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Q] 부동산 열풍에도 리츠 인기는 '바닥'...'강남 아파트' 왜 못 넣나?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08-10 01: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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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문재인 정부의 과도한 규제에 오히려 부동산 값이 폭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부동산 투자 수요를 흡수해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야심차게 상장을 추진한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가 철저하게 투자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 상장한 리츠의 대부분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국내 첫 부동산 해외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는 8%라는 매력적인 목표 수익률에도 상장 첫날인 7일 공모가를 못 넘었다. 왜 이 처럼 상장 리츠가 인기를 끌지 못 하고 있을까.

◆증시가 너무 좋다...특히 SK바이오팜발 공모주열풍

리츠가 외면 받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나 진단키트 관련주 등 바이오 쪽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리츠로는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 매수자금을 빌린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5일 기준 14조6670억원으로 지난달 29일부터 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2400선, 코스닥지수가 860선에 육박하는 등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라도 주식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개발 기업과 진단키트 업체 등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제약바이오주가 자금을 끌어올리는 블랙홀로 떠올랐다.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의 경우 코로나19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1월 20일 시가총액이 8237억원으로 코스닥 40위에 그쳤다가 7일에는 8조1902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2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바이오팜 상장 기념식/사진=연합뉴스

또한 SK바이오팜 청약에 31조가 몰리는 등 다른 공모주에 자금 쏠림 현상도 리츠가 소외되는 이유다. 지난 6일 상장한 피부미용 의료기기업체 이루다의 공모주 청약경쟁률은 3039.56대 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오는 12일 상장 예정인 영림원소프트랩은 2493.57대 1, 10일 상장하는 한국파마는 2035.7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하반기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내년에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기업공개(IPO) 대어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도 리츠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점이다.

김대형 한국리츠협회장은 “SK바이오팜 등의 종목을 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시장이 됐다”며 “향후에도 빅히트엔터, 카카오게임즈와 같이 성장성 높고 4차 산업혁명과 관련성 높은 종목이 (다수)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리츠가 본연의 가치 못 찾고 바이오나 성장주와 비교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의 낯섦...강남 아파트 왜 리츠에 못 넣나?

개인투자자들은 리츠의 주요 투자 대상인 상업용 오피스에 대해 친숙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들이 주로 투자하는 부동산이 아닌데다, 아파트에 비해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도 높다. 물론 주유소를 기초로 하는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가 이달 말 상장을 앞두고 있고 병원, 물류센터 등 자산이 다양해지는 추세지만 투자자의 눈길을 끌기는 어렵다.

이에 비해 역시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공모 부동산펀드는 증권사가 판매에 나서기만 하면 대체적으로 완판된다. 보통 폐쇄형으로 증시에 상장되지 않고 중도 환매를 생각하지 않기에 채권과 같은 개념으로 투자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사모펀드에 담았던 강남구의 삼성월드타워/사진=연합뉴스

물론, 리츠도 강남 아파트를 통째로 구입해 기초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 비록 정부와 여당의 압박에 무산되기는 했지만, 이지스자산운용이 사모펀드를 통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46세대 규모 삼성월드타워 아파트 1동 전체를 매입해 리모델링해 수익을 남기려던 시도가 대표적이다.

정부의 압박이 있겠지만 리츠나 사모펀드가 강남 아파트를 구입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3년(2017년 5월∼2020년 5월)간 서울 아파트값이 52%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업용 부동산에 비해 아파트는 리츠가 욕심낼만한 자산이다.

다만 리츠가 일일이 그 많은 아파트의 임대 계약을 관리해야 하는 것은 부담이다. 한 리츠운용사 관계자는 “리츠 운용사 인력이 한정적인데 강남의 아파트 각호를 일일이 계약하고 관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우 주인이 1명이었기에 통째 매입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물론, 국내 최초 임대주택 기반 리츠인 이지스레지던스리츠가 지난 5일 상장했지만, 7일 종가가 4250원으로 매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리츠는 이지스자산운용이 관리하는 임대주택 기반 리츠로, 공공 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으로 조성된 인천광역시 '부평 더 샵' 관련 지분증권에 투자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7.10부동산대책에서 의무 임대 기간(단기임대 4년, 장기임대 8년)이 지나면 임대사업자 등록을 자동 말소하도록 했는데, 이러면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이 사라진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정부는 다시 7일 보완책을 통해 7·10부동산대책 이전에 등록한 임대주택에 대해서는 자진등록말소 또는 등록말소시점까지 소득세·법인세 감면 및 종합부동산세 비과세 등 당초 예정됐던 세제혜택을 유지해 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오락가락하는 정부 부동산정책에 이지스레지던스리츠에 대한 짓눌린 투자심리는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매월 배당금 주는 국내 리츠는 왜 없나?

아무리 배당률이 매력적이라도 국내 상장 리츠는 배당 주기가 길어 그 매력이 반감된다. 리츠에 노후자금을 넣고싶은 은퇴자도 긴 배당주기에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국내 상장 리츠는 통상 6월이나 12월 1년에 두 번 배당금을 지급한다. 



이달 말 상장되는 국내 최초의 주유소 기반 리츠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가 5월과 11월 배당을 하지만 역시 일 년에 두 번 뿐이다. 시세차익보다는 배당금을 노리는 리츠 투자자에는 아쉬운 부분이다. 배당금과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데다 안정적인 국내 대장주 삼성전자도 분기배당을 실시한다. 리츠가 높은 배당률에도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이유다. 

 

배당금을 받기 위해 6개월 간 자금이 묶여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장 리츠의 주가는 배당기준일이 다가올수록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상 배당기준일을 코앞에 두고서야 매도가 가능하다.

이에 비해 미국 상장 리츠는 매월 배당하거나 적어도 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매월이나 분기마다 배당금을 지급하는 펀드나 해외주식도 은퇴자나 고액자산가에는 리츠보다 매력적이다.

다른 리츠 운용사 관계자는 “펀드와는 달리 리츠는 회사여서 배당을 지급하기 위해 주주총회를 실시해야 하는 등 현실적 제약이 있다”며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 기업과는 달리 국내 리츠 운용사의 인력이 제한적인 부분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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