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태한 삼바 대표 영장 또 기각...검찰 무리한 수사 한계 부딛치나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07-21 16: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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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김태한(62)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대표의 구속영장이 20일 또 기각됐다.


김 대표에 대한 영장 기각은 이번이 두 번째다. 법원은 지난 5월 25일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김 대표에 대해 청구된 첫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게다가 이번 구속영장은 검찰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에 착수한 이후 증거인멸이 아닌 분식회계 혐의로 청구한 첫 사례라, '본류' 수사에 속도를 내던 검찰 수사에 타격이 예상된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약 3시간30분간 김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이날 오전 2시30분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명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성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수집되어 있는 점, 주거 및 가족관계 등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20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관계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25일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기각된 뒤 두 번째로 영장이 기각됐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20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관계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25일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기각된 뒤 두 번째로 영장이 기각됐다.

김 대표와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삼성바이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54) 전무, 재경팀장 심모(51) 상무의 구속영장도 모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등의 사유로 기각됐다.


김 대표 등은 미국 합작사인 바이오젠이 가진 콜옵션으로 인한 부채를 감추다가 2015년 말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졌다며 회계 처리 기준을 바꿔 장부상 회사 가치를 4조5000억원 부풀린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등을 받는다.


검찰은 2016년 11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역시 거짓 재무제표로 이뤄진 만큼 위법하다고 보고 구속영장에 범죄사실로 적시했다.


김 대표는 상장된 삼성바이오 주식을 개인적으로 사들이면서 매입비용과 우리사주조합 공모가의 차액을 현금으로 받아내는 방식으로 28억여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도 받는다.


김 대표는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한 적법한 회계처리를 한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일부 미비점이 있었더라도 자신은 회계 전문가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관여한 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회사 성장 기여에 대한 정당한 성과급"이라며 "주총 의결 등 필요한 절차도 다 밟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이 같은 김 대표의 주장을 인정함에 따라 검찰의 분식회계 관련 혐의 규명 계획도 일부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임직원 8명을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한 검찰은 최근 사건 '본류'에 해당하는 분식회계 수사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분식회계 혐의로 청구한 첫 영장부터 불발되며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혐의의 중대성, 객관적 자료 등에 의한 입증의 정도, 임직원 8명이 구속될 정도로 이미 현실화된 증거인멸, 회계법인 등 관련자들과의 허위진술 공모 등에 비춰 영장 기각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추가 수사 후 영장 재청구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김 대표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의 연관성을 추적하는 데에도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검찰이 김 대표의 신병을 확보한 이후 최지성(68)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전·현직 그룹 수뇌부들을 소환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의 분식이 2015년 9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출범한 통합 삼성물산의 분식회계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유리한 승계 구도를 만들려는 '큰 그림' 속에서 삼성바이오 분식이 이뤄졌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병태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논란의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재판을 말한다'를 주제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검찰이 콜 옵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금융당국의 판단을 기초로 분식회계를 단정한 채 무리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와 더불어 삼성바이오에 대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인 금융당국의 행태가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3년간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 입장을 수차례 번복하면서 검찰이 분식회계를 단정짓고 수사를 진행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이 자리에서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증권선물위원회 판단에 대한 삼성바이오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 상황임에도 검찰이 이를 무시한 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 무리한 수사"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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