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열 칼럼] 불황 탈출의 전략과 묘책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 기사승인 : 2019-10-08 15: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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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두려워 말고, 겁먹지 말고, 사로잡히지 말자.”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일본의 구조개혁을 통한 체질 개선을 추진했던 고이즈미 총리의 취임 초기 발언이다. 잃어버린 10년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던 2001년 당시에 “개혁 없는 성장 없다”는 기치를 들었고, 개혁에 따른 고통에 정면으로 맞서자는 취지로 했던 말이었다. 당시 2001년 연말에 ‘유행어 대상’을 받았을 정도로 울림이 컸다고 한다. 작년과 올해 계속 부진한 한국경제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신간 [불황탈출](박상준, 시공사, 2019)에 따르면, 일본이 불황의 오랜 터널에서 벗어나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결국 ‘기업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소니와 히타치의 부활을 소개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워크맨, TV, 컴퓨터 등 전자제품 메이커로서 세계 최고의 명성을 날리던 소니는 그 후 10여년 고전을 면치 못했고, 곧 파산할 듯했지만, 2014년에 출시된 소니의 8세대 게임기(인터넷 기반의 셰어 플레이 기능을 장착) PS4의 성공으로 부활했다. 2012년 본사 사장에 오른 히라이 카즈오 체제 하에서 소니가 보여준 과감한 개혁과 속도감을 우리 기업들이 배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업력 100년이 넘었던 도시바와 히타치 모두 2009년에 창립 이래 최대의 당기손실을 기록했지만, 도시바는 계속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히타치는 다시 부활했다. 그 비결을 ‘아픔을 동반한 개혁’,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비즈니스 등 새로운 중점사업의 육성’ 등 2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좀 더 일반화하여 일본 기업이 살아난 비결로 과감한 구조조정, 적극적인 해외진출, 높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들고 있다. 기술력을 키우고,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는 얘기들이다. 기업경영의 기본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 역시 활력을 회복하려면 결국 ‘기업이 살아나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미중 무역 분쟁의 지속으로 한국경제를 둘러싼 글로벌 교역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8월 고용동향과 8월 산업동향에서 알 수 있듯이, 정부의 정책효과는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으며 사이클 상으로는 곧 반등할 것이라는 점이다. 남은 것은 민간부문의 활력 회복이다. 민간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생산, 투자, 수출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소비와 고용도 늘어나는 식으로 선순환 파급효과가 일어나야 한다. 물론 이것은 글로벌 교역 환경도 좋아지고,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이 회복되고 향상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런 선순환 효과가 가시화되기를 바란다.

그 주역은 글로벌 강소기업이 되어야 한다. 그동안 수출 대기업 중심의 경제발전 전략에 따라 집중적으로 수혜를 받았던 우리의 대기업들은 주머니도 깊고 나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많다.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아직은 다방면에서 대기업과의 격차가 큰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는 대기업과의 기술격차, 임금ㆍ처우의 격차가 크지 않은 ‘글로벌 강소기업들’이 많아져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등장한 배경, 앞으로의 미션도 그것이다. 경제의 허리와 하체를 구성하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튼튼해지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경기의 업앤다운 사이클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다면, 글로벌 강소기업이 많아진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는 희망을 보여주는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정책통계(SIMS) 데이터 베이스에 따르면, 소재부품 업종에 한정하여 매출액 500억 원 이상 수출 비중 50% 이상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들만 뽑아보니 150개 이상이었다. 이런 기업들이야 말로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가 강한 기업들이다.

지난 20여년의 불황을 극복했던 일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과감한 구조개혁과 글로벌 시장진출, 연구개발 투자의 지속 등 이외에 묘책이나 비법은 없다. 두려워 말고, 겁먹지 말고, 담담하게 걸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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