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칼럼] 쎄타2 엔진 결함 은폐 축소의 실상

아시아타임즈 / 기사승인 : 2019-10-29 05: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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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
막강한 경제력과 조직력에 법무팀까지 자체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 회사들은 자신들의 힘을 과신하기 때문에 품질 문제나 소비자 문제에 직면했을 때 대단히 배타적이고 안일하게 대처하기 일쑤다. 나중에 들통이 나면 비수가 되어 돌아 올 것이 뻔해도 우선 근시안적으로 허위 변명부터 하고 본다.

 

지금 현대·기아자동차는 쎄타2 엔진 결함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천문학적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는 큰 위기에 처해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토교통부와 미국의 연방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까지 현대차 쎄타 2 엔진 리콜의 적정성 조사를 하고 있고, 미국 뉴욕 남부 연방검찰청(SDNY)과 대한민국 검찰은 2015년과 2017년 실시한 리콜의 적정성 및 결함 은폐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호미로 막을 일을 이제 가래가 아니라 불도저로도 막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문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도 수 많은 거짓말들이 난무하였다.

 

항상 이러한 불행한 사건들은 소비자들이나 직원들의 초기 경고를 무시하여 발생한다. 자동차 업계 최초의 내부고발자인 현대차 품질전략팀 김광호 전 부장이 2015년 8월 감사실에 제보한 '품질본부내 관행적인 리콜 은폐 축소 관행 시정 요구'를 무시하지 않았다면 현대·기아차가 오늘 날 이런 위기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김 부장의 공익신고를 접한 현대차는 "상당수는 이미 종결되었거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변명을 했는데 결국 거짓말로 판명되었다. 2016년 10월 10일 현대차는 "미국 엔진 생산 공정의 청정도 관리 문제로 발생한 사안이므로 국내 생산 엔진에는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인 2016년 10월 12일 국내에서도 쎄타2 엔진의 보증기간을 5년/10만km에서 10년/19만km로 연장해 이틀 전의 변명도 거짓이었다는 것과 국내 판매 차량들도 결함이 있다는 것을 간접 시인해 버렸다. 그리고 마치 현대차 2개 차종과 기아차 3개 차종만 쎄타2 엔진 결함이 있는 것처럼 5개 차종만 보증을 연장해 주었다.

 

쎄타2 엔진 결함은 출력과 연비를 무리하게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쎄타1 MPi 엔진은 144마력이었지만, 쎄타2 GDi 엔진은 271마력으로 무려 2배 가까이 대폭 높아졌다. 그러나 관련 주요 부품들의 강도를 보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주행 중 엔진이 깨지고 화재가 발생하는 중대 결함이 발생하자 출력을 2번에 걸쳐 235마력으로 낮추었다.

쎄타2 엔진에는 부품과 구조가 동일하고 연료분사 방식만 다른 MPi와 GDi 두 종류가 있는데, MPi 엔진은 이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것도 거짓말로 보이고 조만간 MPi 엔진도 분명히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3월 미국에서는 싼타페, 쏘렌토 등 119만대에 대해 2차 리콜을 했지만, 한국에서는 2017년 4월에야 시동 꺼짐을 인정하고 그랜져 등 17만대를 리콜했다.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중국 등은 한국보다도 더 늦게 리콜하였다.

2016년 10월에 10년/19만km로 연장해 주었던 엔진 보증을 2019년 10월에는 2011~2019년형 쎄타2 GDi 엔진을 장착한 총 13개 차종 52만대의 결함 차량에 대해 다시 평생 거리 무제한 무상 보증으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현대·기아차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평생 보증을 해 주는 것"이라며 "쎄타2 GDi 엔진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고객을 위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등 자동차 회사 본연의 업무에 더 집중하기 위한 판단"이라고 했다. 그러나 외부의 우려는 평생보증을 해 준다고 불식되는 것이 아니라, 엔진 주요 부품의 부족한 강성을 높여서 앞으로 더 이상의 엔진정지나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야 불식되는 것이다. 참고로 "품질에 대한 자신감의 표시"라는 말은 미국에서 1998년부터 10년/16만km 무상보증을 해 줄 때 사용한 말인데, 2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수용 차량들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지 10년/16만km 무상 보증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이 결함의 경중에 따라 대처하지 않고, 사회적 관심도의 강도에 따라 움직이는 관행은 고쳐져야 한다. 결함의 근본적인 개선보다는 은폐·축소에 혈안이 되어 비용이 적게 드는 방향으로 급한 불만 끄겠다는 생각과, 우선은 거짓말이라도 변명부터 하고 보자는 너무나 잘못된 근시안적인 행태를 이제는 바로잡아야 한다. 새로운 부품이나 시스템을 적용하거나 신차를 출시할 때는 제발 충분한 검증을 거치기 바란다. 자동차 회사들이 소비자는 자동차 회사의 마루타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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