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토크] LG화학·SK이노, 여론전 접고 소송 본질에 집중하라

조광현 기자 / 기사승인 : 2019-09-11 11: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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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아시아타임즈=조광현 기자] “시시비비는 법원에서 가리면 됩니다. 글로벌 마켓에서의 소송은 소모전이 아닌 실력을 정당하게 입증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LG화학 관계자의 말입니다.


벌써 몇 달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특허를 두고 치열한 법정공방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양 사간 국내 여론전이 급속하게 가열되고 있습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핵심인력을 빼가면서 기술을 유출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제소했고, 이에 맞서 SK이노베이션도 자사의 배터리 특허를 침해했다며 LG화학과 LG전자를 ITC와 미국 연방법원에 제소하면서 맞불을 놓은 것인데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재계 3위와 4위의 대기업 계열사로 양 사의 소송전에 쏠리는 국민적 관심은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는데요. 그것도 유망 미래산업이자 새로운 블루오션 중 하나로 꼽히는 배터리 특허권을 둘러싼 다툼이니 만큼 향후 귀추가 주목됩니다.


법적 공방이 가열되면서 근거 없는 소문도 덩달아 양산되고 있습니다. 양 사의 소송전이 국내 배터리 업계의 악영향을 끼친다거나 중국과 일본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등의 내용이 그런데요. 일각에서는 정부가 나서 양 사간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조기 중재론까지 나왔지요.


얼핏,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습니다. 당장 기술개발과 배터리 수주에 집중해야할 상황에 소송이라는 불확실성에 집중하다보면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하지만 좀 더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런 주장들이 하나 같이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어찌보면 국민 정서에 호소하는 느낌이 들 정도니까요.


이번 소송의 핵심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자' 쯤으로 읽힙니다. 만약 기업 간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명백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누군가 나서 중재를 한다면, 이는 오히려 글로벌 기업에게 우리기업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해도 된다는 선례를 남길 수 있는 위험한 결과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건데요.


LG화학은 한국 법원이 아닌 ITC에 제소를 한 이유를 이렇게 말 합니다. 가장 최단시간 내에 결과 도출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국내에서 소송을 제기할 경우 통상 2~3년쯤은 거뜬히 소요되는 만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얘긴데요. 이를 근거로 본다면 LG화학은 '이번 소송을 장기전으로 끌고갈 생각이 없다' 쯤으로 해석되더군요.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면 신속하게 결과가 나오는 ITC를 통해 이를 명백히 밝혀 자체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된다고 말합니다. 반면, 잘못이 인정된다면 이를 인정하고 양 사가 진지하게 대화를 통해 정당한 보상을 논의하면 그 뿐이란거지요.


사실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고 핵심역량이 확보돼야 기업이 기술력 확보를 위해 투자한다는 대전제에 동의합니다. 양 사는 감정전으로 치닫기 쉬운 소모적인 국내 여론전을 하루 빨리 접어야 합니다. 어차피 최종 결과는 양 사가 극적인 합의를 이뤄내거나, 제3의 기관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것 아닙니까. 대신, 모든 역량을 기술개발에 모으는 것이 더 현명한 판단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 주 뒤끝토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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