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법 시행…항공업계 '갑질' 사라질까

김영봉 기자 / 기사승인 : 2019-07-15 14: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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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정신적 고통 주는 행위 금지
'기대 반 우려 반'…"실효성은 의문"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10명 중 7명 이상은 갑질뿐만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추락하는 항공사 노동자들의 삶, 무엇 때문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명숙 상임활동가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항공업계 내 갑질 및 괴롭힘의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그로부터 약 7개월이 흘렀다. 물컵갑질, 욕설, 휴가 및 복지제한 등 항공업계의 갑질 및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후 오는 16일부터 직장에서 괴롭힘이나 갑질을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본격 시행된다.


항공업계는 이번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에 따라 취업규칙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 직장 내 괴롭힘에 어떤 유형이 적용되는지 직원들에게 안내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이미 이 법안이 시행되기 전부터 시행하는 항공사도 있고, 시행을 얼마 앞두고 완료한 항공사도 있었다. 직원들은 시행에 앞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 내기도 했다.


지난해 대한항공 직원들의 갑질규탄 촛불집회 모습(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지난해 대한항공 직원들의 갑질규탄 촛불집회 모습(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항공사, '취업규칙 변경' 완료...금지법 내용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은 사용자나 노동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이용해 다른 노동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컨대 많은 사람들 앞에서 혹은 온라인 등에서 모욕을 주는 말을 뱉거나, 특별한 사유 없이 휴가나 복지를 쓰지 못하게 압박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또 일이 끝난 후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하거나, 회식강요, 음주강요를 하면 법에 위배된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할 경우 이를 조사하고 피해 직원의 희망에 따라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등 적절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 만약 직장 내 괴롭힘 발생사실을 신고하거나, 피해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미 대한항공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에 앞서 취업규칙에 반영했고, 직원들에게 관련 법안을 알리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LCC 등은 법 시행에 앞서 해당 내용을 취업규칙에 반영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부터 취업규칙에 반영했고, 이미 시행하고 있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일부터 적용하고 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이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을 인사팀을 통해 전팀에 전파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도 "취업규칙에 반영하고, 인사정보시스템에서 신고 접수할 수 있도록 했다"며 "관리자 급에게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예방교육을, 임직원들에게는 관련 내용을 연 1회 교육 사이트를 통해 강의를 듣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각 항공사)

◇항공사 직원들 ‘기대 반 우려 반’...“실효성 있을까요?”의문


항공사 직원들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대해 반신반의 하고 있다. 법안 시행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법안 내용이 포괄적이고 판단근거가 애매모호해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A 항공사 직원은 "그동안 항공업계에서 벌어졌던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은 10명 중 7명은 겪었을 정도로 상당히 심각한 수준 이었다"며 "법안이 시행된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법 시행에 따라 상사들이 이 법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조금 더 직원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냐"면서도 "과거 사례를 봤을 때 회사가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예컨대 괴롭힘을 당했다고 회사에 신고를 했을 경우 직장 상사가 친기업적 성향이고, 신고자가 회사에 낙인이 찍혔던 인물이면 적절한 조치대신 오히려 인사보복을 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은 "이 법이 시행됨으로서 긍정적인 측면은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을 줄일 수 있다는 토대가 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법이 완벽하게 (갑질 및 괴롭힘을 근절할 수 있도록)적용되는 것이 아니어서 아쉬운 점이 크다"며 "처음 시작부터 노동자나 약자를 위한 권리보장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솔직히 실효성 측면에서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외국처럼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처벌한다' 혹은 '강등을 당하면 안된다' 등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고, 법안이 상당히 포괄적이라는 얘기다.


송민섭 대한항공직원연대 부지부장은 이 법안이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부지부장은 "법 시행 후 신고를 했을 때 처벌을 받을 수 있겠지만 뒤 따라 오는 보복들, 즉 인사고과 등의 우려는 여전하다"며 "법이 제도적 장치로 직장 내 괴롭힘을 줄여주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이 사회의 인식이 그에 걸맞게 발전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회사와 직장인들 스스로가 갑질 및 괴롭힘을 당하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 잡혀야 이 법안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직장 내 교육은 물론, 더 나아가선 초·중·고 교육에서부터 이런 내용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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