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직 ‘이명희·조현아’ 한진 모녀, 대한항공 여전히 '사유화?'

김영봉 기자 / 기사승인 : 2019-06-14 17: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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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 ‘이명희·조현아’ 한진 모녀, 법정 출석에 수차례 대한항공 직원들과 동행
전문가들, 총수일가의 회사재산 사유화는 '불법'...조원태 회장 처벌도 가능
대한항공 측, "입장없다"일축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무직입니다. 49년생입니다. 직업은 없습니다."


법정에서 한결같이 자신들의 직업을 ‘무직’이라고 소개한 한진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여러 차례 대한항공 직원들의 경호를 받으면서 법원에 출석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들은 그룹 내 어떤 직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총수일가라는 이유만으로 대한항공 직원들을 사적으로 동원하거나 경호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업 사유화 등 불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인천세관은 이들 모녀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대한항공 항공기와 직원 등 회사 자원을 사유화해 밀수입 등 범죄에 이용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밀수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진가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13일 인천지법에 출석한 가운데 대한항공 산업보안팀 장모 상무(빨간색 원)의 경호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아시아타임즈가 13일 밀수혐의로 기소된 한진가 이명희 전 이사장이 인천지법에 출석한 과정을 지켜본 결과, 이 전 이사장은 재판이 열리는 316호까지 대한항공 직원들의 경호를 받았다. 취재결과 이 전 이사장을 경호한 한 직원은 대한항공 산업보안팀 장모 상무로 확인됐다.


장 모 상무는 이 전 이사장이 인천지법에 출석하기 30분 전부터 포토라인 부근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어 이날 오전 9시 50분경, 이 전 이사장이 검정색 세단을 타고 법원으로 들어오자 장 모 상무는 차량 앞으로 다가가 이 전 이사장을 재판이 열리는 316호까지 안내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의 경호는 재판이 끝나서도 이어졌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재판이 끝나고 법정에서 나와 차량까지 이동하는데 장 상무는 줄곧 옆에 붙어서 밀착 경호를 했다. 이날 장 모 상무이외에도 지난 3일 국제항공운송협회 연차총회 당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던 대한항공 직원도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대한항공 직원들의 총수일가 경호는 이날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16일 관세법 위반으로 인천지법에서 재판을 받을 당시에도 대한항공 직원들은 총수일가의 법정 출석을 경호했고, 필리핀가사도우미 관련 재판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도 장 모 상무가 이명희 전 이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법정에 들어설 때와 나갈 때까지 근접 마크를 했다.


문제는 이들 모녀가 대한항공 내 아무런 직책이 없다는 대목이다. 특히, 대한항공 항공기와 직원 등 회사 자원을 사유화해 밀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음에도 불구, 여전히 대한항공 직원들을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16일 밀수혐의로 재판을 받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법원 밖으로 나오고 있다. 사진은 조 전 부사장이 대한항공 산업보안팀 장모 상무의 경호를 받으며 나오는 모습.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전문가들, 총수일가의 회사재산 사유화는 불법...조원태 회장 처벌도 가능


전문가들은 직책이 없는 총수일가가 회사의 자산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총수일가라는 이유로 회사 직원들이 동원되거나 경호한다면 이는 불법이다”며 “기업이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당연히 근거가 있어야 하고, 지출은 그 기업의 영업활동에 필요한 것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어 “그 외에 것은 모두 다 배임이나 횡령에 들어간다”며 “이런 사항은 처벌도 가능하다. 다만 총수일가가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대표가 처벌 받는다”고 지적했다. 즉 대한항공의 대표 조원태 회장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회사라는 것은 개인소유물이 아니다. 특히 주식회사는 주주들과 경영진, 노동자 모두의 공동소유다”며 “비록 오너가 회사를 창립하고 성과를 낸 것에 대해서는 존경을 받겠지만, 회사를 내 것처럼 마음대로 사용하면 불법이고, 배임 및 횡령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도 “개인이 지불해야 할 비용을 회사 돈으로 지불한 것이기 때문에 배임이나 횡령이 될 수 있다”며 “회사의 인력은 회사의 비용으로 지출되는 만큼 개인에게 쓰여 졌다면 불법소지가 크다”라고 해석했다.


법정에서 한결같이 자신들의 직업을 ‘무직’이라고 소개한 한진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여러 차례 대한항공 직원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법원에 출석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위쪽 사진은 대한항공 직원들이 13일 오전 인천지법에서 이명희 전 이사장을 기다리는 모습. 아래 왼쪽은 이명희 전 이사장이 대한항공 직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인천지법 316호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모습, 아래 오른쪽 사진은 지난 3일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 연차 총회 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경호하는 대한항공 산업보안팀 장모 상무 모습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대한항공 내부 직원은 “산업보안팀은 회사의 외각경비, 시설경비, 정보보안 등의 업무가 주 역할이다”며 “회사 내 아무런 직책이 없는 총수일가를 보필하는 것은 업무상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은 “여전히 그런 광경을 보면 이명희씨를 비롯한 총수일가가 공공재인 기업을 개인 사유물 이상의 수단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기본 의식이 그대로 보이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한항공을 사회적 기업으로 보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이윤추구를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이런 위법행위가 총수일가에 만연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법에서 항상 면죄부를 주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를 점점 잃게 만든다”고 재벌에 관대한 사법부를 꼬집기도 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총수일가를 호위한 것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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