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 토크] 현대차 노조는 대한민국의 '왕따'가 될텐가

천원기 기자 / 기사승인 : 2019-02-21 11: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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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이 평화시장에서 시다로 갓 취직했을 때 동료와 함께 한 모습. 뒷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전태일이다. (사진=전태일재단)
전태일이 평화시장에서 이른바 '시다'로 갓 취직했을 당시 동료들과 함께 한 모습. 뒷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전태일. (사진=전태일재단)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1970년 11월 13일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 앞, 젊은 청년이 분신(焚身)하며 절규했지요. 그는 자신의 몸에 석유를 끼얹으며 외쳤지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결단코 물러서지 말고 싸워야 한다."


그가 바로 '전태일'이지요. 그는 당시 평화시장에서 봉제사로 근무했지요. 하루 15시간을 꼬박 일하고 그가 받은 일당은 고작 50원에 불과했다고 하네요. 당시 차 한 잔이면 없어질 돈이었지요.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라며 자신의 몸에 석유를 끼얹는 순간, 스물두 살 젊은 청년의 머릿속은 만감이 교차했으리라 생각되네요. 그는 아직까지 한국 노동계의 '정신적 지주'로 추앙받지만 그의 꿈은 참으로 소박했다는 생각이 들지요. 어찌 보면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가혹한 노동환경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을 지도요.


지금은 어떨까요. "당당한 노조!", "투쟁하는 노조!", "승리하는 노조!" 현재 노동계의 핵심 세력인 현대자동차 노조의 설립 취지쯤 된다고 하네요. 전태일이 사망한 지 40년이 흘렀지만 '선동적 구호'는 비슷하지요.


그러나 노동운동을 혁신하는 계기가 됐던 전태일의 구호와 달리 현대차 노조의 잇단 파업은 어떤 감동도, 설득력도 없다는 것이 대중들의 평가이지요. 연봉이 1억원에 달하는 이들이 이런 구호를 외칠 때에는 오직 '우리만은 살아야 한다'는 이기주의가 발동할 때이니 말이지요.


임금을 낮춰 청년고용을 늘리는 '광주형 일자리'를 반대하는 이유가 대표적이지요.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이미 최종 승인이 떨어진 광주형 일자리를 무산시킬 목적으로 '3년 투쟁'을 선포했지요. 물론 '총파업'이란 엄포도 놨지요. 신규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면 자신들의 임금도 깎일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나온 집단행동인데, 최근에는 팰리세이드의 증산 문제를 놓고도 사측과 대립한다네요. 회사의 경영문제까지 간섭하는 현대차 노조의 힘은 이렇게 막강하지요.


더 나쁜 점은 정부가 마련한 토론의 장에도 나오지 않은 채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태도이지요. 현대차 노조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에도 '불참'을 통보했지요. 민주노총이 반대하는 탄력근무제 확대가 합의되자 역시나 예상을 빗나가지 않네요. 또다시 총파업을 논의한다니 말이지요. 현대차 노조와 관련된 기사에는 악플의 수위가 상상을 초월하지요. 노동계 내부에서조차 "함께 살아가는 인간다운 삶이란 노동운동의 대의를 벌인지 오래"라는 비판이 쏟아지지요. 스스로 대한민국의 '왕따'가 되어가는 건 아닌지 씁쓸해지네요. 이제는 제발 초심으로 돌아가 자화상이라도 한번 그려보실 것을 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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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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