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신선영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문화예술분야는 ‘위기상황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는 사명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국면의 예술활동을 모색하면서 ‘지속가능한 예술생태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깊은 고민에 놓였다.
2년 임기에 이어 연임으로 경기문화재단을 이끄는 강헌 대표이사는 올해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 제5대 회장으로서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의 예술인들을 아우르는 예술운영 방안과 전략을 도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아시아타임즈는 강헌 대표이사를 만나 코로나19 속 문화예술계의 새로운 시도와 고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Q. 연임으로 재단을 이끌게 됐다. 그간의 소회와 각오는
인생의 첫 월급을 받는 직장인으로 경기문화재단에서 임용 3년째가 됐다. 그간 ‘신뢰, 북진, 천도, 집약’을 키워드로 재단 본사를 문화예술 현장과 함께 호흡하는 이곳 경기상상캠퍼스로 옮기고, 낙후된 경기 북부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의정부에 ‘지역문화교육본부’를 신설하는 등 재단의 조직과 사업의 방향을 정비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도내 문화예술계를 위해 재단 창립 이래 최초로 기본재산까지 활용하며 선도적으로 추진한 ‘경기도형 문화뉴딜 코로나19 예술백신 프로젝트’는 대내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재단 직원들을 비롯한 많은 유관기관과 관계자들의 협력으로 가능했으며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앞으로 전국 최대의 공공 문화예술 조직인 경기문화재단을 더욱 전문적인 기관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공공성 제고와 조직 운영 등의 경영 혁신을 통해 도민들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기관을 만들고자 한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경기도형 예술인 지원 정책을 새롭게 설계함으로써 기존의 예술활동 중심에서 지속가능한 예술인 자립을 위한 지원 제도를 구축해나가겠다.
Q. ‘경기도형 문화뉴딜 코로나19 예술백신 프로젝트’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사안은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대처가 매우 긴급하다는 인식으로 TF팀을 가동해 발 빠르게 지원사업에 착수했다. 사업을 재조정해 코로나19 긴급지원을 위한 가용 예산을 확보했고, 특히 재단 창립 이래 처음으로 기본재산을 헐어 총 50억 원을 마련해 예술인들을 지원했다.
광범위한 예술가와 단체에 보편 지원하는 ‘백만 원의 기적’은 사업계획부터 재원 마련, 이사회와 경기도의 승인을 거쳐 실제 사업의 실행까지 채 20일이 소요되지 않았을 만큼 긴박하게 추진돼 한 달 안에 준비했던 5가지 지원사업 공고를 마쳤다. 직원들이 밤잠을 줄여가며 사업에 매진한 결과다.
예술백신 프로젝트는 광범위하고도 보편적인 지원을 시급히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지만, 동시에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대안들도 동시에 마련했다. ‘드라이빙 씨어터’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비대면 관람을 위한 새로운 방식의 공연이었으며, 미술가를 위한 긴급 작품구입은 향후 더 많은 분들에게 작품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경기미술은행’ 사업의 씨앗으로 연계했다.
또한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하는 지원사업을 설계함으로써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에 한발 앞서 작품과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대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예술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예술인조합 공공예술 지원’ 사업을 통해 예술인들 스스로 위기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하반기에 추진했던 ‘예술백신 프로젝트 플러스’에서는 ‘진심대면 프로젝트-한 사람을 위한 예술’ 사업으로 예술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진심’을, 비대면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한 사람’을 위한 예술로 구현해내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Q. 코로나19 위기에 예술활동을 육성 지원하는 문화재단이 대안적 운영방안과 새로운 전략을 도출해야하는 책무를 안게 됐다. 올해 재단의 문화예술정책과 주요 사업은
경기문화재단은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경기도의 예술 생태계 회복을 위한 지원 정책을 진단하고 비대면 사회 가속화에 대응하는 예술지원 체계로의 전환을 모색하려 한다. 이를 위해 경기도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 맞춤형 정책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경기예술인 전수조사 및 DB화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경기예술인지원센터 운영을 강화해 예술인 권익보호와 공정한 예술 생태계 조성, 예술사업체 성장지원 및 창업컨설팅을 통한 조합설립 사업 또한 지원해나갈 것이다.
코로나19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도 다각도로 추진한다. 경기문화예술을 확산하고 더 넓게 소통하기 위해 문화예술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경기 문화예술인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곳 상상캠퍼스를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게 해줄 ‘e상상캠퍼스’도 3월에 베타 버전을 공개한다.
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립 미술관․박물관에서도 증강현실을 활용한 작품 해설, 전시와 연계한 온라인 VR 체험교육, 오디오클립 이용 비대면 전시해설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마련한다.
특히 지난해 많은 관심을 받았던 비대면 야외공연 ‘드라이빙 씨어터’가 지속되고, 경기도의 역사문화탐방로인 ‘경기옛길’은 온라인 완주인증을 통해 확산하면서 올 하반기 개통 예정으로 다섯 번째 옛길인 경흥길을 조성 중이다.
Q. 예술정책 진입장벽 낮추기, 사업 신청절차 간소화에 대한 지적이 있다
지난해부터 경기문화재단은 문화예술지원 공모사업에 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해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해 이번 2021년도 사업에서 적용했다. 지원 사업 신청 시에는 최소한의 서식을 제출하고 선정 이후에 필요서류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간소화해 공모지원 초기 진입 문턱을 낮췄다.
특히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새 예술 준비지원’은 경기도에 소재하는 예술가와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새로운 형태의 예술할동을 기획하거나 창작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준비와 계획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금까지의 ‘결과물’ 지원이 아닌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결과물에 대한 부담 없이 더욱 다양한 예술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Q. 경기도형 예술인 지원정책 방향은
알타미라 동굴 벽화 이후로 예술은 세계를 주름잡는 슈퍼스타가 아니라 할지라도 인류가 진전하고 진화하는 데 결정적 동력인 ‘상상력’을 제공해왔다. 상상력은 지나간 것에 대한 기억을 복원하고 미래를 꿈꾸게 한다. 모든 것은 바로 이렇게 꿈꾼 것들의 결과다. 그러므로 예술은 잉여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일 수 있게 만드는 결정적 분기점이자 문명 진화를 이끈 최전선의 향도인 것이다.
예술가들이 이같은 공공의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경기도형 예술인 지원정책은 시작될 것이다. 프랑스, 벨기에처럼 선진적으로 예술인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들을 본받아 예술인이 지속적으로 예술을 할 수 있게 하는 일,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 예술이라는 노동이 가치를 인정받게 하는 일, 예술가가 예술만으로 삶의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우리 상황에 맞는 경기도형, 나아가 한국형 예술인 지원정책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Q. 예술인을 비롯해 예술 향유자인 도민께 전하는 메시지
‘노래라는 건 쓸모없는 것에 가깝다’고 노래한 가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와 예술은 언제나 거친 삶에 무뎌진 우리에게 문득 기대하지 않던 감동을 건네준다.
어느 때보다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나 삶이 각박할수록 문화예술의 ‘쓸모’는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올해의 키워드를 ‘감동’으로 정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책과 구체적인 문화예술 사업을 통해 도민께 ‘감동’을 전하고 싶다. 우리가 전하는 감동이 각박한 삶을 더욱 행복하게 해드린다는 믿음으로 올 한해도 문화예술을 풍성하게 하는 데 매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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