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신선영 기자] ‘공공성과 지속가능한 예술’이라는 균형을 잡아야하는 공공극장의 수장으로 취임 3년차를 맞는 이우종 경기아트센터 사장이 2021년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경기아트센터는 지난해 코로나 위기에도 수준 높은 라이브 스트리밍을 제작하고 야외극장의 원형좌석제를 도입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우종 사장은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해 공들여 준비한 많은 공연이 코로나19로 인해 연기와 축소를 반복하면서 비대면 영상으로 선보이는 안타까운 한 해를 보냈다”며 “기쁠 때 기쁨을 더하고, 어려울 때 치유의 역할을 하는 ‘예술’로 이 고난에 주춤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구현 가능한 기술들을 총동원해 소규모 레퍼토리 공연 등으로 도민 갈증 해소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Q.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 연임을 하게 됐다. 소회를 들려달라
사상초유의 사태에 실망도 하고 좌절도 했다. 어둡고 긴 터널을 걷는 것 같았던 지난해, 어려움이 물밀 듯 밀려왔지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최선을 다해 헤쳐 왔다. 여전히 안갯속이지만 도전의 연속이었던 지난해의 경험은 새로운 방향과 계획의 초석이 됐다.
당나라 시인 장적(張籍)의 시에 ‘행인임발우개봉(行人臨發又開封)’이라는 말이 나온다. 편지를 보내려다 혹 빠진 것이 있을까 싶어 봉투를 다시 뜯어본다는 뜻이다.
경기아트센터 역시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빠진 것이 없는지 다시 점검하면서 직원들에게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도록 체제정비에 더욱 힘을 쏟겠다. 그리고 연임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기관으로서의 소명을 이어가겠다.
Q. 공연장 밖과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기는 일은 쉽지 않아보인다. 공공예술극장으로서 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
향은
무용과 연극, 오케스트라 등 아날로그적 무대가 주는 감동은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온라인으로는 100% 전달되기 어렵다. 그러나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또 다른 세상이 융합되고 있는 현실을 준비해야 한다.
비대면 형태의 콘텐츠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다양한 방법을 시도 중이다. 예를 들면 몰입형 콘텐츠라든지 관객들의 감흥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현재 구현 가능한 기술들 잘 융화해서 새로운 콘텐츠들을 생산해 낼 예정이다. 비대면 콘텐츠는 앞으로 경기아트센터가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다.
또한 타 기관과의 협력사업은 매년 더욱 확장해서 진행하고 싶은데 작년에는 코로나19 문제로 예정했던 협력사업을 제대로 진행 못했다. 그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올해는 전국 곳곳의 타 기관이나 예술단과의 공동 제작 또는 공연 교류를 준비 중에 있다. 가까이는 2월에 선보일 창작뮤직컬을 서울시예술단 그리고 광명시와 각각 선보이고자 한다.
Q. 경기아트센터 부임 3년차, 그간의 대표적인 성과를 꼽는다면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경기 방방콕콕 예술방송국’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무대를 잃는다는 것은 예술인들이나 기획자들에게 큰 좌절을 안기게 되는데, 이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열어주고 영상을 제작한 후 온라인 플랫폼에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반응이 좋아 긴급히 준비한 시즌1에 이어 시즌3까지 총 4245명의 예술인과 공연스텝에게 일자리가 제공됐고, 750편의 영상도 유튜브 등에 업로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프로젝트로 많은 예술인들이 힘을 얻었고, 예술 활동을 이어갔다. 예술방송국 지원 프로젝트를 선도적으로 했다는 데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완성도를 높여 프로젝트를 이어가겠다.
기관의 활동과 역할을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관명칭과 예술단명 변경을 비롯해 15년 만에 CI를 리뉴얼했던 것, 경기도예술단과 준비한 레퍼토리시즌제의 시작도 떠오른다.
Q. 공공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특별히 노력을 기울인 프로그램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했었던 미래극장이 있다. 게임의 특성을 도입한 ‘메타 퍼포먼스 : 미래 극장’에서 오프라인 관객은 캐릭터가 되고, 온라인 관객은 유저가 된다. 유저가 캐릭터를 다루듯이, 객석에 앉아 모두가 같은 연주를 듣는 일방적인 감상에서 탈피해 온라인 관객의 선택에 따라 현장 관객의 감상 순서가 결정되는 양방향 형태로 진행된다.
미래극장의 모습을 제시한 혁신적인 공연이었던 만큼 기억이 많이 난다.
Q. 레퍼토리 시즌제와 더불어 올해 추진하는 무대는
2020년 경기아트센터만의 레퍼토리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로 도입한 레퍼토리 시즌제는 올해 ‘SPERO, SPERA(나 희망하니, 그대 희망하라)’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센터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꿈을 희망하며 무대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관객들도 그런 희망을 함께 품었으면 좋겠다.
시즌제를 착실히 준비하는 것 외에도 예술단원들이 중심이 된 공연들도 만나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오랜 시간 공연을 만나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경기도예술단 내 최고 기량의 단원들이 선보이는 앙상블을 감상할 수 있는 깜짝 공연을 마련했다. 전석을 10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로, 긴 겨울을 지나 새로운 봄의 시작을 알리는 ‘이른봄 음악회’는 10일 첫공연을 시작으로 22일 경기필하모닉 단원들의 클래식 연주에 이어 내달 3일에는 경기시나위의 경기민요 무대가 이어진다.
하루라도 빨리 관객들과 만나고 싶은 경기도예술단의 간절한 마음이 만들어낸 이번 공연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른 두 자리 띄어 앉기 좌석제로 현장 관람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공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소규모 인원으로 관객을 꾸준히 만날 수 있는 무대들을 기획하고 있다. 경기아트센터의 창작진에는 예술감독 외에도 부지휘자, 상임안무, 상임연출 등 예술감독을 보좌하면서 각 예술단의 작품성과 예술성의 완성도를 돕는 직책단원들이 있는데, 이 분들이 중심이 된 새로운 소규모 작품들을 시즌 중에 틈틈이 선보일 예정이다. 2년간 시도해 온 예술단원들이 중심이 된 ‘어울여울’ 같은 창작 프로젝트들 또한 올해도 예정되어 있다.
타 기관과의 협력사업은 매년 더욱 확장해서 진행하고 싶은데 작년에는 코로나19 문제로 예정했던 협력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올해는 전국 곳곳의 타 기관이나 예술단과의 공동 제작 또는 공연 교류를 준비 중에 있다.
또한 2월에 선보일 창작뮤지컬을 서울시예술단, 광명시와 각각 선보이고자 한다. 그리고 올해 경기아트센터는 3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념공연도 준비 중에 있다.
Q. 예술인과 경기도민께 전하는 새해 인사
지난 한 해는 도민들에게 가장 힘든 시기였을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코로나가 극복돼 모두가 거리낌 없이 만날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리기 바란다. 경기아트센터 역시 최선을 다해 공연을 준비하고 도민과 함께 비상을 꿈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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