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토크] LG화학-SK이노, 지금이 싸울 때 인가

조광현 기자 / 기사승인 : 2019-08-23 16: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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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아시아타임즈=조광현 기자] 치열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끼리 협업하고 전력을 다해도 모자란 판에 집안싸움의 서막이 울렸습니다. 바로 국내 1위 배터리 제조업체인 LG화학과 3위 SK이노베이션 얘깁니다.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전지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2017년을 기점으로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다량 유출된 구체적인 자료들을 발견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로 제소했지요.


물론 SK이노베이션은 근거 없는 발목잡기라며 펄쩍 뛰며 국내법원에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 손해배상을 청구했죠. 또 특허침해 소송을 추가로 제기하기로 내부 방침까지 정해졌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더군요.


양사 간 소송전을 보고 있자니 아쉬움이 큽니다. 감정싸움이 격화되면서 불필요한 소송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요.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소모적인 법정공방이 이어질까요.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영업비밀 유출이 있었는지를 따지려면 두 회사 모두 배터리 관련된 기술을 제출하게 될테고요. 이 과정에서 혹여나 있을 수 있는 기술 유출 우려도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양 사가 치열한 감정싸움을 지속할 수록 뒤켠에서 웃고 있는자는 반드시 생길테고요.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 상황을 봅시다. 이미 중국과 일본 업체는 무서운 기세로 앞서 달리고 있지 않습니까. 자칫, 우리 기업끼리 싸우다가 더 큰 것을 잃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기술개발과 판매에만 전력투구해도 모자랄 판에 나친 소송전으로 경쟁국만 유리해 지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깁니다.


실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국내서 각각 1위와 3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놓고 보면 이들 기업의 점유율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한번 봅시다. 중국의 CATL이 26.4%, 일본의 파나소닉이 23.7%를 차지하며 전체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고하 있지요. 이에 비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12.8%, 2.4%에 불과합니다.


흔히들 전기차 배터리를 제 2의 반도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인데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향해 소송을 제기한 이유도, SK이노베이션이 맞소송에 나선 이유도 충분히 이해 됩니다. 어느 기업이나 개인이나 응당, 잘못이 있다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 입니다.


하지만, 잘잘못을 가리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더러 필요 경비 등도 만만치 않습니다. 설사 회사의 성장동력 중 일부를 포기하면서까지 싸워봐야 딱히 얻을 것도 별로 없습니다. 소송이란 것의 속성이 그렇다고 합니다.


지금이 어떤 시기 입니까. 양 사가 지루한 감정싸움을 조속히 걷어치우고 배터리 사업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기업의 존재이유이고 진면목 아닐까요. 우리 기업끼리 싸우는 지금 이 시간에도 중국과 일본의 배터리회사들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자사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양사는 명심해야 합니다. 이번 주 뒤끝 토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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