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스크 찾아 11km…"1장에 2만원이라구요?"

신도 기자 / 기사승인 : 2020-02-26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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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마스크, 품귀 대란에도 일부 판매처서 마스크 판매
한 판매처 당 20~30개 재고 보유
기존 마스크 가격보다 2~3배 값 지불해야
마스크 구매시 대형 판매처보다 가판대·슈퍼마켓·코스매틱 등 소매점 둘러봐야

[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마스크 한 장에 2만 원입니다"

 

마스크 품귀현상을 직접 체험하고자 24일 오후 현장 취재를 하다가 발견한 한 판매처에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돌아왔던 답변이다. '마스크 대란'속에서 마스크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가격부담은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 되고 말았다. 다만, 수고스럽지만 발품을 팔면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안도감을 갖게 했다.  

 

마스크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 마스크가 없다는 판매처, 점포의 가격담합과 사재기를 금지하겠다는 정부까지 나라 전체가 마스크로 혼돈상태다. 기자는 숨은 마스크 찾기 '특명'을 받았다. 기자는 직접 현장을 달려 마스크 구매를 위해 충무로에서 문래동까지 총 11.13km을 발달려 약 20여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코스매틱 등 다양한 판매처를 무작위로 방문했다. 걱정 반 각오 반으로 마주치는 판매처들마다 문을 두드리며 마스크 구매가 가능한 지 확인했다. 결과는 마스크는 구할 수 있었지만, 진짜 문제는 최소 2~3배나 뛰어오른 가격이 문제였다. 대형보다는 소형 판매처에서 마스크 구매가 가능했다.

 

▲ 마스크 품절을 안내하는 대방역 소재 한 약국의 안내문 / 사진=아시아타임즈 신도 기자


■ 마스크, 하루 1000만 개 생산한다지만… 실제로는 '가게 당 20~30개' 

 

상당수의 판매처에서 마스크는 품절됐다. 언제 살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모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대부분의 판매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마스크가 매진되다보니, 생산업체도 제때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편으로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진 탓에 생산업체에서 '갑 행세'를 해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판매처들의 하소연이다. 한 슈퍼마켓 사장은 "공급업체에 전화를 해도 마스크 제품 당 5개 정도만 들어오고, 막상 들어와도 하루 안에 전부 재고가 나간다" 라며 "그거 갖다 주는데 생색은 얼마나 내던지..." 라며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보통 한 판매처에서 갖추는 마스크 종류는 많아야 5~6종류인 걸 감안하면, 한 소매처에서 갖출 수 있는 마스크 최대 재고는 어림잡아 20~30개다. 일반적으로 소매처는 도매상이나 생산업체에서 소량으로 공급을 받는다.  소매처는 규모가 작다보니, 생산업체의 납품 순위에서 밀려나서 결국 소량의 마스크만 납품받는 상황이다. 일부 판매처에서는 "하루에 1000만 개를 생산한다면서 생산업체에 마스크를 주문하면 보내주는 건 많아야 20개 정도"라고 답답해 했다.


▲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신종코로나 사태로 마스크를 낀 시민들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신도


■ 일상 생활 속 소형 판매처 노려야 

 

숨어있는 마스크를 찾은 결과, KF80 뿐 아니라 최근 구하기 어렵다던 KF94 마스크를 판매하는 곳을 드물게나마 찾을 수 있었다. 기자는 방문했던 20여 곳의 판매처 중 충무로, 서울역, 대방동, 신길동, 문래동에 위치한 판매처 5곳에서 KF94를 구매했다. 마스크 형태와 브랜드는 제각각이지만 KF94가 인증된 마스크들이었다. 일부 제품의 신빙성은 의문이 들었지만 대란 상황에서는 사는 것 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가격은 개당 2000원부터 4000원까지 달랐다. 제품이 저렴하다고는 보기 어려웠지만, 마스크를 시중에서 아예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대란'인지는 의심이 들었다. 기자가 운이 좋았을 수도 있다. 일부 판매처에서는 아예 마스크를 버젓이 내놓고 판매하는 판매처도 있었다. 심지어 "재고가 많으니까 사갈만큼 사가라"는 판매처도 있었다. 물론 재고 때문에 한 사람 당 1~2개로 제한을 둔 판매처가 많았지만, 구매는 가능했다.

 

생각보다 마스크 구매가 어렵지 않았다. 기자는 편의점, 대형마트, 약국처럼 '마스크' 하면 떠오르는 구매 장소 외에 가판대, 슈퍼마켓, 문방구, 화장품 판매처 등의 판매처들도 방문했다. 이 날 편의점 2곳, 약국 1곳 외에 가판대 1곳, 슈퍼마켓 1곳에서 마스크를 구매했다. 오히려 소량이나 비상시 마스크 구매를 원할 경우 대형보다 일회용품을 판매하는 소형 판매처에 문을 두드리면 가능하다.

 

▲ 기자가 취재 중에 구매한 마스크들. / 사진=아시아타임즈 신도 기자


■ 몸값 높아진 마스크, 한발 늦은 정부


가장 큰 문제점은 대란보다도 비싼가격이다. KF94 제품군이 다양하고 신종코로나로 마스크가 귀해지자 제품 당 가격이 껑충 뛰었다. 코로나 확산 전 불과 500원~1000원했던 마스크 값이 2~3배로 올랐다. 취재 도중 확인한 곳에서는 장당 2만 원이라는 가격에 마스크를 팔고 있었다. 해당 제품은 사용 후 빨아서 재사용이 가능한 필터교체 방식의 기능성 마스크였지만, ‘바가지’는 소리가 나올만 했다.

 

저렴한 KF94를 원한다면 생각보다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기자가 구했던 5장의 마스크 중 가장 저렴한 제품은 2000원, 가장 비싼 건 4000원이었다. 마스크는 생산업체가 다양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라서 가격이 저렴한 제품은 찾기 힘들기 때문에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한다. 가격대가 부담없다면 걱정보다 주변에서 구매를 할 수 있다.  

 

정부는 국민들의 아우성에 한 발 늦게 26일부터 수출제한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가지가객이다. 마스크 구매에 한 발 늦은 시민들에게는 기대감을 줬지만 한편에서는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신길동에 거주하는 50대 주부는 "마스크 구한다고 얼마나 많이 고생을 하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미리 대비를 못하다가 이렇게 일이 터지고 나서야 조치를 취하는지 상당히 아쉽다"고 한탄했다.

 

정부가 마스크 가격담합에 엄중조치한다지만 정상적인 가격에 공급하지 않고서는 시장에서 마스크 대란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도 많다. 노량진에 거주 20대 대학생(남)은 "계속 마스크를 수출하다가 이제서야 급하게 가격을 잡겠다, 국가가 판매하겠다고 하는데, 가격하고 공급은 괜찮아지겠지만 안정화되려면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야 가능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마스크 수급과 가격 안정을 바라는 국민들이 목소리가 높은 만큼 정부의 발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분노에 가득찬 국민들을 달래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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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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