러니 우리 나라가 금융 후진국이란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여당에서 이익공유제의 일환으로 은행권의 '이자 멈춤'을 제안한 것에 대해 최근 취재차 통화했던 한 경제금융 분야 교수의 쓴소리다. 

 

이익공유제를 추진중인 여당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선방하며 버틴 은행권을 대표 업종으로 꼽고 있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은행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까닭인데 여당의 인식은 은행들이 '이자 놀이'를 통해 쉽게 돈을 벌고 있다는 전제가 깔린 듯 하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9일 한 라디오 방송프로그램에서 "모든 경제 활동이 멈춰서고 제한되고 있는데 은행들은 이자만 계속 받아 간다"며 은행권의 이자 멈춤 카드를 꺼내들었다. 또 21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상황 속에서도 은행은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다"며 은행권의 공적기능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2018년 1.67%에서 줄 곳 하향세를 그리다 지난해 3분기엔 1.40%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순이자마진이란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지난해 실적 선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등 수익 다각화를 위해 동분서주했던 덕분이다. 새해 들어 은행권에선 예대마진이 기본인 상업은행 대신 투자전문금융사로의 전환 필요하다는 경영화두가 등장할 정도로 은행들이 이자 놀이로 쏠쏠한 재미를 보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 중인 이들의 사기를 꺾지는 말아야 한다.

 

은행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위한 110조원이 넘는 규모의 대출 만기연장, 상환유예 등 금융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호실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금융리스크를 불러 올 수 있는 '이자 멈춤' 등 이익공유제의 타깃으로 꼽혔다는 점에서 금융권 곳곳에서 분통이 터져나온다. 대출 만기연장, 상환유예 조치 역시 당장 은행권의 부실로 잡히진 않지만 재연장이 끝나는 시점에선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섞인 시선이 상당하다. 가계보다 대출 규모가 큰 기업 부문의 부실 우려는 더욱 심각하다. 

 

한계 상황에 놓인 기업들이 제때 구조조정이 이뤄지 못할 경우 좀비기업화돼 더 큰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이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식의 임시방편적인 처방은 위험해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이를 해소해줄 대책이 필요하다. 자본시장과 은행 고유의 특성을 배제한채 관치와 정치 논리로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을 휘두른다면 뒷수습과 책임은 은행들의 몫이 될 뿐 리스크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금융 후진국'이라는 돌직구가 뇌리에 맴도는 이유다.

정종진 기자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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