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뷰티'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중국에서 고전하는 까닭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19-06-18 14: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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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브랜드를 소개하는 화면 (사진=아모레퍼시픽 홍콩 공식 홈페이지 캡쳐)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케이 뷰티’로 대표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사드 갈등’으로 인한 한국 브랜드 반감, 중국 자국 화장품 브랜드의 도약, 다양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중국인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등의 원인으로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사드 갈등’ 이후 한국 브랜드에 대한 중국인 소비자의 반감이 강해지고, 중국 자국 화장품 브랜드가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등 환경이 변하면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3년 배우 전지현이 출연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 립스틱’이 히트를 치고, 다음해 1분기 한국의 대중 립스틱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무려 320%나 증가하는 등 ‘케이뷰티’는 중국 시장에서 큰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현재 ‘케이뷰티’의 인기는 예전만하지 않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한국 화장품의 대중 수출액 증가율은 20%에 그쳐 지난 5년 간 평균 수출액이 6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수출 모멘텀이 크게 약화됐다.


또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국내 시장에서도 상황이 좋지 않다.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라네즈 등 33개 화장품 브랜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2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70억원보다 31% 감소했다. 또한 ‘사드 갈등’이 발생한 이후 중국 정부가 중국인의 한국 여행을 다시 허용한 뒤에도 여행객 유입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판매는 15% 줄었다.


손성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수출시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중국 화장품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지역소비패턴과 트렌드도 변하고 있어 ‘케이뷰티’는 예전만큼의 흥미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콧 신 뷰렌코리아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사드 갈등‘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며 “한국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거나 많은 중국인 소비자가 한국 브랜드에 등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허보리스트, 이노허브, 칸스 등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미국의 프록터앤드갬블과 존슨앤드존슨, 프랑스의 로레알 등 다국적 브랜드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칸타르에 따르면 중국의 전통 약초를 이용해 화장품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 바이췌링은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화장품 브랜드로 꼽혔다. 또한 컨설팅업체 가트너 L2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원산지가 표기된 중국 화장품 브랜드의 지난해 이윤은 전년보다 50%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인 소비자가 자국 화장품 브랜드를 더 많이 이용하는 배경에는 단순히 품질과 가격 경쟁력 외에도 문화적 자부심과 내셔널리즘도 작용했다.


홍콩 소재 중국 소비자 분석기관인 체리 블로썸의 에밀리 구오 연구원은 “중국인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자부심을 드높이고 감정적으로 고취될 수 있는 자국 브랜드들을 찾고 있다”며 “또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비슷한 스타일을 추구하도록 만들어 다양성이 부족하지만 해외로 여행을 떠나거나 유학을 갔다 온 중국인이 많아지면서 개인의 다양한 스타일을 중시하는 등 시장 선호도 자체도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브랜드보다 다양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일본 화장품 브랜드는 중국 시장에서 괜찮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의 지난해 판매액은 97억 달러로 8.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4.7% 늘었다. 특히 전체 해외 판매액 중 17.4%는 중국에서 발생했고, 이는 전년동기대비 14.4% 증가한 수치다.


구오 연구원은 “중국인 소비자에게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반듯하지만 다소 인위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며 “이러한 스타일은 개인의 다양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중국인 소비자의 주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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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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