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미래 칼럼] 배려는 사회의 품격이다

청년과미래 / 기사승인 : 2019-12-26 04:18:0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 이지수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얼마 전 인터넷에서 논쟁이 있었다. 버스에 장애인들이 쉽게 탈 수 있도록 좌석을 더 배치하는 대신 한 구석에 장애인 배려 공간을 설치하려는 정책에 대한 토론이 일어난 것이다. 내가 사는 서울에서는 버스 노약자석까지는 많이 보았으나 장애인 배려 공간이 버스 내부에 설치되어 있다는 걸 보지 못해서 신선했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것을 많이 봐 온 터라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주로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나는 지하철 장애인 배려 칸을 본 적이 많으므로 버스도 이런 구역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 역시 많았다. 한국 사회에 소수자 배려가 과하다는 이도 있었고, 역차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이 여전히 소수자를 위해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더 있어야 하며, 현재진행형으로 개발되는 중이라고 여기는 편이다.

가령 내가 다니는 학교만 봐도 그렇다. 대학교 메인빌딩 화장실에는 장애인 전용 칸이 있는데 희한하게도 6층까지 있는 그 건물에는 엘리베이터 하나 없다. 해당 빌딩은 학교 내에서 수업이 가장 많이 진행되는 곳이다. 이렇게 배려를 ‘하다 만’ 경우를 보고 있자니 무늬만 배려라는 것이 무엇인지 실감하게 된다. 새로 짓기 전의 학교 도서관도 입구에 높은 계단이 있지만 휠체어로 오를 수 있는 경사로 하나 없었다. 요즘 들어 건물들이 새로 공사에 들어가면서 내년 초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건물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 같다.

배려는 사회의 품격이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유럽의 소수자 배려에 대한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중 한 부분이었다. 당시 다큐멘터리에서 유럽 버스에 대해 소개하며, 운행하는 모든 버스에 휠체어를 탄 사람들을 위한 승하차 경사로를 의무적으로 설치해 둔 영상이 나왔다. 한국에는 그런 게 아예 없던 시절이라 어린 나이에 보고서 신기해했던 게 생각난다. 예전에 보고 들었지만 희한할 정도로 아직 그것들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한국의 소수자 배려가 오늘날까지 아직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일까.

일상적인 부분에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큰 공적 영역에서의 배려는 힘든 일일 것이다. 또한 얼마 전 외국인 관광객 중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를 추구하는 글을 읽은 적도 있다. 그들을 위한 인식 개선과 배려는 한국 사회 내 뿐만 아니라 한국이라는 국가의 세계 속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장애인들도 사람들의 시선을 벗어나면 모두 다르지 않은 사람이고, 귀중한 고객이고, 직장에서는 능력 있는 사원이다. 그들이 사회에서 불편함 없이 살 수 있는 건 그들 뿐 아니라 우리들을 위해서도 윈-윈(win-win)이 될 수 있다. 더 공정하고 발전되고 품격 있는 사회를 지향한다면 소수자의 처우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작권자ⓒ 아시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청년과미래 칼럼] 당신은 살인자입니까2019.10.30
[청년과미래 칼럼] 사회적 소외가 가짜뉴스를 믿게 한다2019.11.01
[청년과미래 칼럼] 한국언론, 체계적인 보수작업이 필요하다2019.11.06
[청년과미래 칼럼] 통제 속의 행복2019.11.07
[청년과미래 칼럼] 청년의 시각에서 바라본 386세대, 그들에게 부탁드린다2019.11.26
[청년과미래 칼럼] 과연 우리가 한민족일까?2019.11.27
[청년과미래 칼럼] 중국, 그들의 표현의 자유란 무엇인가2019.12.04
[청년과미래 칼럼] 부동산, 이 시대의 악마인가2019.12.11
[청년과미래 칼럼] 성범죄에 관대한 대한민국의 추한 민낯2019.12.13
[청년과미래 칼럼] 故김용균 1주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2019.12.18
[청년과미래 칼럼] 90년대생 향한 타자화(他者化) 멈춰주세요2019.12.24
[청년과미래 칼럼] 배려는 사회의 품격이다2019.12.26
[청년과미래 칼럼] 무분별한 콘서트 ‘플미’ 문화...티켓 한 장이 등록금 값?2019.12.27
[청년과미래 칼럼] 청년정책만으로 청년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2020.01.06
[청년과미래 칼럼] '1000만' 영화가 남긴 과제, 이대로 괜찮은가2020.01.15
[청년과미래 칼럼] 토익을 피한 결과2020.01.16
[청년과미래 칼럼] 수출규제 6개월... 일본불매운동에 대한 우려2020.01.20
[청년과미래 칼럼] 민주주의는 아직 오지 않았다2020.01.21
[청년과미래 칼럼] 공무원 아닌 내가 원하는 직업, 그냥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2020.01.22
[청년과미래 칼럼] 노키즈존 논란, 부모 인식변화가 중요하다2020.01.23
[청년과미래 칼럼] ‘4차 혁명 시대’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2020.01.28
[청년과미래 칼럼] 우리는 아직 ‘낭만닥터’가 필요하다2020.01.30
뉴스댓글 >

오늘의 이슈

주요기사

+

청년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