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현장] 기자도 '혹'했던 부동산앱 다방 '꼼수 매물' 탐방기

김성은 기자 / 기사승인 : 2020-01-20 12: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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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많은 빌라…"일단 세입자 채우고 매수자 찾자"
전세가 올라야 매매가도 상승
위반건축물은 전세대출 시 불리
▲ 1~2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원룸, 투룸으로 이루어진 빌라 밀집 지역. (사진=김성은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성은 기자] 바야흐로 1~2월은 이사철로 재계약을 못한 전월세 세입자들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나서는 시기다. 요즘은 부동산앱을 통해 먼저 가격, 집 구조 등 기본 정보를 파악한 뒤 중개인과 만남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걸음이 줄어 편리해진 만큼 꼼수매물 또는 부실매물도 늘어났다. 특히 부동산 계약, 전세대출 등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일 경우 부실매물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기자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부동산앱 '다방'을 이용해 1~2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투룸 매물 중개인들에게 전화를 해봤다. 그 결과 건축주 또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대출 이자금 지원을 해준다는 말을 여러 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

처음으로 문의한 집은 지하철역 도보 10분 거리 전세 2억1500만원이다. 전세대출을 전세금의 90%까지 받는다면 세입자는 현금 2150만원으로 입주할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금안심대출보증 등을 이용하면 이율은 약 3% 내외로 매달 약 48만원 정도의 이자가 나간다.

먼저 중개인은 "집주인이 월 이자의 40% 수준인 20만원을 지원해주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왜 이자를 지원 해주냐는 질문에 그는 "현재 이 빌라에서 1가구만 미분양 됐다"며 "분양 관리인을 다시 섭외해 월급을 주는 것 보다 이자지원 방법으로 빨리 세입자를 찾는 것이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자지원금은 입주하는 날 2년 치를 한꺼번에 입금시켜준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지하철역과 근접한 전세 1억9500만원 투룸에 문의해봤다. 하지만 중개인은 거실과 방이 한 칸 있는 1.5룸 2억2500만원, 투룸 2억3500만원을 제시하며 내용과 틀린 금액을 제시했다. 중개인은 "3000만원에 대한 이자를 지원해 실제로 1억9500만원에 해당하는 이자만 내면된다"며 "그래서 부동산앱에도 1억9500만원으로 올려뒀다"고 말했다.

◇이자지원, 집주인의 공실·대출금 메꾸기 전략 

 

전세가격을 올리지는 못할망정 이자를 지원해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17일 오후 1억9500만원 전셋집 중개인과 약속을 잡고 직접 매물을 보러 현장에 가기로 했다. 20분 후 지하철역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는 검은색 차량에 탑승했다.

2분 만에 도착한 1억9500만원 전셋집은 최근 준공한 5층짜리 신축 건물이었다. 3층에 마련된 분양사무소에 들러 관리인과 함께 5층으로 올라가 매물을 두루 살펴봤다. 사진과도 유사했고, 별 다른 문제점은 발견할 수 없었다. 분양 관리인은 "이 빌라는 전체 20가구 중 현재 절반이 분양됐다"며 "미분양 가구 전셋집은 건축주가 임대인이다"고 말했다.

중개인의 추천을 받아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다른 매물도 둘러봤다. 이 곳 역시 신축 투룸으로 전세 2억5000만원, 이자지원은 없다. 90% 전세대출을 받아도 2억2500만원에 대한 이자는 매달 55만원이 넘고 관리비까지 더하면 65만원의 부담스러운 금액을 내야하는 집이다. 중개인에게 이 점을 털어놓으니 집주인과 상의해 이자지원을 받게 해주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두 번째 집이 내심 마음에 들었지만 비싼 이자에 망설이고 있는 찰나 이자지원 제안은 솔깃했다. 이자지원을 받아도 괜찮은가 물었더니 중개인은 "전혀 문제될 것 없고, 지원금액은 집주인에 따라서 다르다"며 "집주인도 공실률을 줄이고 세입자도 저렴하게 집을 구할 수 있어 서로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자를 지원하는 세 곳은 '분양 중인 신축 빌라'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파트와는 달리 수익성이 크지 않아 미분양이 많은 빌라의 경우 집을 지은 건축주가 직접 세를 놓고 세입자가 살고 있는 동안 매수인을 찾는 것이다. 또 전세금을 이용해 건축비용 대출금을 충당하기도 한다.

이자지원은 미분양 관리, 전세금을 이용한 대출금 상환 등 표면적인 이유도 있지만 임대인들에게 장기적 관점으로도 유리하다.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금을 시세보다 2000~3000만원 높이 부르고, 이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원해 주는 것"이라며 "높은 전세가는 곧 수익성이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매수자를 찾기 수월해진다"고 귀띔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월세 가격이 올라가면 매매가도 따라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매매가 상승이나 유지를 위해 전세가를 일부러 올리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대출 이자 비싼 위반건축물…이자지원으로 세입자 유치 

 

이자지원 매물은 공실을 메꾸고 매매가 상승을 위한 꼼수이기도 하지만 부실매물인 경우도 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발코니 불법 확장 등 법을 위반한 건축물은 전세대출이 나오지 않거나 이율이 5% 수준으로 비싼 편"이라며 "위반건축물 집주인은 이자지원을 통해 세입자를 유치시키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집합건축물대장 서류에서 위반건축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한 건물의 전체적인 내역이 포함된 표제부에는 한 세대만 위반 건축물일지라도 위반 딱지가 붙어있으며 세대별로 구분되는 전유부는 위반건축물에만 표시된다. (사진=김성은 기자)
위반건축물은 '집합건축물대장' 서류에서 확인 가능하다. 한 건물에 한 가구만 위반건축물일지라도 건물 전체 정보가 담긴 집합건축물대장 표제부 서류 맨 위에 '위반건축물'이라는 딱지가 붙는다. 법을 위반한 세대는 변동사항에서 확인 가능하다. 다만 세대별로 열람하는 집합건축물대장 전유부에서는 위반건축물인 세대만 위반 표시가 나타난다.  

부동산 전문가는 "위반건축물은 전세대출 또는 매매 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며 "집합건축물대장을 통해 부실매물인지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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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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