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제재 견뎌내면 더 큰 기회 올 수도"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19-06-17 13: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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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CES 아시아 2019'의 화웨이 전시장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최근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화웨이가 이러한 압박을 어느정도 견뎌낼 수 있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아세안과 유럽, 아프리카에서의 화웨이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때문이다.


특히 아세안 국가는 대체로 화웨이에 호의적이다. 말레이시아, 미얀마, 캄보디아는 화웨이 5G 서비스 협약을 체결하거나 화웨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태국은 지난 11일 화웨이 5G 테스트베드(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능을 시험하는 설비) 운영을 시작했다. 필리핀과 싱가포르도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을 거부하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갈등하던 인도도 곧 화웨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도 화웨이와 오히려 밀착하거나 전면금지는 피하는 모습이다.


스페인은 이번달부터 화웨이 5G 서버를 소개하고, 이탈리아는 화웨이를 특별히 차별하지 않기로 했다. 독일은 해외 통신사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영국은 화웨이를 비핵심기술 분야에만 허용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에서만 화웨이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국가들도 최근 화웨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미국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 현지매체 ‘아프리카 뉴스’에 따르면 아프리칸 유니온(AU)이 지난달 31일 화웨이와 브로드밴드,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5G, 인공지능(AI) 등 5개 분야에서 상호협력을 강화하는 MOU를 체결했다. 가이 지비 아프리카 중동지역 기술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아프리카에서 5G 기술은 보편적이지 않다”며 “다만 4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이는 미중 무역갈등과 큰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치상으로도 드러난다. 시장조사분석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삼성전자(29.47%), 화웨이(25.39%), 애플(14.74%) 등이 높았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은 출하량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6.82%, 22.73% 감소한 반면, 화웨이는 무려 66.13% 증가해 아프리카 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비용 측면에서 화웨이가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국제사업자통신단체 GSMA는 “유럽이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한하면 620억 달러(한화 약 73조4266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5G 기술 도입은 18개월 지연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안보전략분석 전문기관 스트래트포 역시 “유럽은 4G 네트워크 시절부터 화웨이와 긴밀하게 협력해왔다”면서 “화웨이 5G 기술을 통해 가장 빠르면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 유럽은 화웨이와 협력 관계를 이어나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퇴출 위기인 화웨이는 자체 OS인 홍멍을 가지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홍멍의 사용을 강요하면 오히려 화웨이에게 큰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옹 캄 파이 홍콩중문대 교수는 “자유시장경제에서 사기업은 불확실성이 높아 새로운 제품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지만 중국처럼 정부가 사기업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국가는 다르다”며 “만약 중국 정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게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OS인 훙멍을 쓰도록 압박하면 6개월 안에 훙멍이 구글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OS를 이용할 수 없다면 당장 피해를 보겠지만 시간이 흘러 홍멍을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늘어나게 된다면 오히려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화웨이는 안드로이드 OS를 이용하고 있지만 국가안보 보호차원에서 구글 크롬, 구글 맵, 유튜브, 지메일, 페이스북, 왓츠앱 등 서비스는 제한되어 있다. 사실상 중국인 소비자들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바이두, 가오더 맵스, 위챗 등을 주로 이용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미국 기업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입장에서는 거대한 중국 시장을 영구적으로 잃어버릴 가능성도 있다. 만약 안드로이드에서 훙멍으로 이동하는 중국인 소비자가 많아지고, 훙멍이 미국 어플리케이션을 허가하지 않는다면 미국 기업도 이윤과 손실을 저울질해야 한다. 이러한 피해는 중국에 한정되지 않아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아세안 국가에도 적용되고, 구글이 아닌 중국의 앱스토어를 이용하는 유럽인은 5000만 명에 달한다.


한편, 미 상무부는 미국 기업의 중국 화웨이 거래 제한을 90일 동안 연기하고, 임시허가 면허를 발급하는 등 유예 기간을 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은 화웨이 제재에 따른 미 연방기관과 제품 납품업체들의 조달 대란을 우려해 법시행 유예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달라는 서한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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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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