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타짜의 '밑장 빼기'와 금융의 숙명

김재현 기자 / 기사승인 : 2019-10-22 0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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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현 경제부장
[아시아타임즈=김재현 기자]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마라. 금융권에 손을 내미는게 빠르니까. 경제 활력 방안은 금융공기업에서 한장, 혁신금융은 국책은행에서 한장, 나머지 한장은 포용적 금융에서…"

 

영화 타짜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인 고니를 패러디한 대사의 구절이다. 문재인 정부 뿐만 아니라 모든 정권에서는 금융을 강력한 공공재의 수단으로 활용했고 돈을 벌면 탐욕금융이라는 인식이 짙다. 너무나 쉬운 방법을 택했다. 금융권의 공적 역할은 사회를 지탱하는 뼈대임은 틀림없다. 본질적인 자금중개 기능을 강화하는 자원의 분배 방식은 물론 금융권의 자발적 참여 등은 경제 혈맥을 뚫는데 효과적인 수단이다. 

 

다만 생존과 도태라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금융권을 공적 수행이라는 올가미에 결박하는 것은 금융의 기능을 실물경제 지원에 치중한 나머지 독자적인 금융 발전이 미흡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좀 더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아쉽다.

 

금융권 CEO들은 해외를 돌며 연신 투자유치를 권유하고 있다. 또 자사주를 사들였다. 책임경영의 일환이지만 주가 부양의 목적이 크다. 그만큼 은행주가 저평가되고 있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은행주가 부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경기 침체도 원인이긴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투자할 만한 매력도를 가졌느냐에 달렸다. 글로벌 IB들은 투자 리포트를 통해 시중은행임에도 공기업 성격이 강하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선뜻 권유하지 않는다.

 

주주들은 기업의 구성원이며 회사는 이익을 내며 주주가치를 키우는 의무가 있다. 당연히 투자자들은 수익을 얻기 위해 과감한 배팅을 해야 하는데 한국의 시중은행들을 바라볼 때 의문부호를 던진다. 벌어들은 수익은 주주에게 돌아가지 않고 정부가 원하는 경제 지원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된다면 손해라는 판단이다. 

 

21일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연구원의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인가: 외국인 투자 기업인에게 듣는다" 특별좌담회에서 외국인 기업가들은 한국에 대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제를 달았다. 갈라파고스식 규제는 투자를 머뭇거리게 하고 CEO의 과잉범죄화, 과도한 준수비용 등은 기업가에게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윗돌을 빼서 아랫돌 괴는 단기적 처방은 한도 끝도 없다. 퍼주기식 지원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는다. 위기감이 팽배해진 금융권의 실적이 줄어들고 투자가 메마르면 자금중개 기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는 성장을 가로막고 재원 고갈의 독이 된다. 공공재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금융에 기대는 대신 그것에 대한 기여보상이 필요하다. 금융산업 육성 및 발전을 통해 파이를 키우고 그 재원으로 사회 곳곳으로 분배하는 상생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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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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