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미래 칼럼] 선거는 게임이 아니다

청년과미래 / 기사승인 : 2020-03-27 09: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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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성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입법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선거는 게임이다. 인기 있는 게임은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 또한 쉬운 참여 방법을 통해 유저를 모은다. 신뢰성과 대중성이 인기를 만든다. 아쉽게도 이번 선거법 개정은 두 가지 모두 지키지 못 했다. 지역주의 극복과 소수정당 원내 진입을 위한 선거법이 거대 정당의 위성정당 설립으로 신뢰성을 잃었다. 복잡한 투표 계산법으로 대중성도 잃을 것이 뻔하다. 꼼수와 편법, 거듭 수정된 선거법으로 게임의 참여자인 유권자로부터 신뢰성과 대중성 모두 놓쳤다.

이번 선거법 개정 취지는 지역주의 타파와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쉽게 하기 위함이다. 일찍이 법 개정의 부당함을 주장한 1야당 없이 여당 및 소수정당들이 협의하여 통과됐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미래통합당은 선거법에 대한 빈틈을 노려 비례전용정당을 설립했다. 또한 당초 비례전용정당 설립을 비난했던 더불어민주당도 비례의석 감소가 예상되자 군소 정당과 연합하여 비례전용정당을 설립했다. 다시 한 번 소수 정당 보호라는 명분을 세웠지만, 지지율이 낮아 대표성이 미미한 정당들과 연합하면서 지역주의 극복과 군소 정당을 위한 선거법이라는 약속은 매몰된 채 거대양당간의 싸움으로 회귀시키는 꼴이 됐다. 여당도 1야당도 꼼수와 편법으로 유권자와의 신뢰를 져버렸다.

신뢰성은 물론 대중성도 잃게 될 것이다. 비례대표 75석에 50% 연동을 하는 원안은 결국 비례의석 47석 중 30석에만 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직접 공부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계산법이 복잡하다. 적극적 참여자들은 기꺼이 공부한다. 그러나 비교적 소극적 참여자들은 방법이 복잡해지면 게임을 중도포기 할 수도 있다. 지난 총선 투표율은 58%였다, 게임 참여자인 유권자들 중 약 42%는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선거에 관심 없는 유권자들의 수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어려운 선거법은 유권자들을 게임에 참여시키기는커녕 장벽이 될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선거법을 두고 “국민들은 몰라도 되고, 알 필요도 없는 선거제도”라고까지 말했다. 유권자가 몰라도 되는 투표 방법은 없다.

선거는 게임이라고 한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선거와 게임은 구분된다. 선거는 게임과 달리 단순 흥미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향후 4년 혹은 5년의 국가 방향을 담보로 한다. 투표율이 떨어져 50%, 40%로 선출된 대표자는 국민을 대표한다고 할 수 없다.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라는 말은 그저 말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유권자가 없는 선거판에서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 한다. 입법자들 스스로가 만든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하여 이익을 편취해서는 안 된다. 선거는 단순 게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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