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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 14일 Fr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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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호주 청년들, 집 장만 미루고 해외 여행 활발

▲ 사라 웨브 / 출처: 인스타그램/SARAH WEHBE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The Telegraph)가 최근 영국과 호주 청년들 사이에서 집을 구하기 위해 애쓸 시간과 돈으로 해외 여행을 떠나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은 현재 집 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사회에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벌이가 적은 청년들은 날이 갈수록 집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평균 집 값은 3만9372파운드로 2008년보다 12% 올랐다. 컨티키(Contiki)에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많은 영국 청년들이 이러한 집 값 상승으로 인해 자기소유 주택 갖기를 포기하고 있다. 최근 호주에서도 청년들 사이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지금의 주택시장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것 같다 이로 인해 현재 영국과 호주에선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줄어들면서 청년들이 여행에 소비하는 비용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영국과 호주 청년들은 여행을 떠나는 데에 사용할 자금이 부족하면 대출을 이용하기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과 호주 청년들 가운데서 18세에서 21세 중 33%, 22세에서 36세 중 39%가 여행을 떠날 때 자금이 부족하면 기꺼이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는 청년 사라 웨브(21)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현상에 대해 많은 수의 젊은 세대들이 지금의 주택시장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집을 구할 돈으로 차라리 여행을 떠나는 것이 우리들에게 훨씬 더 현실적인 목표로 다가온다며 지금까지 우리 부모님들이 집을 떠나 여행을 가거나 비싼 비행기표를 사기 위해 저축을 할 기회를 가지지 못한 모습을 봐온 만큼 나와 친구들 사이에선 기회가 있을 때 떠나자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웨브는 친구들과 7주 간의 유럽 여행을 떠나기 위해 1만5000달러를 저축했다. 그녀와 친구들은 지난해 7주 간 런던, 암스테르담, 이비자, 아말피 해안, 미코노스, 베이루트 등을 돌아다녔다. 그녀는 이후에 또 다시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은행에서 1만달러까지는 대출할 의향이 있다며 이후에 대다수의 수입을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는 데에 사용하고 있을 때도 정기적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여행은 새로운 도전을 경험하기 좋지만 빚까지 짊어지는 건 자제해야 영국과 호주 청년들이 여행을 선호하는 데에는 이것을 통해 다양한 경험들을 새롭게 맞이할 수 있으면서 도전에 대한 열린 마음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 큰 요인으로 꼽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트리나 배리 컨티키 대변인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여행은 최근 호주 청년들 사이에서 최우선 순위의 목표로 꼽히고 있다며 설문조사 결과에도 많은 수의 청년들이 당장 돈을 모으는 데에 힘을 쏟기보단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청년들이 이렇게 빚을 지면서까지 여행을 떠나는 것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봐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집 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집을 구매하기도 전에 많은 빚을 짊어지게 되면 이후에 경제적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설문조사를 지휘한 마크 맥크라인들 연구원은 우리는 흔히들 젊은 세대들이 이상주의와 함께 낙천적인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판단하지만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이들의 내면은 긍정적인 것으로 채워져 있지 못하다며 청년들이 여행을 선호하는 건 이런 내면을 좀 더 밝게 승화시키고 싶은 심리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맥크리인들은 이어 지금의 청년 세대는 잘못하면 교육 수준이 가장 높으면서도 지난 대공황 때보다 경제 사정이 나쁜 첫 번째 세대로 기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대 결혼적령기'는 옛말… 결혼기피 청년 '급증'

여자친구와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게 꿈이었던 박모(26남수원)씨는 최근 직장을 다니면서 이러한 계획을 접었다. 박봉에 저축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모에게 손을 벌리거나 빚을 내면서 까지 결혼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여건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2030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23일 취업포털 잡코리아 20~30대 성인 남녀 12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759명61.5%)은 결혼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별로 결혼할 마음이 없다'(250명28.4%)거나 '전혀 결혼할 마음이 없다'(24명2.7%) 는 등 비혼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31.1%에 달했다. 청년들이 결혼을 포기하는 이유는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74명27.0%)가 가장 많았지만, '취업과 직장생활 등 지금의 처지가 결혼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67명24.5%)라고 답한 청년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20대들을 중심으로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은 두드러지면서 '20대가 결혼 적령기'라는 말도 옛말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령별 혼인율(해당 연령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은 남녀 모두 20대 후반에서 전년대비 각각 4.4건(10.7%), 6.4건(8.8%) 감소했다. 20대가 결혼을 기피하다보니 초혼 연령도 자연스레 올라갔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2.8세, 여자 30.1세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06년의 평균 초혼 연령이 남자가 31.0세, 여자 27.8세 였던데 비해 각각 1.8세, 2.3세씩 높아졌다. 김혜숙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이제는 과거처럼 자신이 다소 어렵더라도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는 삶대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개인위주의 삶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잡히고 있다"면서 "더욱이 결혼비용도 많이 들고 이후 자식을 낳아 기르는데 경제적으로도 많은 부담이 되면서 결혼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3년째 교제중인 최 모씨(27남용인시)도 결혼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최 씨는 "여자친구와 비록 오래 사귀었지만 서로 현 상황을 이해하고 결혼은 전제로 하지 않는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주변에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 이전보다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목격한다. 반면에 사회적으로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고, 이들을 보면 남부럽지 않게 아무 걱정없이 살기에 굳이 결혼해서 애를 낳고 경제적으로 힘든 삶을 살아야 하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젊은층에서 결혼기피 현상이 확산되면 사회적 비용도 증가한다. 김 교수는 "청년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를 무조건적인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결혼 기피 현상이 늘어난다면, 사회적으로 생산력과 노동력 부족문제가 야기되어 각종 사회적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등골 휘는 사교육비에 젊은 엄마는 운다

김문영(가명35여)씨는 어느덧 신혼 10년차 워킹맘이 됐다. 슬하에는 8살짜리 장난꾸러기 아들 한명을 두고 있다. 신혼 10년차에 워킹맘이면 이제 어느정도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것은 기본이고, 육아를 척척 잘 해낼 법도 한데 김씨는 아직도 자신이 엄마로서 모자라고 미숙하게만 느껴진다. 가장 큰 이유는 벌써부터 시작된 아들의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제가 제일 저한테 실망했을 때가 아들한테 들어가는 학원비가 아깝다고 생각했을 때에요. 부모라면 자식 교육정도는 아낌없이 시켜주는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사교육 없이 학교 수업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요 김씨는 일찌감치 사교육으로 아들을 교육시켰다. 아들이 만 40개월일때부터 한글 학습지, 영어학습지, 북패드, 수학학습지, 방문 미술을 등록해 공부시켰다. 전 정말이지 자식을 낳으면 자유롭게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 애들 보니까 마냥 놀릴 수는 없겠더라고요. 제 아들 또래에 자식이 있는 엄마들 말 들어보면 그래도 일찍 재능을 찾아주려면 어렸을 때 이것저것 많이 시켜봐야 알지 않겠냐고들 해요. 또 언어교육같은 경우는 어릴 때 시작할수록 습득이 빠르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고 해요. 학계에서도 증명 된 말이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김씨는 아직 8살밖에 되지 않은 아들의 교육비가 지금도 버겁기만 한데 앞으로는 더 어떻게 교육 시켜야 할지 막막하기 시작했다. 저와 남편은 그리 고액연봉이 아니에요. 그래서 아들 학원비를 생각하면 100프로 다 지원하려다가도 아 그 정도 돈이면 우리 한 달치 식재료값인데..라는 생각이 드는 제가 너무 싫죠. 아들한테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지 못하는 데에 대한 미안함이 생겨요 김씨는 생활비보다도 아들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를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돈을 벌어야겠다고 했다. ◇소득별 사교육비 격차 더 늘어 지난해 초중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증가폭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5년째 늘어 25만6000원을 기록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전국 1483개교 1491학급의 학부모 4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 초중고교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1인당 월평균 교육비는 25만6000원으로 2007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액수로 나타났다. 1년 새 증가폭 역시 1만2000원으로 최대치였다. 가구별 소득에 따른 교육비 격차도 더 커졌다. 지난해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4만3000원인 것에 비해 100만원 미만 소득 최하위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만원으로 사교육비 격차가 8.8배에 달했다. 하지만 주부들은 이 수치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진 조사냐며 의아해하고 있다. 실제로는 이 수치보다 훨씬 더 많이 소요되고 있다는 것. 요즘 아이들은 학원에서 두 과목만 수강해도 60만~70만원이 훌쩍 넘어요. 정부가 발표한 통계수치보고 이게 어느나라 소린가 했죠 그래도 김씨는 아들의 수능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2002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출산율때문이다. 이로인해 대학 경쟁률이 지금보다는 떨어질 것이라는 추측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서 태어난 아이 수는 40만630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솔직히 사교육이라는 것이 자녀들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도록 좋은 대학에 보내려고 하는 것들이잖아요. 한국 출산율이 많이 떨어져 예전보다는 대학 가는 것이 수월해질 것 같아요. 저는 수능 목적보다는 국영수 학원과외를 기본으로 아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살리는 사교육을 시킬 생각이에요 김씨는 요즘 아들이 미술에 재능을 보인다며 아들이 미대에 진학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뻐한다. 제가 미술을 전공했거든요. 형편상 제가 미술과 직접 관련된 일은 하고 있지 않지만 아들만큼은 제 못다한 꿈을 이뤄줬으면 하는 기대도 조금 있긴 해요. 집으로 방문하는 미술 선생님이 계신데 제 아들이 그렇게 소질이 있는 것 같다고 칭찬을 하시네요 김씨는 최근 아들의 미술 수업을 하나 더 늘려 사교육비에 10만원이 추가됐다고 했다. 이제 김씨가 8살짜리 아들의 사교육비로 쓰는 금액만 월 80만원돈이다. 저만을 위한 쇼핑을 언제했는지 이젠 기억도 안나네요 라는 김씨. 김씨는 아들의 인생이 곧 자기의 인생이라 생각한다며 애써 웃어보였다.

"여기가 군대인가요"...백화점 판매직원의 눈물

흔히들 백화점 1층에 자리잡은 명품, 화장품 매장의 직원들을 보면 가끔 갑질 손님을 응대하느라 힘들 뿐, 단정하고 친절한 서비스직의 전형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인천에 사는 신지영(가명26여)씨는 지난 3년간 백화점 판매사원으로 일하면서 지점 내 과도한 위계질서로 인한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얼마 전 퇴사했다. 20일 아시아타임즈는 신 씨를 만나 군대 뺨치는 백화점 내 상명하복 등 '백화점 판매직원'이라는 직업의 가려진 민낯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부터 3년동안 아울렛 판매직원으로 일하다 지난 2014년부터 백화점 1층에 입점해 있는 패션잡화 브랜드 매장에서 근무한 서비스직 6년차 베테랑이다. 그는 여러번 다른 매장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을 만큼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음에도 판매직원으로 일하는 동안 늘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백화점에서 판매직원으로 일하면 소위 '갑질 손님' 때문에 스트레스를 주로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진짜 스트레스 요인은 내부에 있어요. 일반적으로 매장마다 여러 명의 직원들이 함께 일을 하는데 관리자인 매니저 밑으로 둘째, 셋째, 넷째 이렇게 직급이 정해집니다. 그런데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무조건 '선배님'이라고 호칭해야 하고 심지어 매장이 아닌 화장실에서도 깍듯하게 예의를 지켜야 해요. 화장실 칸막이 안에 윗사람이 들어가 있어도 예의를 갖춰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 식이죠" 특히 백화점 판매직원을 채용할 때는 경력이 더 많아도 나이로 서열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신 씨의 설명이다. "아무래도 아랫사람을 부려야 하기 때문에 경력에 따라 서열을 정하지는 않는 편이에요. 아예 경력이 없다면야 밑에서부터 시작해야겠지만, 경력 3년차와 5년차가 있으면 5년차가 나이가 어릴 경우 서열이 밀려요" 매장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매니저' 직급도 30대 초반이 되면 자연스레 달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린 나이 때부터 판매직 일을 시작한 신 씨는 자주 부당함을 느꼈다고 한다. "어차피 경력은 일정 연차 이상만 있으면 되는 건데, 뭐하러 일찍부터 일을 시작해서 윗사람한테 오랜 기간 치여가며 일해야 하나 싶어 억울한 마음이 들 때가 많았어요. 특히 대기업 브랜드일수록 이런 상명하복이 좀 더 엄격해지는데, 그 때문에 못버티고 나가는 친구들도 많고 우는 친구들도 많아요" 더욱이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 외모를 가지고 지적하거나 인신공격을 퍼붓는 상사들도 굉장히 많다. "화장품 매장같은 경우는 직원들 외모가 매출에도 영향을 끼치다 보니, 매니저들이 '너 살은 언제 뺄 거니'부터 시작해서 더 심한 인신공격도 거침없이 해요. 제가 알던 한 화장품 매장 직원은 매니저 등쌀에 시달리다가 거식증이 오기도 했어요. 애초에 직원을 채용할 때도 조금만 통통해도 바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죠" 보통 백화점 입점 브랜드는 매니저가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고, 거기에서 매장 관리비와 부하직원들 월급, 본인의 급여를 나눠 해결하는 식인데 이때문에 매출에 대한 압박도 굉장히 심하다고 한다. "어차피 매니저 밑의 둘째, 셋째 직원들은 월급제이기 때문에 매출이 많으나 적으나 받는 급여는 똑같은데 매니저는 많이 팔수록 많이 가져갈 수 있어요. 그래서 아랫사람들에게 매출에 대해 압박을 많이 넣죠. 특히 매니저들은 본사와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데 매출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 재계약을 못해 실직하게 되는 일도 자주 있거든요. 그래서 더 매출에 민감하죠" 신 씨는 이같은 일들이 주로 백화점 1층에 자리잡은 매장들에서 생긴다고 설명하면서, 보여지는 것처럼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실제 업무환경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뒷얘기도 많이 오가는 편이고,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는 직원들도 많아요. 여러모로 힘들죠. 갑질 손님이요? 사실 직원에게 무릎을 꿇게 한다던지, 폭력을 가한다던지 하는 '슈퍼 갑질 손님'은 잘 없어요. 웬만한 진상 손님들은 여러 번 응대하다 보면 익숙해지고요. 아, 물론 진상을 부려도 괜찮다는 건 절대 아니지만요. 그런데 백화점 내 직원들끼리의 군기잡기나 신경전은 몇 년을 일해도 도무지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신 씨는 이제 자신을 여러 해째 괴롭히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백화점을 떠나기로 결심했지만, 서비스직 내의 악습이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계질서가 아예 나쁜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워낙 고가의 물건을 팔고,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데다 매출에 예민할 수밖에 없기도 하니까요. 그렇지만 필요 이상으로 직원들을 스트레스로 몰아넣는 군대식 상명하복 시스템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소중한 '남의 집 자식'이잖아요"

난 그래도 시인으로 산다

한국에서 시인으로 살아남기란 무인도에서 혼자 살아남는 것보다 힘든 일 같아요 하미래(가명29여)씨는 지난 해 고작 20만원을 벌었다. 오로지 시로만 벌어들인 수입이었다. 하씨는 4년 전 한 지방대의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2년의 공백기를 걸쳐 한 지방지 신춘문예 시 부문에서 등단했다. 2년간 인고의 시간을 거쳐 말 그대로 한 구 한 구 심혈을 기울여 탄생한 시였다. 하지만 그렇게 시인으로 등단하고 난 뒤 하씨가 얻은 것은 시인이라는 호칭뿐이었다. 말 그대로 빛 좋은 개살구 였다. 금새 성공할 것 같았어요. 제 주위 문학을 전공하는 친구들 중에서는 제가 유일하게 등단한 작가였거든요 그나마 하씨의 작품을 받아주는 문예지에서는 쥐꼬리만한 돈을 원고료로 줬고 단 한 푼도 주지 않은 문예지도 있었다. 하씨는 그의 시를 받아주는 문예지가 적은 이유는 그가 지방지로 등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씨는 곧 그것이 이유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한 출판사의 출판 의뢰를 받은 때였다. 어느 출판사로부터 제가 등단한 해에 출품된 작품들을 모아 시집을 낸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전 기쁜 마음에 당연히 제 시도 실어달라고 했죠. 그런데 알고보니 독립출판으로 책이 제작되는 거여서 초기 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거예요 하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책 제작비 100만원을 지원했다. 같은 책에 실리게 될 작품의 시인들과 총 제작비 500만원을 분담한 것이다. 수입도 일정치 않은 상황에서 100만원이란 빚까지 생겼다. 시집만 내면 끝인 줄 알았는데 시집도 시집 나름이더라고요. 제 상황이 이리 열악한 건 제가 지방대를 나와서도, 지방지로 등단해서도 아니었어요. 대한민국 문학출판계의 현실이었던 거죠 ◇ 취업시장 한파에 사라지는 문예창작학과 등단을 한 시인들의 상황이 좋지 않지만 등단만 바라보고 있는 시인지망생들 및 문예창작학과 학생들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작년 7월 기준 문예창작학과가 있는 대학대학원전문대 71개교 중 32.4%에 해당하는 23개교가 문예창작학과를 폐지하거나 통폐합했다. 서일대의 경우 2014년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문예창작학과를 폐지한다고 발표했지만 학생들의 반발에 영화방송예술과로 통폐합했다. 동아대는 2015년부터 문예창작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한국어문학과로 통합해 입학정원을 줄인 바 있다. 하씨는 문예창작학과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여서 현재 문예창작과에 재학중인 학생들을 비롯 시인, 작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문학을 전공하고 싶어하던 학생들도 요즘엔 문창과는 비전이 없다면서 문예창작학과에는 눈길도 안주려고 하더라고요. 왜 안그러겠어요. 요즘 문창과 학생들도 시인이나 작가로 살아남는 것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등단과 취업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어요 하씨 역시 이대로 시로만 먹고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시를 쓰면서 취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더 이상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하반기 기업 공채를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졸업 후에는 단기 아르바이트로라도 틈틈이 용돈을 벌어 썼었는데 등단하고 나서는 괜한 자존심에 부모님께 손을 벌리면서도 아르바이트는 안하고 있었거든요. 이제와서 아르바이트를 다시 구하자니 너무 비참해서 차라리 기업 공채를 쓰자고 마음 먹었어요 하씨는 정부기관 산하의 각종 문화재단에도 취직 자리를 알아봤지만 등단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인은 지원사업에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신인 시인들이 신청을 못하는 것은 둘째 치고 정부기관 지원사업 부분은 경쟁률이 어마어마해요. 신청자격을 아예 개인 창작집이 있는 등단 작가로 한정하는 경우도 태반이고요 시인과 시인지망생들이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는 반면 국내 시집 판매량은 늘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국내 시 분야 도서 매출신장률은 2015년 14.4%에서 2016년 30.6%로 뛰었다. 그 중 한국시의 신장률은 505.7%를 기록,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작년 같은 경우는 영화 동주의 영향이나 SNS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몇 시인들의 영향으로 시집 매출이 많이 늘었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그건 몇 안되는 시인들 작품의 경우일 뿐이에요. 말 그대로 마케팅이 잘된 작품의 시인들만이 살아남고 있는 형편이죠 하씨에게 지금 당장 국내 시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지 묻자 하씨는 시인들이 창작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게 기본적인 생계유지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정부의 정책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씨는 당장 시로 먹고 살 수 없어 생계를 유지할 일자리를 구하고 있지만 막상 다른 직업을 가지게 될 경우도 두렵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하고 다른 직업을 구해 더 이상 작품을 쓰지 않는 선배들을 수두룩하게 봐왔던 탓이다. 제가 시인이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릴까 두려워요. 지금은 일자리를 구하지 않으면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이어서 다른 일을 알아보고 있긴 하지만 정말이지 저는 시를 써야하는 시인이거든요라고 말하는 하씨. 그는 언제나 시인이었고 시인일 것이다.

[포커스] 집회막이 6개월… 어느 경찰 초년병의 한숨

지난해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시위가 열리기 시작했다. 이 시위는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로 점점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고,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이후에는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집회'까지 열리기 시작했다. 이후 20회가 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매주 열렸고, 이 기간 동안 투입된 경찰 인력은 모두 34만3520명에 달했다. 이 기간동안 경찰은 매주 주말 쉴틈없이 집회 현장에 투입됐다. 물론 평화적으로 진행된 집회여서 시민들과 물리적인 충돌은 거의 없었지만 계속 이어지는 근무에 일부 경찰들은 상당히 힘들어했다. 물론 경찰이라는 직업은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 시민의 '지팡이'다. 그러나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로부터 욕설과 비난을 들을 때마다 심적으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시아타임즈는 지난해 경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양승환(가명27남)씨를 만나 반 년 가까이 이어진 집회 출동 이야기와 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양 씨는 의경을 제대한 청년이다. 21개월 동안 의경에서 근무하는 동안 함께 지낸 경찰 공무원을 보고 경찰이 되겠다고 결심한 그는 제대 후 곧바로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의경으로 근무하면서 본 경찰 공무원들을 보고 민중의 지팡이로써 범죄자들을 검거하고, 사회적 질서 확립해 국가의 안위를 지키는 경찰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학교에는 휴학계를 내고 곧바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운이 좋았는지 1년 만에 시험에 합격했고, 곧바로 경찰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경찰 학교에서 받는 수업들이 정말 재밌었고, 빨리 졸업해 경찰로서 근무를 하고 싶었어요" 양 씨는 경찰 학교를 졸업하고 순경으로 근무지에 배치된 뒤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꿈꾸던 경찰 제복을 입고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자신의 모습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에게 이번 집회는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해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집회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해진 다른 업무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로부터 받는 항의, 그리고 너무나 고된 근무 등으로 인한 고민이다. 최근 탄핵 찬반 집회에 투입된 서울시 소속의 경찰 인력만 10만6500명이다. 양씨는 지난 11일 청와대 근처에 배치를 받고 근무를 서기도 했다. "전 원래 근무지가 서울 지역이 아닙니다. 집회가 커지면서 병력 지원을 나가게 됐는데, 지원근무 이후 경찰 직무에 대한 저의 생각이 조금은 바뀐 것 같아요. 처음에는 배치받은 지역에서 순찰도 다니고 출동도 해보고 정말 사회적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집회 규모가 점점 커지고 특히 찬반 집회로 나눠진 이후에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정말 힘들더군요" 집회가 열리는 시간에 따라 오전 5시에 출근을 하기도 한 그는 보통 저녁 10시가 넘어야 퇴근을 할 수 있었다. 경찰의 임무를 생각하면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긴 기간동안 이어진 집회에 그는 점점 지쳐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최종 선고일인 지난 10일에는 촛불집회 측과 태극기집회 측을 분리하는 등 최고경계태세 바로 아랫 단계인 '을호비상령'을 발령했다. 양씨는 이날 헬멧을 포함한 모든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긴장한 상태에서 대기 중이었다고 말했다. "경찰 제복을 입은지 1년도 채 안돼 대통령 탄핵이라는 '격동기'를 겪은 셈이죠. 찬반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질서있는 모습을 보면 경찰로서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런데 몇몇 과격한 시민들의 비난은 힘을 빠지게 만들어요. 근무를 하던 중 화장실이 급해서 화장실을 갔는데, 한 태극기집회 참가자가 저에게 대뜸 '너네가 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면서 혀를 차더군요. 경찰이라는 자부심으로 항상 중립적인 마음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시민들의 비난은 조금 서럽더라고요" 양 씨는 이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심적으로 괴로울 때가 종종 있었다고 털어놨다. "집회에서 사망자도 생기고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이것 또한 제가 해야할 일이고 국민들의 안위를 책임지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더 큰 책임감이 생기더군요.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일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저의 심정입니다"

힘들어도 버틴다 인턴으로 버틴다

박다솜(가명27여)씨는 서울의 한 명문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예전부터 꿈꿔온 에디터가 되기 위해 최근 한 잡지사에 인턴으로 입사했다. 박씨는 어학연수와 2차례의 휴학 등으로 인해 또래 여자동기들보다 졸업이 늦어 맘이 초조했다. 여자는 나이가 많으면 취업할 때 남자보다 훨씬 불리하다고 해서 직무만 얼추 비슷하면 묻지마 지원을 했어요. 저는 또래 여자애들보다 졸업이 늦은 편이었으니까요 박씨는 졸업을 앞두고 부랴부랴 지원한 한 잡지사 면접 자리에서 급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기절초풍했다. 한 달 월급이 고작 40만원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잡지,출판업계가 박봉이라지만 인턴에게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죠 면접을 볼 때도 박씨의 높은 스펙은 그다지 장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면접관들은 박씨의 높은 스펙을 거론하면서 대놓고 인턴기간동안 이 월급으로 괜찮겠냐고 물었다. 제가 월급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좀 우물쭈물해하니까 면접관이 다솜씨 아니어도 그 자리 원하는 사람 줄 섰어요라고 하더군요 박씨는 고민하던 끝에 결국 해당 잡지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기로 했다. 전 그래도 아직 20대이고 경험으로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단 승낙했어요. 하고싶었던 일이기도 했고요. 제가 스펙이 좋아 대기업에 지원한다고 해서 꼭 합격되리라는 보장도 없고 더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저를 찾아주는 곳이 아무데도 없을 것 같았어요 ◇열정페이는 옛날말? 여전히 횡행 고용부는 2016년 4분기(9~12월) 열정페이 근로감독 결과 실습생, 인턴 등 일자리 경험 수련생을 채용하는 345곳 가운데 59곳(17.1%),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을 사용하는 155곳 중 22곳(14.2%)에서 최저임금 및 연장근로연차수당 미지급을 적발했다고 밝힌바 있다. 인턴현장실습생뿐만 아니라 일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감독에서도 500곳 가운데 434곳(86.8%)에서 1484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기도 했다. 국회정책수석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열정페이를 받은 청년은(19~29세) 64만1000명으로 지난 2013년 8월 기준 49만명에 비해 15만 1000명(30.8%)이나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청년들은 분노보다는 인내를 택한 듯 보인다. 알바천국이 2015년 2월 2030대 구직자 1204명에게 인턴 열정페이 현황 설문조사를 한 결과 65.2%(785명)가 보수가 적고 일이 힘들어도 경험이라 생각해서 기꺼이 참아야 된다고 응답했다. 취업을 위해서라면 불합리한 조건의 노동도 불사하겠다는 이야기다. 박씨는 다른 업계에서의 인턴 생활 역시 별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저는 다른 선택사항은 없다고 생각해요. 국내 기업들은 모두 경험이 있는 신입사원을 원하잖아요. 그러면 지원자들은 인턴이나 계약직으로 경험을 쌓는 수밖에 없는거죠. 설령 불합리한 조건이라고 하더라도요 실제로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스펙은 인턴 경험이었다. 인크루트는 지난해 상반기 171명의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87명)이 지원 직무와 관련이 있는 인턴 경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중 60.8%(52명)는 해당 업무 적응이 빠르고 이해도도 높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사담당자들이 지원 서류에서 가장 비중 있게 보는 항목 역시 인턴 경험(32.1%)이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학력 및 출신 학교(28.0%), 각종 자격증 (14.3%), 학교 성적(8.9%) 순이었다. 인턴 경험이 필수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청년들은 기본적인 요구도 할 수 없다. 청년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인턴과 비정규직 등의 을 신분으로 사업주의 해고 통보나 부당전보 등 대우가 더 악화되지는 않을까 두려워 노동부에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마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많은 청년들이 다 저 같은 생각으로 버티고 있을 거예요. 스펙 한 줄 채운다 혹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같은 위안 같지 않은 위안을 하면서요 박씨에게 최저시급도 지켜지지 않을 인턴 월급에 대해 노동부에 신고할 생각은 없냐고 물었다. 박씨는 손사래를 쳤다. 절대요. 제가 굳이 총대를 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노동부에 신고할 생각이 없는 이유는) 행여나 제게 불이익이 올까 두려워서요. 현재 일하고 있는 에디터 분들도 모두 최저시급도 안되는 월급 받으면서 인턴경력쌓아서 일하고 계시는 거거든요" 박씨는 인턴 면접 때 있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면접 때 면접관이 했던 질문이 참 인상 깊었어요. 배고픈 것을 잘 참는지, 잠을 좀 못자도 괜찮은지를 물었거든요. 앞으로 제가 어떻게 일하게 될지 상상이 가는 대목이었죠" 씁쓸한 미소를 짓던 박씨는 이내 한숨을 깊게 쉬었다.

"인형뽑기로 스트레스 해소해요"...소비 줄이는 청년들

주머니에는 돈 한 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을 흔히들 백수라 칭한다. 취업준비생, 그냥 쉬는 사람,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등 사실상 실업자인 백수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450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 조사에서 이들 백수는 모두 453만8,000명으로 정부가 집계한 공식 실업자의 4.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지금 우리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이렇게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 백수들에게 소비는 언감생심이다. 한 벌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코트나 신발 등 청년들의 호기심을 끄는 제품들은 수중에 가진 돈이 없어 사기 어렵다. 대신 아기자기한 악세사리나 소품 등을 소비하며 대리만족을 느끼곤 한다. 최근 청년들의 소비 패턴은 적은 돈으로 최대한 만족을 느끼며 소비하는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청년 소비의 변화를 알아봤다. ◇청년 소비 지출 최악 "월급 받아서 방세, 관리비, 용돈으로 지출하고 나면 남는게 없어요"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형탁(31세남)씨는 취업 3년차 어엿한 직장인이다. 그러나 수중에 모아둔 돈은 500만원이 전부다. 대전이 고향인 그는 서울에서 자취하며 방값으로 50만원을 지출한다. 관리비 15만원에, 식비 15만원, 용돈 80만원을 제외하면 남는 돈이 별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는 꿈도 못꾼다. 소비라면 그저 재미붙인 인형 뽑기방에서 한번에 2000원씩 뽑기를 하는 것이 전부다. 지난해 실업률이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김 씨의 예처럼 청년 소비도 변화의 모습을 보여왔다. 실업, 집값 상승, 미래 불안 등으로 최대한 소비를 줄이는 모습이다. 직장이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직장없이 백수로 지내는 청년들은 기본적인 식비도 아끼려는 경향을 나타낸다. 통계청 가계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가운데 29세 이하 가구의 지난해 3분기 소비지출은 205만742원으로 5년전 201만4451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5년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9%대가 넘어 사실상 소비지출은 크게 줄어든 셈이다. 반면 5년새 집값과 전월세금이 오르면서 주거비 지출은 39세 이하 가구 기준으로 51.9%나 늘었다. 김 씨는 "청년세대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저와같은 청년들의 인구가 계속 줄잖아요. 그러면 나라 전체적으로 소비도 급감할 수 밖에 없어요"라고 걱정한다. 김 씨의 말처럼 청년층의 소득문제뿐 아니라 이들의 인구마저 감소추세에 접어 들었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가 지속되고 내수는 더욱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백화점에서 세일을 해도 저와같은 청년들에겐 언감생심이죠. 그저 눈으로만 호강하다 와요" 라고 한탄했다. 실제로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세일 등 정부의 내수 진작책이 최근 몇년 새 이어져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긴하나 주로 백화점 주 고객층인 40, 50대에게 헤택이 주어졌다. ◇적은 돈으로 최대한의 소비욕구 채우는 '탕진잼' 유행 하지만 패션과 트렌드에 민감하고 감각적인 2030세대들이 소비를 완전히 멀리할 수 없기에 대신 새로운 유행이 나타났다. 서울에 사는 전희경(25세여) 씨는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가성비'를 따지는 가치소비 경향이 생겨났어요"라며 "적은 금액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노리고, 당장 치고오르는 소비욕구를 억제하며 최저가 제품을 기다리는 거죠"라고 말한다. 전씨만 그런 것이 아니다. 최근 전씨와 같은 젊은층의 소비 신조어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SNS 상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 '탕진잼'은 다 사용해서 없앤다는 의미의 '탕진'과 재미를 줄인 '잼'이 합쳐져 생긴 신조어다. 적은 금액으로 최대 만족을 누리는 2030 세대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일컫는다. 보통 몇천원 수준의 생활용품과 화장품 등이 '탕진잼'의 대상이다. 예를들어 롭스, 올리브영 등 드럭스토어나 다이소 등에서 1000원짜리 양말을 10켤레와 2000원짜리 메니큐어를 색깔별로 여러개 사고 화장솜, 면봉 등을 구입해 정해진 쇼핑한도 내에서 마음껏 낭비하는 형태다. 거의 최저가 제품들로만 불과 2~4만원을 낭비하는 것조차 경제력이 달리는 청년층들은 '탕진'이라고 자조하며 씁쓸함을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핫딜 노마드족 탄생...인터넷 쇼핑 생활화의 단면 또 쇼셜커머스나 인터넷쇼핑몰에서 각종 이벤트와 상품을 묶어 판매 시간을 짧게 예고한 뒤 해당 시간대에 소비자에게 할인 판매하는 '핫딜'만을 쫓아다니는 소비자 '핫딜 노마드족' 역시 불황이 낳은 젊은층들의 신조어다. 서울에 사는 나희주(27세여)씨는 "꼭 필요한 물건인데 할인 혜택이 없는 경우에 비싸게 사기 보다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세일하는 물건을 찾아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몰 업계 전략도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마케팅보다는 '핫딜'에 집중하며 할인과 이벤트에 열중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에 사는 조소연(29세여) 씨는 "꼭 사야 하는 물건이 없어도 매일 새로운 핫딜을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몰을 방문하고 있다"며 "저렴하고 품질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인터넷을 자주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 소비 절벽'이라고 불릴만큼 취업난, 주거비 상승 등 청년층 구매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이다. "불황에 맞물려 요행을 바라는 인형뽑기방, 랜덤박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청년 구매력 하락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석·박사도 백수시대… 서글픈 청년 자화상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사립대 졸업식장에서 인문학 석사과정을 졸업하는 김지훈(가명32)씨를 만났다. 김씨는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 자신이 전공했던 인문학을 좀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원에 진학했다. 한창 취업을 준비할 나이에 무슨 대학원이냐고들 했지만 김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자신이 공부만 제대로 해낸다면 일자리는 자연스레 따라올 줄 알았다. 하지만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김씨의 눈앞은 캄캄해져만 갔다. 대학원을 졸업한 선배들이 대학교를 졸업한 친구들과 별 다를 바 없이 취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대학원을 졸업한 것이 크게 장점이 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기업 입장에서는 석사 출신의 신입사원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었다. 김씨는 취업하기 싫어서 대학원을 갔으면서 취업이 안될걸 걱정하냐는 비아냥섞인 말을 들을 때 제일 억울하다. 전 진지하게 생각하고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그런데 요즘 취업도피형으로 대학원을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다보니 그렇게 저를 취급하고 취업 못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심지어 김씨의 박사과정을 수료한 대학원 선배 중에는 시간강사로 일하면서 한 달에 고작 80만원을 벌고 있는 선배도 있다. 김씨는 그가 처한 현실이 답답해 실제로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져 직장인 밴드를 시작했다고 한다. 제 요즘 유일한 낙이 취미로 하는 직장인 밴드에요. 그거라도 없으면 저 진짜 금방 무너질 것 같거든요. 미래만 생각하면 착잡합니다. 김씨는 생활비를 벌기위해 현재 한 대학교 인문학부의 조교로 일하고 있다. 수중에 건지는 돈은 한달에 190만원이다. 교통비와 자취비, 생활비를 제하면 그의 월급은 부족하기만 하다. 하지만 김씨는 자신의 처지에 당장 좌절하지는 않는다. 박사학위를 따고도 시간강사 등 제대로 된 수익을 장담할 수 없는 일자리에서 일하는 선배들을 보면 어떻게 해서든 제대로된 일을 구해야 된다는 생각만 든다. 지금도 힘든데 더 힘든 사람들을 보고 나는 일을 구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니. 정말 악만 남은 것 같아요 ◇ 지난해 박사학위 취득자 10명중 4명은 백수신세 국내 한 언론사가 교육통계서비스의 박사학위 취득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는 1만3882명으로 사상 최대 수치였다. 2012년 박사학위 취득자 1만2243명과 비교해 보면 4년새 13%나 급증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경제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박사학위 취득 설문 응답자 7938명 중 학업 전념자의 고용율은 61%에 머물러 약 40%가 취업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한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동향분석센터 센터장은 만성적으로 석박사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론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고급인력을 양성할 수 있게 박사과정 교육의 질도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공과 연관해 제대로 된 구직정보를 알아보기조차 힘든 석박사 과정의 교육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교수를 준비하는 인문학 박사는 시간강사로 일하지만 연봉은 생활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한 분야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은 어디 분야든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돈벌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인문학이어도 말이죠.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일자리 시스템이 어느 정도 구축이 돼야 학문이란 것도 지속되는 것 아닌가요 2015년 국회 입법조사처 자료를 기초로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시간강사 평균 연봉은 811만원 선에 그친다. 김씨는 부모님 도움으로 대학원을 다니면서 입버릇처럼 박사과정 수료해서 교수가 될 것이라며 부모님을 안심시키곤 했다. 하지만 박사학위를 취득해도 예전처럼 좋은 직장이나 대학교수 자리로 바로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는 이제 부모님을 피해 다닌다. 저희 가족은 화목해서 가족끼리 식사하는 자리를 자주 갖곤 했는데 제가 대학원 졸업식이 가까워지면서 다 옛날일이 됐어요. 제가 일부러 저녁은 밖에서 대충 먹고 도서관에서 새벽이 돼야 집에 가거든요. 죄송스러워서 부모님 얼굴 뵙기가 힘들어요 김씨는 올해까지는 최선을 다해 구직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직활동의 기간을 올해까지로 잡는 이유를 물었다. 올해까지 기업에 취업이 안돼면 박사과정에 도전하는 수밖에 없어요. 사회경험도 없고, 나이도 많고, 한 거라곤 공부밖에 없는데 교수가 되지 않으면 더 생각할 수 있는 게 정말 없거든요 교수를 희망하는 것이 끝을 장담할 수 없는 힘든 길임을 알면서도 그대로 걸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김씨의 뒤로 착잡한 얼굴을 한 대학원 동기들이 졸업식장을 나서고 있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지난해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문을 통과한 배진우(가명25)씨는 최근 어렵게 입사한 직장을 나와 세계 여행을 준비 중이다. 부모님은 물론 주변 지인들도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라며 말렸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회사를 나왔다는 배 씨의 표정은 백수가 된 본인의 상황을 잊은 듯 평온하고 행복해 보였다. 매일 아침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할 때면 지옥에 가는 기분이었어요. 제 적성과 맞지 않는 일도 아닌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열심히 준비해 입사한 회사였는데 좋아하는 것과 일하는 것은 별개라는 것을 깨달았죠. 물론 일은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항상 마음 한편에는 회사에 제 청춘을 빼앗긴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첫 직장인 데다 대학교까지 졸업한 마당에 뒷일은 생각지 않고 일을 벌일 수 없었기에 1년은 채우자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는 배 씨는 이제 회사를 나와 자신의 삶을 되찾은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이 날만을 기다렸어요. 사실 대학교 졸업 전에 해외여행을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요새 많이들 가잖아요. 하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방학마다 아르바이트를 해도 등록금 내고 생활비 대기 바쁘다 보니 남들 다 있는 여권조차 없어요. 비행기 타본 건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제주도 갈 때 탄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에요 ◇ 자아 찾아 삼만 리2030 갭이어족 급증 지난해 갭이어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긴뒤 이 단어가 요즘 자주 눈에 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갭이어족은 영국에서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들이 여행, 인턴십, 봉사활동 등을 하면서 진로를 탐색하는 시기인 갭이어(Gap year)와 무리라는 의미의 족(族)을 합성한 단어다. 우리나라에서는 취업을 해 사회생활을 하다가 일을 그만두고 자아 발견을 위해 휴식기를 갖는 젊은이를 뜻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갭이어 전문 교육기관인 한국 갭이어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중고등학생중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한 해 6만명, 꿈이 없는 20대가 34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취업 후 1년 내 이직률은 40%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학생의 4분의 3은 대학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직장인의 80% 이상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자신의 진정한 삶을 찾기 위해 자아성찰의 시간을 보내려는 20~30대의 갭이어족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배 씨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라고 말하지만 현실적인 방법과 도움이 없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 스스로가 움직여야 했다고 말했다. 결국 쉽지 않았지만 입사한 지 1년밖에 안된 사회 초년생이 회사에 사직서를 내는 나름 제 인생에서 큰 결단을 내렸죠. 이제 제게 남은 것은 4년제 대학교 졸업자라는 학력과 사회생활 1년의 경력뿐이지만 여행을 다녀올 때쯤이면 무언가 해답을 가지고 있을 거란 믿음이 있어요. 막연한 희망은 아니고 그렇게 되도록 해야겠죠 ◇ 어렵게 통과한 취업문내 삶이 아니었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비정규직도 감수하고 취업하겠다는 취준생들은 첫 직장에서 3년 안에 절반이 넘게 그만두는 아이러니한 통계를 만들어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321명에게 첫 직장에 계속 다니고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3년 미만 차에는 62.2%가 첫 직장을 퇴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어렵게 입사한 첫 직장을 퇴사하는 이유 중에는 높은 업무 스트레스와 연봉에 대한 불만등이 주를 이루었다. 조사 결과 업무 스트레스가 높아서 첫 직장을 퇴사했다는 직장인이 16.7%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연봉에 대한 불만(13.3%)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12.4%)가 뒤를 이었다. 지금은 나도 남들처럼 취업을 해야 하는 시기라는 압박감에 정작 자신의 내면은 들여다보지 못한 채 취업문에 떠밀리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남들도 다 같이 취업 준비를 하고 일을 다니니까 저도 그래야 하는 줄 알았어요. 아까 말했듯이 여행을 정말 가고 싶었어도 지금은 그러면 안 되는 시기라 생각했죠. 한국에선 혼자 튀면 손가락질 받잖아요. 저 또한 용기 없이 남들 사는 대로 흘러가고 있었던 거죠 실제로 일을 다니면서 다른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10명 중 6명은 생각만 하고 실천에 옮기지 않았다고 답했다. 배 씨는 그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 위해 눈치 보며 살아온 것이 전부였다고 털어놨다. 주변에서 다들 취업 준비를 하니까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잠시 접어두고 살았어요. 집안 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고 그래야만 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도 않고 돈도 벌어가며 안정적으로 살면 큰 문제가 없는 게 좋은 삶이라 합리화했던 것 같아요 자아를 찾기 위해 나선 배 씨의 행동을 사람들은 용기라 말할까 무모라 말할까. 제 선택은 용기 있는 것도 무모한 것도 아니에요. 당연한 제 삶의 권리를 이제야 찾은 거죠라고 말하는 배 씨는 이제 남들의 시선이 따위는 두렵지 않다.

"미래가 안 보여요"… 취업·성공에 부정적인 청년들

우리나라 청년들이 전세계 25개국 청년들 가운데 취업이나 성공에 대한 가능성을 가장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글로벌 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은 여론 전문조사기관인 입소스(Ipsos)에 의뢰해 서울뉴욕런던도쿄 등 전세계 25개 도시에 사는 청년(만18~24세)들을 대상으로 향후 본인의 성공 가능성 인식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긍정적인 답변 비율이 25개국 가운데 가장 적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원하는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고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우리나라 청년은 전체 응답자의 38%에 그쳤다. 본인의 직업상 목표를 성취할 능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0%로, 25개국 가운데 23위를 기록했다. 자신의 현재 커리어에서 성공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은 51%로 절반에 불과했으며, 이 역시 조사대상국 가운데 24번째로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또한 우리나라 청년들은 수월한 취직을 위해 필요한 요소로 인턴십 경험(21위)이나 적절한 교육(22위)보다 사회적 인맥(3위), 직업에 대한 정보(4위) 등을 꼽았다. 취직을 위해 경험이나 교육을 받는 것보다는 인맥과 정보를 더 많이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박 모(26여)씨는 "주변에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다들 자는 시간도 쪼개가며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취업이 되지 않아 힘들어 한다"며 "노력하는 만큼의 대가가 따라주지 않으니 미래에 대한 인식도 비관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취업한파와 소득양극화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청년들의 미래관도 부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 교수는 "신자유주의로 불리는 무한경쟁 시대에서 경쟁이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자, 이 사회가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불신이 청년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볼 수 있도록 범사회적으로 공정한 경쟁 시스템을 확립하는 한편, 구체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자사는 청년' 5가구 중 1가구가 '주거 빈곤층'

부모와 떨어져 독립했거나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 혼자 사는 청년가구가 다른 청년가구 형태에 비해 더욱 빈곤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청년 1인가구는 5가구 중 1가구가 월 소득의 30% 이상을 월세로 내는 '주거 빈곤층'이었고, 특히 빈곤한 청년 1가구의 경우에는 이 비율이 60%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발간한 '청년 빈곤 해소를 위한 맞춤형 주거지원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세부터 35세 사이의 '청년 1인가구'의 빈곤율(중위 50% 미만)은 지난해 기준 19.5%에 달했다. 이는 청년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3.1%)나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가구(4.3%)과 비교하면 4~5배에 높은 수치이고, 청년들끼리 모여살거나 조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청년가구(8.4%)와 비교해도 빈곤율이 두 배 이상 높다. 보사연은 "가구 형태가 다소 취약한 경우 빈곤율이 높게 나타난다"며 "취약한 가구 형태를 보여 주는 청년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청년가구는 버는 것에 비해 주택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았다. 월급을 받아 세금과 대출이자 등을 내고 소비와 저축을 할 수 있는 여력인 가처분소득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삶이 질은 팍팍해 질 수 밖에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하는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 20% 이하이며, 선진국의 경우는 RIR가 30%를 초과하는 계층을 '주거 빈곤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1인가구'의 경우 월 소득 대비 주거비의 비율이 20%(RIR 20%)가 넘는 가구의 비율은 47.03%에 달했고, 주거비 비율이 30%가 넘는 가구도 20.46%로 집계됐다. 특히 빈곤한 가구의 경우에는 월 소득 대비 주거비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데, 빈곤한 청년이 가구주인 가구의 경우에는 월 소득 대비 주거비의 비율이 20%가 넘는 가구 비율이 73.33%에 달했고, 주거비 비율이 30%가 넘는 가구비율은 60.22% 였다. 보사연은 "청년가구는 최근 불안정한 노동시장과 높은 전월세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는 새로운 주거 취약계층"이라며 "청년층 주거 복지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단 인접 지역에 저렴한 임대 주택 건설 △빈곤 청년에 대한 주거급여 △대출 지원 △공공임대 주택 확대 등을 지원정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에게 전하는 7가지 조언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가 사회에 진출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전하는 7가지 조언을 소개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포브스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즉, 청년들은 흥미진진한 시기에 있으면서도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부터 비롯되는 스트레스에 휩싸인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하는 시기에 놓였기 때문에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로스쿨에 진학한 학생의 경우엔 초등학교를 포함해 무려 20여 년을 학교에서 생활한다. 그렇게 20여 년이라는 세월 동안 익숙해진 학생의 신분을 벗고서 사회에 진출하기에 초기에 문화적 갈등을 경험하는 건 자연스런 일이란 것이다. 이 신문이 소개하는 7가지 조언은 청년들이 사회 진출 초기에 경험하는 문화적 갈등을 조금이라도 잘 극복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이다. (1) 아침을 보다 활기차게 만들 수 있는 생활 습관을 가져라 하루는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는 말이 있듯, 하루의 시작에서 힘찬 기운을 얻지 못하면 그 이후의 시간까지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하루를 위해선 늦은 밤까지 컴퓨터, TV, 스마트폰 등의 기기를 사용하며 시간을 보내는 생활 습관은 지양해야 한다. 취침 시간을 늦추는 모든 기기의 플러그를 일찍 뽑은 후에 잠자리에 일찍 드는 것이 중요하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스마트폰에 알람을 설정하고서 침대에 누웠을 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멀찌감치 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둬야 하는 이유는 아침에 알람을 끄기 위해 몸을 일으켜 침대 밖으로 나오게 하기 위함이다. (2) 당신의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는 옷들로 옷장을 채워라 이러한 옷들로 옷장을 채우는 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을 조급하게 먹을 필요는 없다. 시간을 길게 잡고서 꾸준히 본인의 선호를 따라 필요한 의상을 하나씩 구매하면 된다.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는 옷은 두 가지 분류로 구비하는 것이 좋다. 사무직의 경우엔 평상시 업무복으로 입을 수 있는 정장과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서 세련미를 드러낼 수 있는 드레스 혹은 정장을 권한다. (3) 여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계획하라 사회에 진출한 이후에는 하루가 공적인 업무 시간과 사적인 여가 시간으로 구분된다. 그래서 업무 시간 못지 않게 여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도 사회 생활에서 전문성을 가지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잘 갈아둔 도끼날이 나무를 더 잘 벨 수 있듯, 잘 쉬는 사람이 업무도 더 잘 할 수 있다. 여가 시간은 보다 활동적인 계획들로 채우는 것을 추천한다. 여행을 가거나, 요리를 연습하거나,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것들이 그 중 하나다. (4) 건강 관리에 투자하라 건강 관리는 단순히 운동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자기 관리를 통해 건강한 정신, 건강한 육체, 건강한 영혼이 잘 조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세 가지가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위해선 운동은 물론 정기적으로 마사지를 받거나 강을 따라서 산책하는 시간을 정해두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자기 관리를 한다면 성공에 이르기 위한 기초를 보다 탄탄히 다질 수 있다. (5) 잠시 침체기를 겪는다 해서 낙심하지 말라 졸업 전에 어떤 대학에서 어떤 생활을 했든, 그 시간은 성공적인 사회 생활을 보장하지 못한다. 어떤 사람이든지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데에 있어서 침체기를 겪는다. 중요한 것은 이 침체에 낙심하지 않는 것이다. 침체기는 삶에서 새로운 장을 맞이하기 위한 과도기와 같다. 그리고 이 시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기도 하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 침체기는 전문성을 더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6) 번 돈을 책임지는 자세를 길러라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 스스로 돈을 벌며 자산 관리를 해야 한다. 그렇기에 급여로부터의 지출 내역을 파악하고서 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재정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발송되는 모든 청구서를 제때에 처리하는 것은 건전한 자산 관리를 위한 기본이다. 비상 상황이 닥쳤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비상 자금은 반드시 마련해둬야 한다. 이러한 자산 관리의 기초를 몸에 충분히 익혔으면 그때부터 목돈으로 투자 등을 통해 자산 운용을 시도하는 것도 좋다. (7) 삶을 온전히 즐겨라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실수를 할 때도 있고 삶에서 좋은 날은 나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들을 즐기는 데에 집중한다면 삶이 가르치는 많은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공시생 2년의 삶이 준 특별한 선물

경기도 소재의 한 사립대학교를 재학 중인 노장호(가명25)씨는 올해 졸업반에 올라가는 예비 취업 준비생이다. 한참 아래 동생들과 수업을 듣는다는 노 씨는 후배들 밥이라도 사줄 수 있어야 같이 다닐 수 있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와 함께 이야기를 시작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말로 학교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고학번 선배를 지칭하는 화석이 돼버린 노씨다. 그는 2014년부터 경찰공무원 준비를 위해 학교에 휴학계를 낸 뒤 노량진 고시촌에 들어가 월세 쪽방 생활을 보낸 경험을 갖고 있다. 2014년부터 경찰공무원 준비를 시작해 공시생이었던 적이 있었죠. 2015년까지 2년간 4번 시험을 치렀는데 결과는 모두 불합격이었고 2년 해서 안 되면 앞으로도 안 될 거란 생각으로 시작했기에 작년부터는 다시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 탄탄대로를 꿈꾸며 버틸 수 있었던 눈칫밥 인생 노씨는 경찰공무원 준비에 들어가자 부모에게 학원비와 월세 등 금전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었다. 부모의 기대감은 그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부모님은 물론 주변 지인들에게까지 당당히 합격할 거라고 말하고 보니 후회스러웠죠. 혹시 내가 합격하지 못 하면이라는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어요. 주변에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은 성적이 오르는데 전 제자리에 머무는 것 같다는 생각에 더 눈치 보게 되고 스스로를 가두려 했던 것 같아요 군대 전역후인 2013년 복학했지만 남들과 같이 사무직으론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시작된 공시생의 삶이었다. 노씨는 50만 공시생 시대라고 하지만 당시 경찰공무원 인원을 이례적으로 많이 뽑는다는 얘기에 솔깃할 수 밖에 없었다. 매일 아침 출근해 사무실에 앉아 업무를 보는 모습을 상상하면 너무 싫은 거예요. 공무원 중 활동적이고 더군다나 노후 보장까지 되는 안정적인 공무원이었기에 제 삶의 기회라고만 생각했죠 노씨는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2시에 잠드는 반복되는 삶에 지쳤다고 털어놓았다. 오전 7세에 주간테스트를 시작으로 수업이 시작되고 오후 6시에 끝난다. 이후 10시까지 학원에서 자습을 하고 고시원으로 돌아가 새벽 2시까지 공부를 하는 일상이다. 하지만 노씨는 2년간의 고시생 생활을 겪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복학 후 망설임 없이 한가지를 정해서 몰두 할 수 있었던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단순히 스펙을 쌓기 위한 자격증 준비가 아닌 하고 싶은 일을 준비한다는 생각에 몸이 힘든 것 정도는 버텨 낼수 있었다. 마지막 4번째 시험을 준비하면서는 공시생 기간이 길어지면서 심적으로 많이 지쳐있었지만 안 되는 거 하나 걸러냈으니 새로운 길을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시험을 치르고 수험장을 나오면서 굉장히 후련했거든요 ◇ 끝나지 않은 준비기간, 다시 미생으로 현재 취업 준비생의 숫자는 약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회사에서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기도 전에 취업이라는 문턱에서 지쳐버린 그들은 미생이다. 왜 다들 그러잖아요. 한참 좋을 때다. 놓치면 후회하니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라고. 근데 정작 현실은 그 어느 것 하나 경쟁 안 하면서 살 수가 없어요. 삶이 꼭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게임처럼 변해버리니까 여유가 사라져요 최근 청년들이 점집에 몰리는 괴현상도 나타난다. 과거 중장년층이 믿고 따르던 사주팔자나 토정비결에 젊은 청년층이 몰려드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취업난에 불안해진 청년들이 심리적 위로를 얻기 위해 점집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속되는 취업 한파 속에 지망 기업을 찍어주는 점집까지 생겨났다는 이야기는 시쳇말로 우리를 웃프게 한다.그럼에도 다시 내일을 꿈꾼다는 노씨에게서 희망이 느껴졌다. 요즘 것들은 끈기가 없다는 말을 들어가며 우리의 노력은 인정받지 않는 시대에 잘못 태어나 왜 이 고생을 해야 하나 푸념도 많이 했죠.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제 삶인데 제가 만들어 가보려고요고 말하는 노씨의 취업난에 대한 푸념이 그저 끈기가 없는 요즘 것들의 배부른 소리인 걸까. 요즘 것들의 삶은 손가락질하는 그들의 삶보다 뜨겁다.

경제적 빈곤에 빠진 청년들

소주 한 병 5000원, 치킨 한 마리 19000원, 삼겹살 1인분 14000원, 김밥 한 줄 2500원 등 서민들이 즐겨찾는 대표 식품의 요즘 물가다. 얼마 전 소주 3000원, 치킨 12000원 시절과 비교하면 상당히 오른 가격이다. 식품만의 얘기가 아니다. 전기안전관리법 시행을 앞두고 의류 잡화 등의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법이 시행될 경우 기존 전기 제품, 유아복에만 붙었던 KC 인증(국가통합인증) 마크가 의류, 잡화에도 붙게 되는데 KC 인증을 위해서는 품목당 최소 수 십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인증 비용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들이 떠안게 될 것이라며 대형 쇼핑몰, 백화점 등에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월급인상은 멈춰있지만 물가는 오르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최저임금보다도 적은 월급을 받는 사람이 많아 물가 상승은 청년들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 등 청년들은 어떤 모습일까? ◇ 주말에 12시간씩 아르바이트 하지만 턱도 없어요 서울에 위치한 4년제 대학교에 재학 중인 조 모씨(24남)는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힘든 집안사정에도 4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선뜻 내주신 부모님의 짐을 덜어드리기 위해서다.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에 꼬박 12시간씩 횟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생활비로 쓰기에는 부족하다. 요즘에는 평일에 수업이 없는 시간에 할 수 있는 교내 아르바이트도 알아보고 있지만 지원자가 많아 이마저도 어렵다. 조 씨는 휴대전화비와 교통비를 포함해 한 달에 드는 생활비가 40만원정도 되는 것 같다며 한 달에 많게는 9번, 적게는 7번 정도 아르바이트를 가는데 기본적인 생활비에 쓰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고 했다. 그는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아껴 나 자신에게 투자하고 싶어 같은 과 친구의 책을 복사해 쓰거나 점심을 거르기도 했지만 교내 행사에 한번 씩 참여해 회비를 내고 나면 다른 곳에 투자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교 1학년 때는 담배도 피우고 동아리 회식도 자주 가다 보니 아르바이트를 해도 돈이 없어 친구에게 빌리기도 하고 부모님에게 손을 벌렸었다며 이제는 나이도 있고 집안 사정이 더 어려워져서 휴학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 얼어붙은 취업시장중소기업에 가라고? 지난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 중인 황 모씨(26남)는 스펙을 쌓기 위해 토익학원과 자격증학원을 다니고 있다. 토익학원의 학원비는 최소 월 20만원에서 최대 월 50만원까지 한다. 종로와 노량진 등에서 유명강사가 진행하는 강의는 월 100만원을 웃돌기도 한다. 스펙을 쌓기 위해 토익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의 경우 비싼 강의료를 내더라도 잘 가르치고 유명한 강사에게 강의를 들으려하기 때문에 월 100만원짜리 강의에도 자리가 없을 지경이다. 황 씨도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 면접을 봤지만 입사할 수 없었다. 우선 스펙을 쌓기 위해 노량진에 있는 토익학원 수강증을 끊었다. 강의료가 부담됐지만 향후 대기업을 가기 위한 투자라 생각하고 학원을 다니고 있다. 또 그는 자신의 전공을 살리기 위해 회계 자격증 시험도 준비 중이다. 자격증 시험 준비도 학원을 통해서 하고 있는데 3개월에 48만원이다. 황 씨는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채우기 위해 토익학원을 다니거나 자격증 준비를 하면서 지금까지 700만원 이상을 쓴 것 같다며 집안이 여유로운 상황도 아니고 1년 가까이 이 생활을 계속 하다 보니 부모님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하루 빨리 회사에 입사해 부모님에게도 기쁨을 드리고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기업들이 채용 계획이 없거나 넣어도 떨어지기 일쑤라며 주변에서는 눈을 조금 낮춰 회사를 지원하는 것이 어떠냐고 묻지만 대학교 4년을 다니고 스펙을 쌓기 위해 학원비를 700만원 넘게 쓴 상황에서 연봉 2200만원도 되지 않는 중소기업에는 갈 수 없다고 말했다. ◇ 돈을 모으기 위해 회사를 다니는데 빚이 늘어난다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중소기업에 취업한 한 모씨(25남)는 요즘 큰 고민에 빠졌다. 대학을 다니면서 받은 학자금 대출금과 회사를 다니기 위해 구한 원룸 월세를 내고 나면 적자이기 때문이다. 한 씨가 받는 월급은 150만원. 여기서 세금(15만원), 월세(45만원), 학자금(15만원), 생활비(30만원), 교통비(10만원), 핸드폰비(5만원)가 통장에서 빠져 나가면 30만원이 남는다. 30만원을 가지고 한 달 점심값을 해결하고 회사 동료들과 회식을 한번하면 남는게 없다. 그는 원래 집은 지방에 있고 회사는 서울에 있다 보니 방을 구할 수밖에 없었는데 방을 구하기 위해 돌아다니면서 높은 집값에 놀랐다며 회사에서 가까운 곳은 쳐다보지도 못하고 결국 서울 끝자락에 방을 구해 출퇴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씨는 요즘 회사 동료들과 회식을 위해 고깃집을 가거나 호프집을 가면 메뉴판을 보고 고르기기 무섭다며 올 초부터 물가가 크게 올라 음식점에서 소주 한 병에 5000원을 받기도 하고 삼겹살, 맥주, 치킨 등의 가격이 어느 순간 보면 다 올라 있어 가끔씩 하는 회식도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결국 한 씨는 얼마 전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갑자기 급전이 필요했는데 모아둔 돈이 하나도 없다 보니 결국 대출을 알아보게 됐다며 회사를 다니면 학자금부터 다 갚고 적금도 들고 미래를 위해 저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반대로 빚을 늘리고 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 오른 물가에 청년들은 쓰러진다 지난달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보다 2.0% 올랐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최대 5%까지 상승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특히 청년들이 즐겨 찾는 김밥은 지난해보다 7.6% 오르며 7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소주(7.6%), 라면(4.5%), 중국집 볶음밥(4.5%), 짜장면(3.1%) 등도 전체적으로 오르며 청년들의 지갑을 더욱 가볍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체감 청년실업률도 사상 최고치인 20%를 넘으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8%였으나 청년층만 한정해 고용보조지표3을 이용해 산출한 결과 22.0%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통계자료들도 있다. 지난해 전체 자살률이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20~30대 남성의 자살은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모두 2000명이 넘는 청년들이 자살로 세상을 떠나 하루 6명꼴이다. 실제로 2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말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상위 10곳에서 현 법정 최고 연 이자율인 27.9%를 초과한 금리를 내고 있는 20~30대의 신용대출 규모가 저축은행대부업체의 전체 대출 규모에서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적고 불안한 만큼 돈을 구하기 위해 고금리 대출을 받는다는 얘기다. 이에 정부는 청년들을 위한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제로 혜택을 받거나 이용하는 청년들은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청년들은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교를 졸업해 비싼 학원비를 내며 스펙을 쌓고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회사를 다니면서도 저축이 아닌 빚이 쌓인다면 앞으로도 청년들에게 희망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는다.

"돈이 없어서 결혼도 망설여져요"

20~30대 청년 10명 중 4명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결혼을 망설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애나 출산 역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30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의 15~39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표한 '2016년 청년 사회경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준비해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41.4%는 '비용 부담으로 결혼을 망설인 적이 있다'고 밝혔다. 20대는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9.7%, 30대는 40.5%가 비용 부담에 결혼을 주저한 적이 있었다. 저출산 문제 역시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됐다. 응답자들은 저출산 해소를 위해 가장 먼저 확대해야 하는 정책으로 '자녀 교육비 부담 완화'(22.1%)를 꼽았다. 우선적으로 필요한 육아정책을 묻는 질문에도 같은 응답이 23.8%로 가장 많았다. 출산하려면 가구의 소득이 늘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16.5%였으며, 이렇게 답한 사람 가운데는 남성(18.7%)이 여성(14.1%)보다 4.6%포인트 많았다. 자녀를 꼭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54.0%였고 가질 수도 있고 안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42.4%였다. 여성(52.9%)보다는 남성(55.1%)이 출산 의지가 강했다. 응답자 10명 중 7명(72.9%)은 오는 2025년에 출산율이 더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고,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는 5.9%에 그쳤다. 응답자들 가운데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연애를 망설인 경험이 있는 이들도 많았다. 30대의 28.7%, 20대 18.4%는 미취업이나 불안정한 직업 때문에 연애를 망설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원은 "학비 부담을 완화하고 자녀양육을 지원하는 등의 결혼출산 정책 확대를 통해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생황금기를 빚으로

서울에 사는 김형준(28가명)씨는 빚쟁이다. 대학 다닐 때부터 학자금대출로 빚에 허덕이더니 결혼하고 나서는 전세자금대출로 은행빚에 허덕인다. 그의 앞으로 된 부채만 1억5000만원이다. 다행히 대기업에 취직이 됐지만 월급의 반은 빚을 갚는 데 쓰고 있다. 부부가 상의해서 지출을 더 줄이리라 다짐했지만 쉽지 않다. 곧 태어날 아이 앞으로 가욋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김씨는 대학시절 비롯된 빚의 굴레를 벗어날 궁리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청년 시절을 보낸다는 것은 빚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과 마찬가지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도 버거운데 대학입학, 취업준비, 결혼 등 목돈이 들어가는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빚은 쌓이기만 한다. 2017년 대한민국 가계부채 1300조원 시대. 빚으로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삶은 빚으로 시작해서 빚으로 끝난다. 빚수래 빚수거 인생이나 다름없다. 소박하게, 남들 하는 만큼만 살려고 했는데 대출이 수천만원, 수억원이다. 20평대 아파트가 5억~6억원에 달하고, 자녀 한 명 키우는데 어린이집이며 학원이며 한달에 100만원 이상 들어간다. 대학 학자금 대출은 자녀의 미래가 담보다. 뻔한 월급으론 이자 갚기도 벅차다.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직장이 있으면 그나마 낫다. 창업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창업 초기 자금을 대기 위해 빚의 무게에 힘겨워하다 범죄에 노출되기도 한다. 빚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얘기를 통해 문제점을 짚어 보기로 한다 ◇수천만원 학자금 대출대학생 때 부터 빚더미에 올라 서울에 사는 박정은(28가명)씨는 대학 4년간 총 2000만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장학금을 몇 번 받아 그나마 빚을 줄였다. 3년간 취업 준비 끝에 지난해 여름 월 200만원을 받는 중소기업에 취업했지만, 첫 월급을 받는 순간부터 월급의 절반 가량은 은행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최대한 아껴쓰지만 친구 결혼과 출산 등으로 선물을 사야할 때는 어김없이 적자다. 김씨는 은행에서 독촉 문자가 올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며 연체가 될 때마다 신용도가 점차 깎이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월세, 식비, 교통요금 등에다 한달에 100만원 정도의 용돈을 쓰다보면 연체되기 십상이다라고 말했다. 친구들은 취업 후 1년간은 자유를 만끽하며 맛있는 것 먹고 다니고 외모 가꾸기에 열중이어서 월급을 다 쓴다지만, 김씨는 취미생활이나 자기계발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비싼 대학 등록금에 허덕이는 청년들을 위해 정부가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한 지 수 년이 흘렀다. 그러나 여전히 등록금은 비싸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청년들은 20대 화창한 나이부터 빚의 굴레에 빠져든다. 적자 인생의 시작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지난해 학자금 대출의 채무조정을 신청한 청년은 3만명을 돌파했다.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파산 지경에 이른 청년이 3만명을 넘어섰다는 소리다. 이 프로그램의 수혜자 평균 나이는 29세, 1인당 평균 채무액은 520만원이었다. ◇졸업이 끝이 아니다취업 재수기간 빚 늘어 대학을 졸업한 것이 끝이 아니다. 졸업 후엔 취업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발표한 4년제 대졸자의 취업 사교육 기간 및 비용 자료를 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취업 준비생들은 첫 취업까지 정규교육 외 취업 사교육에 평균 1.2년의 시간과 510만원의 비용을 들이고 있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사이의 학자금 대출을 받고 취업 준비에 수백만원을 추가로 지출하게 되면 학생들은 눈높이를 낮추게 된다. 지난해 취업 포털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대졸자 1210명 중 84.2%가 대출이 취업에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빠른 취직을 위해 '묻지마 지원'을 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57.2%)을 넘었다. 학생들은 헤어와 메이크업을 위해 많은 돈을 썼다. 외모가 취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믿음으로 성형 수술을 감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에 취업스터디, 유료 강의 등을 듣다보면 수백만원이 훌쩍 나간다는 것이다. 아껴쓴다고 해도 그렇다. 이런 상태에서 간신히 취직을 해도 마찬가지다. 1700만원의 학자금대출이 있고 월 200만원을 받는 다는 정혜승(27가명)씨는 "빚을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눈높이를 낮춰 취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월급이 적다 보니 학자금대출 갚기가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결혼하면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런 상태에서 결혼을 하면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결혼 3년차인 직장인 이지혜씨(32가명)는 "결혼을 앞두고 1억원을 대출받아 전세집을 구했는데 최근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주인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더 싼 지역으로 이사했다"며 "그동안 갚은 빚보다 전세금이 더 많이 올라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아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번 떠안은 빚은 아무리 열심히 갚아도 제자리걸음이다. 월급의 대부분을 원리금을 갚는데 쓰는 사람들이 궁지에 몰릴 경우 고금리대출에 손을 대거나 대출사기에 쉽게 노출되는 등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제2금융권 대출상품 고객만 봐도 급한 생활비나 부모님 입원비로 쓰려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며 "보통 300만~400만원을 빌려가고 대출이자는 10~20% 사이"라고 말했다. 빚이 빚을 부르는 악순환도 심각하다. 최근 서울연구원이 과다채무자 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상담자 중 72.5%인 29명이 부채를 추가로 일으켰다. 이들의 보유 대출 150건 가운데 58건, 40%가 부채상환 목적 대출이었다. 빚으로 빚을 갚고 있는 셈이다. 청년들이 과소비 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평균적으로 나이에 맞게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하고 청년들은 가난하다. 황금같은 청년기를 빚으로 시작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를 극도로 아끼는 등 국가 경제에도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빚더미에 올라선 청년들을 구제해야 하는 이유다.

청년 “사랑만으로 결혼할 수 없다”

예식장 2000만원, 다가구주택 전세 가격 9000만원, 예물 1800만원,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200만원 등 한 커플이 결혼하기 위해 총 드는 비용은 약 2억7000만원이다. 대졸자 평균 월급을 2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돈 한 푼 쓰지 않아도 결혼 자금을 모으는 시간은 약 12년이 걸린다. 현실적으로 태어났을 때부터 금수저이거나, 빠른 나이에 사업에 성공하지 않는 이상 청년에게 정상적인 결혼은 무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신혼부부 주택 공급, 저금리 대출 등 방안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실제로 결혼을 해야 할 청년들에게 와 닿는 정책이 없다. 대다수의 2030세대들은 사랑만으로 결혼할 수 없다, 결혼은 현실이다를 외치고 있는 가운데 결혼을 이제 막 준비 중인 20대 커플과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30대 신혼부부가 실제로 느끼는 결혼에 대해 알아봤다. ◇ 결혼 준비에 늘어만 가는 한숨 올 4월에 결혼 예정 중인 김 모(31남)씨와 양 모(29여)씨는 결혼을 준비할수록 한숨만 늘어간다고 했다. 결혼식장부터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과 전화 상담을 했지만 맘에 드는 예식장의 경우 사용료가 대부분 2000만원이 넘었고 소규모 예식장도 1000만원이 훌쩍 넘었다. 또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행복주택을 신청하거나, 발품을 팔며 두 사람의 회사 근처로 방을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적당한 매물을 찾지 못했다. 김 모씨는 여자친구와 3년정도 사귀다가 작년 크리스마스 때 프로포즈를 하고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며 회사를 다니면서 모은 돈을 결혼 자금으로 쓰려고 했지만 예식장과 신혼집을 알아보는 과정에서부터 돈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신혼집으로 행복주택도 알아봤지만 회사 주변에 매물이 없어 신청조차 하지 못했고, 비싼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주택 중심으로 발품을 팔며 전세를 알아보고 있지만 적당한 집을 못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양 모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예식장과 스튜디오, 결혼식 때 입을 드레스를 알아보러 다니다가 상담을 받고 나오면 가격 때문에 사소한 말다툼이 생기기도 했다며 결혼식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아 간소하게 준비하고 있지만 남자친구는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걸 하길 원하고 나는 그래도 저렴한 걸 원하다 보니 의견 충돌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을 준비하기 전에 먼저 결혼한 회사 선배에게 결혼 준비 과정을 물어본 적이 있다며결혼식을 조촐하게 한다 하더라도 집까지 구하려면 최소한 1억원은 넘게 들것이라는 말이 이제야 실감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3년 넘게 사귀면서 같이 일도 열심히 하고 결혼을 위해 돈도 힘들게 모았는데 그 돈이 결혼 비용의 절반도 안되는 것 같다며 결국 남자친구와 상의한 후 대출을 받아야할 것 같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 주말까지 일해도 출산은 꿈도 못꾼다 결혼한지 막 1년이 되어가는 신혼부부 박 모(30남)씨와 유 모(30여)씨는 결혼 전부터 주변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큼 서로에게 애틋한 동갑커플이었다. 결혼해서도 서로에게 힘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팍팍한 살림 탓에 말다툼이 잦아졌다. 남편 박 모씨는 주말에도 출근을 하다 보니 유 모씨와 함께 있는 시간이 크게 줄었고, 서로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이 다르다 보니 대화할 시간이 줄어들면서 오해가 쌓여갔다. 박 모씨는 예전엔 아내와 영화를 보고 외식도 했지만 요즘은 빠듯한 생활비와 대출금을 갚기 위해 주말에도 다른 일을 하러 다니고 있다며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줄고 일 할 때는 통화도 제대로 못하다 보니 오해가 쌓여 다툼이 종종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 초부터 자녀 계획에 대해 아내랑 상의했지만 지금 형편이라면 자녀가 생겨도 문제라며 연애시절에는 돈이 없어도 사랑만으로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결혼은 현실적인 부분도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유 모씨는 남편이 주말에도 일을 시작하면서 나도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아직도 함께 있으면 좋고 애틋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린만큼 둘 다 일하기에 급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해서 아기를 키우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종종 있어 자녀계획을 남편에게 꺼내보지만 현실적인 벽 앞에 가로막히는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 결혼, 해도 문제... 안해도 문제 웨딩컨설팅 듀오웨드가 최근 2년 안에 결혼한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 비용은 2억74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5년보다 3622만원(15.2%) 늘어난 수치다. 결혼 자금 중에는 주택마련이 1억9174만원으로 총 결혼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그 뒤로 예식장(2081만원), 예물(1826만원), 예단(1832만원), 혼수용품(1628만원) 등 순이었다. 여기에 신혼여행 경비 및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메이크업 비용 등 추가 비용도 만만치 않다. 요즘 스몰웨딩이 유행하면서 결혼 비용을 간소화해 최대 30%까지 비용을 절약하는 추세지만 대출 없이 모든 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행복주택, 저금리 전세대출, 세금감면 등의 정책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지원을 받아 결혼을 해도 결국 대출이자 갚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결혼을 포기하고 혼자 사는 싱글족'과 결혼해서도 빠듯한 살림에 자녀계획이 없는 부부가 늘어나면서 출산율까지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신혼부부에게 정부의 돈을 빌려 결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타당한 비용으로 결혼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정교사로 교단에 서고 싶지만 현실은…기간제교사 ‘암담한 미래’

수도권의 한 사립대학교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김민지(가명27여)씨는 최근 발표한 2017 중등임용고시 1차 합격에서 또 고배(苦杯)를 마셨다. 이번이 4번째 도전인 김씨는 이러다가 평생 기간제 교사로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지난해 시험에서는 1차에 합격하고 2차 실기실험평가를 치렀었기에 이번에도 1차 시험정도는 무난히 합격할 줄 알았던 김씨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 중등임용고시에서는 1차에서 떨어지면서 더 이상 시험을 보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 이번이 4번째 도전인데 또 떨어지니 이제는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 지난해에는 그래도 1차는 합격했었는데... 생활비 문제 때문에 기간제 교사를 병행할 수밖에 없는데 지난해 담임까지 맡게 돼서 공부를 충분히 못했어요 ◇중등임용고시 경쟁률 평균 7.7대 1일부 과목은 20대 1 중등임용고시 경쟁률은 평균 7.7대 1에 이르고 일부 과목은 20대1까지 경쟁률이 치솟는 등 교원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5989명을 뽑는 2017년 중등 임용고시에는 총 5만3770명이 지원하면서 경쟁률이 10.8대1을 기록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교사의 꿈을 안고 사범대를 졸업한 젊은이들이 사실상 반 백수 상태로 지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임용고시 공부에만 매달려도 합격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험에 수차례 떨어지게 될 경우에는 생활비 문제는 물론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차가운 시선 때문에 보습학원 강사나, 학습지 교사 등을 전전하게 되는 임용고시생도 늘고 있다. 저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에 속해요. 아는 사람을 통해 기간제교사 자리라도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주변 동기생들 중에는 보습학원에 들어가거나 심지어는 학습지 교사로 눌러 앉는 경우도 많이 있거든요 ◇기간제 교사 중 절반 담임 맡아시험공부는 공염불 기간제교사를 하며 중등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길도 쉬운 길이 아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 자체도 힘들지만 혹시라도 담임이라도 맡게 되면 공부할 시간이 턱없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기간제 교사의 절반 정도가 담임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간제 교사 4만3472명 가운데 2만1118명(48.6%)가 담임을 맡고 있다. 2014년 1만9,969명(46.5%)보다 증가한 수치다. 담임을 맡으면 방학 기간 중 수업 연구와 교사 연수 외에도 반 학생을 관리하는 등 해야 할 업무가 많다. 절반에 육박하는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지만 이들이 정작 학교와 계약할 때는 방학 기간을 포함하지 않는 쪼개기 계약을 맺는데다 성과급과 각종 수당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 어려운 중등임용고시에 매달릴 바에는 기간제교사라도 계속 하면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정교사와 달리 계약직 신분인 기간제교사는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처우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간제교사 자리 자체가 말 그대로 기간이 정해져 있는 자리로 짧으면 1학기(6개월) 길어도 4학기(2년)를 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고용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올해로 4번째 시험에 떨어지니, 부모님 얼굴을 제대로 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죄송하고 임들어요. 그렇다구 학교를 전전하며 기간제교사를 하며 평생을 살수도 없는 상황이구요. 다른 일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배운게 이것밖에 없고 나이만 먹어서 갈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더라구요라며 하소연하는 김씨는 언제쯤 정교사라는 이름으로 교단에 설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도 가수가 되고 싶어요"

22일 프로듀스 101 프로젝트 그룹인 아이오아이 멤버들은 계약기간 1년의 활동을 각자 소속사로 돌아갔고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인 투애니원도 마지막 앨범 안녕으로 해체하게 됐다. 어렵게 가수로 성공하지만 해체되기도 쉬운 게 연예계다. 그렇다고 영원히 우리 앞에서 이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10년 전 활동했던 보이그룹 신화와 걸그룹 SES는 새로운 신곡으로 뮤직뱅크, 쇼 음악중심 등의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앞서 언급했던 그룹은 성공한 가수들이다. 현재 아이돌 및 가수로 데뷔해도 경쟁이 치열해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활동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온다. 불투명한 미래가 보여도 매년 지원자는 늘고 있어 아이돌 100만 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들 또한 장래희망으로 연예인을 상위권으로 꼽았다. 노래를 정말 좋아하는 윤민찬(22가명)씨는 가수의 꿈을 접지 않고 오디션, 케이블 프로그램 등에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컬트레이닝 학원에 다니던 윤 씨는 얼마 전 갑작스레 수강을 포기했다. 학원비가 비싼데다 더는 다닐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얹혀살기는 하지만 그동안 학원비는 아르바이트 하면서 냈어요. 하지만 계속 이 생활이 지속되다 보니 더 이상 할 필요를 못 느꼈어요 그렇다고 해서 그가 가수의 꿈을 아예 접어버린 것은 아니다.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선배와 후배들과 함께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가수로 데뷔한 것도 아니었기에 수익이 없어 아르바이트도 병행 중이지만 이 꿈을 언제쯤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낮에는 노래 연습하고 밤에는 술집에서 일하고 있어요. 좋아하는 일이니 계속 하고 있지만 여전히 언제 데뷔해 내 모습을 보여줄까 하는 생각을 하면 불안하고 초조하죠 윤 씨는 노래를 하면서 불안한 적도 있다고 했다. 3개월 전에 5개월짜리 국비지원교육을 듣고 수료까지 했지만 결국 다시 가수의 길로 돌아왔다. 현실과 타협하려고 했지만 가수가 되기 위한 간절함만 더 생겼다. 가수를 하다 보니 미래가 너무 안 보였어요. 실패도 많이 한 상태라 지쳐있었어요. 그래서 국비지원교육을 알아봤고 수료까지 했지만 그동안 해왔던 가수를 생각하면서 했던 노력이 떠올라 다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 씨가 가수로 데뷔할 기회도 있었다. 소속사가 계약금으로 500만 원만 주면 가수로 활동하는데 도움을 주겠다고 했지만 그는 끝내 거절하고 말았다. 그때 그의 집은 500만원도 없을 정도로 가난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아직도 그러세요. 그때 500만 원만 있었어도 우리 아들 가수 데뷔할 수 있었을 텐데 하시면서 한숨 쉬시죠.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미 지난 일 후회해봤자 속상하기만 하죠 윤 씨는 당시 가수 활동을 안 한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계약하려던 소속사에서 밀고 있는 연예인이 우울증으로 자살하고 말았기 때문에 회사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어 더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소속사에 잘 나가는 연예인이 있었어요. 항상 티브이에서 1순위로 그녀를 찾았죠. 회사에서는 그녀를 통해 저 역시 잘 나가는 가수로 소개시켜준다고 현혹했지만 그 일 이후 연락조차 없었죠 그렇게 산전수전을 겪은 윤 씨는 그래도 가수를 하고 싶어 한다. 가수를 시작하기에는 나이가 많지만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않고 오직 앞만 보고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가수 황치열도 34세에 케이블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매력을 노래로 승화시켜 국내에서도 알아주는 가수가 되었고 중국에도 진출한 멋진 가수가 되었어요. 저도 매력적인 가수가 되고 싶어요 예전에는 길거리캐스팅을 통해 스타가 만들어졌다. 시대가 흘러 인터넷상에서 가수 및 아이돌 지망생들을 찾고 스타성 검증을 위해 오디션 등을 통해 스타를 발굴한다. 이를 어려운 고시시험에 비유해 아이돌 고시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윤 씨도 이러한 아이돌고시를 무사히 넘기고 가수로써 성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시승기] '뼛속'부터 다른 전기차, 현대차 '아이오닉5'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와∼. 고속에서도 밟는 대로 나가네." '테슬라 킬러'로 불리는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를 타고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 부분은 고속에서의 펀치력이다. 최근 내연기관 자동차가 소위 끝물에 이르면서 '주행실력'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지만, 아이오닉5에 비할바는 아니었다. 아이오닉5 시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아이오닉5가 뼛속부터 '찐' 전기차라는 사실은 주행을 시작하면서 확실히 다가온다. 기존 내연기관은 물론 뼈대는 같고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 파워트레인만 바꾼 전기차와도 주행질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장 4635mm, 전폭 1890mm, 전고 1605mm에 3000mm에 달하는 휠베이스를 뽑아낸 아이오닉5는 크기는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SUV 투싼과 비슷하지만 휠베이스는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보다도 길다. 앞·뒤 바퀴를 양 끝까지 밀어 '황금비율'을 만들어 냈다. 얼핏 보면 달리기에 최적화된 '미드 쉽' 구조다. 실제 제로백도 5.2초에 불과하다.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무게 중심도 낮다. 덕분에 저속이나 막히는 도심 구간에서는 운전 피로가 낮고, 고속에서는 스포츠카 다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고속직진안전성은 아쉬웠지만 코너를 파고드는 실력이나 순간 가속력, 추월 가속력 등이 만족스러워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면서도 승차감을 놓치지 않았다. 주행 소음이 기존 자동차와 비교해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도 돋보였다. 스티어링 휠에서 다이얼 방식으로 변경 가능 한 주행모드도 변화에 따라 성격이 명확했다. 아이오닉5는 에코, 노멀, 스포츠 등 3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현대차 최초의 고유 모델인 '포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만 디자인도 나무랄 때가 없다. 해치백 스타일의 미래 지향적 디자인에 거리의 사람들이 아이오닉5를 힐끔 쳐다보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파라매트릭 픽셀 헤드램프는 아름다워보이기까지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이숙해지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지만 역시 첨단 이미지를 부여한다.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도 어색하긴 했다. 지붕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 있는 비전 루프는 기존 내연기관차에도 흔이 탑재되지만 아이오닉5는 전기차라서 그런지 미래 지향적 기술로 다가왔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실내 구성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대형 세단에 버금가는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유니버셜 아일랜드'는 가장 독특하다. 움직이는 센터콘솔로 최대 140mm까지 뒤로 밀어 1열과 2열 공간을 상황에 따라 연출할 수 있고, 넉넉한 수납공간도 마련됐다. 12인치 클러스터와 12인치 인포테인먼트는 하얀색 테두리로 포인트를 줬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시인성이 우수했다. 아이오닉5를 거대한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은 체험해보지 못했지만 캠핑에서 아주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기능이다. 반자율주행 기술도 최고 수준이다.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를 놓고 실망하는 이들도 있지만 막상 타본 아이오닉5는 그 부분에서도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시승차는 롱레인지 2WD 모델로 공인된 1회 충전거리는 401km로, 경쟁 모델로 지목됐던 테슬라 모델 Y보다 짧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수준급의 회생제동력을 발휘해 실제 전비는 훨씬 좋았다.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18분만에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것도 아이오닉5의 경쟁력이다.

'주택 비전문가'로 채워진 국토부…기재부 등 외부 인사 투입

[아시아타임즈=김성은 기자] 국토교통부 장관과 그 산하 공기업 사장에 기획재정부, 국세청, 금융 분야 인사 등 국토부 외부 전문가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번 인사는 LH 투기사태 등 국토부 안팎의 잡음이 이어져 조직혁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내부 인사보다는 외부 인사가 적합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권 임기 말 기재부와 연관된 부동산 세제 관련 대책에 기재부 및 금융전문가를 앉쳐 좀 더 빠른 속도의 대책 실행을 유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6일 국회 등에 따르면 내달 4일 노형욱 국토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노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출신의 '예산 전문가'로 통한다.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예산처, 보건복지부 등을 거쳤다. 이후 복귀한 기재부에서 행정예산심의관, 사회예산심의관 등 예산실 주요 보직을 맡은 바 있다. 경제 관료인 노 내정자가 국토부 장관 자리에 오르는 것에 대해선 업계에서도 쉽게 예상치 못했다. 현재 국토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투기 근절이라는 큰 과제를 풀어야 하는 만큼 부동산 분야 전문가 등이 올 것으로 관측됐다. 노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주택 비전문가'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이 설계한 2.4대책을 이어받아 실질적인 주택공급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 하지만 노 내정자는 국무조정실에서 4년 가량 업무를 수행한 만큼 국정 이해도와 조율 능력이 높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에 임명된 후 2018년 국무조정실장으로 지난해까지 근무했다. 노 내정자는 "국토부 소관 사항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걱정하시는 바를 잘 알고 있으며, 국민의 주거 안정과 부동산 투기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는 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임명됐다. 김 신임 사장은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해 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8년에는 서울지방국세청장과 2019년 국세청장을 지내기도 했다. 2만여명 규모의 거대한 국세청 조직을 운영하면서 부동산 투기 근절, 국세 행정개혁 등 세정분야에서 실적을 쌓은 김 사장의 경험이 투기 사태로 수술대에 오른 LH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 역시 주택이 주분야는 아니다. 이에 국토부의 오른팔로 2.4대책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할 LH를 이끄는 것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에는 권형택 전 김포골드라인 운영주식회사 대표가 지난 23일 취임했다. 권 신임 사장은 기재부 등 관료 출신은 아니지만 우리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 상무, 씨나이자산관리(C9 AMC)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인천광역시 투자유치고문, 미단시티도시개발 부사장, 서울도시철도공사 전략사업본부장도 역임했다. 권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HUG의 내실 강화와 더불어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강조하며 윤리경영을 공언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권 임기 말 정부에선 새로운 정책 시도보다 내부 기강을 잡고, 남은 정책들을 잘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둔 것 같다"고 인사에 대해 평했다.

중금리대출 35조원…포퓰리즘에 멍든 금융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금융권에 대한 정치권의 생색내기 제도가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서민들의 지원을 위해 중금리 대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고, 여당에서는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은 원리금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중이다. 금융권은 4.7재보궐선거 패배 원인이 정말로 금융권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금융권이 멍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금융권의 중금리대출 요건을 낮추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중금리대출 공급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민간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해 중·저신용층에 공급되는 모든 중금리대출를 통계로 집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신용점수 하위 50%(기존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에게 실행되고, 금리상한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비보증부 신용대출이라면 중금리대출 실적으로 인정받는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중금리대출로 인정되는 금리상한도 낮췄다. 은행의 경우 10%에서 6.5%로, 상호금융은 12 8.5%로, 카드사는 14.5%에서에서 11.0%로 인하했다. 금융위는 올해 약 200만명에게 32조원, 내년에는 약 220만명에 35조원의 중금리대출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은행권의 공급 확대를 위해 중금리대출 공급액 일부를 가계부채 증가율 계산시 예외로 인정해주고, 실적을 경영실태 평가에도 반영하기로 한 만큼 실적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대출 원리금을 탕감하는 법도 추진되고 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대표 발의한 '은행법 개정안'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개정안'은 재난시 정부 방역조치로 소득이 급감한 이들에게 대출 원금 감면 등을 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은행법 개정안은 '재난으로 인해 영업 제한 또는 영업장 폐쇄 명령을 받거나 경제 여건 악화로 소득이 현격히 감소한 사업자 또는 그 사업자의 임대인은 대통령령에 따라 은행에 대출원금 감면, 상환기간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을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신설했다. 이를 위반한 은행에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금소법 개정안은 금융위가 '금융상품판매업자'에게 '금융소비자' 보호방안을 마련하도록 명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었다. 은행법과 비슷하지만 적용 대상이 은행 외 다른 금융기관으로 확대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제한 등의 조치로 소상공인의 경제난이 가중됨에 따라 이자 상환 유예 등의 조치로 사회 안전망을 보완하자는 게 개정 취지다. 법안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상정돼 상임위 차원의 논의가 진행중이다. 금융권은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금리대출의 확대 및 원리금 상환유예, 탕감은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것이다. 우선 금융권은 정부가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금융권이 자율적으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공급계획을 발표하고 실적을 공시하도록 하는 것은 금융회사들에게 줄세우기를 시키도록 해 반강제적으로 대출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금리대출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연체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데, 여기에 외적 환경변화로 원리금을 탕감시키도록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은행의 건전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고, 다른 금융소비자로의 비용 전가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봤다. 원리금 감면도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금소법은 금융상품 판매·자문에 있어 금융회사에 비해 정보나 협상력이 불리한 소비자를 보호하는 취지로 제정된 것으로, 재난 등 외적 환경변화에 따른 지원조치를 규정하는 것은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은행연합회도 "은행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지 않아 여당이 심판 받았다는 생각에 은행을 더욱 쥐어짜는 포퓰리즘 정책들"이라며 "금융지원에 대한 생색은 정부가 내고 그 책임과 피해는 고스란히 은행에게만 전가시키려 하는 인식은 바뀌질 않는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