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미 칼럼] 조삼모사(朝三暮四)가 생각나는 이유

유연미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20-04-02 09: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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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미 논설위원

또다시 시작 됐다. 막장 드라마다. 이번에는 ‘꿔주기’다. 요 며칠간 반짝한 단어, 이는 옆집 식당에서 밥이 부족해 밥 한 공기 꿔주는? 물론 아니다. 그렇다면, 돈? 이 또한 아니다. 바로 사람 꿔주기다. 그것도 ‘국회의원 꿔주기’.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제 의원까지 꿔주기에 나섰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목불인견’. 지금 그곳(정치권)에는 체면도 없다. 물론 염치도 없다. 다만 뻔뻔함만이 존재할 뿐이다. 권력을 움켜쥐기 위해서는 말이다. 그 뒤안길에는 비례위성정당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뒤안길의 뒤안길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산고를 통한 옥동자로 생각했다. 웬걸? 기형아, 애물단지를 출산했다. 바로 비례위성정당. 총선 치르기도 전에 선거법 개정의 요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선거날짜는 바로코밑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국민이 이 제도를 이해하고 있을까? 우선 계산하는 방식부터 보자. 비례대표가 연동이 아닌 준연동, 이는 50%의 적용률, 여기에다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은 연동형 캡에 해당, 나머지 17명은 현행 병립식 진행방법 적용 등등… 생소한 단어에 복잡한 계산방식, 그래도 이 제도의 의미 있는 취지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자. 그렇다면 이 제도의 목적은 무엇인가? 간단하다.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국회에 반영하자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을 좀 수월하게 하자는 것이다. 사표를 줄이겠다는 이유다. 해서 미리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었다. 거대정당들의 비례의석확보는 좀 불리하게, 소수정당들은 좀 더 용이하게 말이다. 큰 정당들은 지역구에서 선전하라는 의미다.

하지만 비례위성정당의 출현은 그 개정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한다. 본래의 의도와는 다른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하면서다. 거대정당들의 비례의석확보가 수월해지고, 소수정당들은 어려워진다. 결과적으로 거대정당들의 몸집만 불린 꼴이 되었다. ‘빛 좋은 개살구’다. 그러나 이 비례위성정당의 출현은 이미 예견된 것. 이해할 수 없는 핵심이다. 4+1공조로 이 법안이 통과 되었을 때, 이것을 반대했던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의미. 이 또한 국회 구성원들은 이러한 허점을 잘 알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이 개정안을 밀어 부쳤다. 그렇다. 끝내 통과 시켰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다. “저희 입장에서는 법을 만드는 국회의 구성원이 법의 허점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그 허점을 공식적으로 그리고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 이라고 생각하지를 않았습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얘기다. 순진한 마음이다. ‘정치는 때로 악마와 거래하는 것’, 이를 몰랐단 말인가!

공언대로 통합당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한다. 이에 민주당의 민주연구원은 맹공격한다. ‘비례 의석을 도둑질하려’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급기야 민주당도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을 만든다. 그 두 정당들은 서둘러 창당명분도 만들어 낸다. 이유는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서, 그리고 탄핵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정말 그들다운 모습이다. ‘아전인수’가 돋보이는 언행이다. 여기에 급조된 그 비례전용 정당들의 모습들을 보자. 가관이다. 비례대표 공천 문제로 갈등을 빚은 미래한국당과 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순위가 통합당에 의해서 뒤집어진다. 이에 미래한국당의 대표와 공천위원장은 사표를 낸다. 그리고 통합당을 향해 추악한 으름장을 쏟아낸다. ‘추후 더 많은 사실을 폭로 하겠노라’고. 반면, 여당의 위성정당들 간에는 때 아닌 DNA 검사로 난리법석이다. 웬 DNA검사? 서로의 ‘친문 적통’ 경쟁에서 일어난 일이다. 웃지도 못할 코미디다. 이는 스스로 저급함을 증명하고 있다. 정말 난장판이다. 여기에 하나 더, 두 정당들의 의원 꿔주기를 보자. 비례정당 투표지에 앞 번호를 차지하기 위한 그들의 뻔뻔한 모습, 난장판의 최고 정점이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과 시민단체들이 아우성치고 있는 가운데 말이다. “비례위성정당 해산하라”고.

그렇다. 답은 하나다. 이제 유권자인 우리가 심판해야 한다. 이는 매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 진부한 얘기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리에게 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조롱거리의 원숭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결단코 아니 된다. 매화꽃 흩날리는 오후, ‘조삼모사(朝三暮四)’가 생각나는 이유다.

조삼모사는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의 얘기다. 내용은 이렇다. 원숭이를 기르고 있는 저송, 그는 도토리의 부족으로 원숭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그러자 원숭이들은 불같이 화를 낸다. 그는 다시 제안한다.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 그러자 원숭이들은 너무도 좋아한다. 이는 ‘눈앞의 이익을 쫓아 결과가 같은 줄 모르는 어리석음을 비유하거나, 자기의 이익을 위해 교활한 꾀를 써서 남을 속이고 놀리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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