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매각에 또 혈세?…산업은행 인센티브 논란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19-07-15 16: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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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매각 성공시 경영진에 최고 '45억' 인센티브
"공적자금 회수도 절반 이상 못하면서"…적정성 논란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산업은행(이하 산은)이 자회사인 KDB생명 매각을 위해 KDB생명 경영진에게 최대 45억원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번번히 실패한 매각을 이번엔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국책은행이 골칫거리 자회사를 보내기 위해 혈세를 또 낭비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매각에 성공할 경우 사장에게 최대 30억원, 수석부사장에게 최대 15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올려 통과시켰다. KDB생명의 매각 가격에 따라 사장에게는 5억~30억원을, 수석부사장에게는 사장의 50%(2억5000만~15억원)를 성과보수로 제시한 것이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기업에서 이처럼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걸 회장은 최근 백인균 부행장을 KDB생명 부사장으로 보냈다. 백 부사장은 그동안 산은에 재직하면서 금융권 안팎에 넓은 인맥을 쌓았다는 점에서 매각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평가받았다.


KDB생명은 산은에게 빨리 헤어지고 싶은 기업이다.


2009년 산은 PEF의 출자로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금호생명을 인수한 생명보험사다. 당시 금호생명은 금호그룹의 무리한 외형확장의 여파로 경영난에 시달렸으며, 보험설계사들의 대규모 이탈과 보험계약 해지가 급증하면서 자본적정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결국 산은이 6500억원을 투입해 품에 안았으며 정상화에도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산은의 민영화 중단에 KDB생명은 산은의 품을 떠나야 했다. 하지만 영업력이 약해진 중소 생보사에 욕심내는 주체들이 없었다. 2014년 두차례 매각 실패 이후 지난해 3번째 매각 시도도 불발됐다. 매각 추진으로 KDB생명은 더욱 험난한 길을 걸어야 했다. 설계사들은 물론 본사 임직원들까지 줄줄이 회사를 떠났고, 그만큼 경쟁력은 더욱 약화됐다. 이로 인해 산은은 KDB생명에 자본을 계속 태워야 했다.


때문에 이번 KDB생명의 매각 성공보수는 연내 매각을 결정지으려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이동걸 회장은 그동안 "KDB생명은 인수하지 말았어야 할 회사였다"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번 인센티브 제공은 산은에 또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인센티브 규모에 대한 적정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KDB생명에 쏟아부은 혈세의 절반 이상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공적자금 회수라는 목적이 아닌 '매각'만을 보겠다는 꼴이다.


이미 그동안 산은이 KDB생명에 유상증자 등으로 쏟아부은 혈세도 만만치 않다. 산은이 KDB생명 매각으로 회수해야 할 자금은 약 1조15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KDB생명의 현 기업가치는 약 5000억원에 불과하다. 매각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6000억원 이상의 자금회수가 불가능하다.


인센티브 자체도 결국 국민의 혈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유상증자 등으로 산은의 지원으로 연명해온 KDB생명이 경영진에 지급하는 돈도 국민의 혈세이며 고객의 돈이라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민영 기업의 경우 매각 성공보수로 인센티브를 받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산은이 이미 투입된 혈세도 모두 회수하지 못하면서 매각을 위해 돈을 더 쓰겠다는 모습은 혈세를 자신들의 돈으로 보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공적자금 회수에 많은 비판받아왔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듯한 이같은 행보는 혈세로 운영되는 국책은행으로서의 자세가 결여되고 있다고 지적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매각 성공시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이사회 의결이 이뤄진 것은 맞지만 무조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성공보수 도입은 매각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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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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