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미래 칼럼] 당신은 살인자입니까

청년과미래 기자 / 기사승인 : 2019-10-30 03: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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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수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필자가 이전부터 칼럼을 통해 꾸준히 언급한 것이 있었다. 요즘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너무 날이 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툭하면 별것 아닌 것으로 대립하며 싸우고 상대방을 비방하다 모자라 아무 상관도 없는 애꿎은 이들에게 눈 가리고 욕을 퍼부으며, 다른 곳에서 얻은 스트레스와 화를 풀어댔다. 이런 현상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걱정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 기어코 암세포처럼 자라나던 혐오의 감정이 끔찍한 결과를 부르고 말았다.


처음에는 지인에게서 전해 듣고 갸우뚱했다. 안타깝게도 언론의 프레임에 갇혀 나도 모르게 또 장난인 건 아닐까, 원래 이래저래 논란이 있는 사람이니까, 라고 순간 생각했었다. 소름 돋게도. 사망신고가 접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었다. 당혹감에 들은 것 치고는 스스로 생각해도 참으로 못된 내용이었다. 폰을 켜고 심호흡을 한 뒤 확인해보고 무언가 붕 뜬 기분이었다. 연예인 설리의 뉴스 기사 란에는 설리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잔뜩 올라온 이후였다. 또 다시 믿기지 않는 누군가의 죽음, 세상에서 사라진 또 하나의 목숨.


약간 어지러운 기분으로 내가 여태껏 설리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그동안 언론에서 설리를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 천천히 생각해보았다. 그 날 하루가 워낙 혼란스러운 날이어서 상당히 심란했다. 설리의 죽음을 두고 여전히 서로를 비방하고 결국 누구 편이 죽였느니 싸워대고, 사망 기사에조차 자극적인 사진을 싣는 언론을 보고 세상이 참으로 무섭다고 느꼈다.


더 이상 욕먹기 싫어서, 욕먹어서 상처를 받아 이제 그만하고 싶어서 벼랑 끝까지 간 연예인의 죽음 뒤에도 욕을 꽂아 넣으며 가는 길을 배웅하고 싶었던 걸까. 인터넷에서 한 번이라도 설리를 비롯한 연예인들에게 보란 듯이 잔인한 악플을 남긴 적 있는 사람들은 누구도 마음이 편치 못할 것이고 누구라도 인격살인에 동참한 적이 있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돌을 던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인터넷에서 ‘어그로’를 끌며 덮어놓고 욕하는 것과 건전한 비판 또는 조언은 다르다. 현실에서도 꼰대가 되지 않겠다고, 이상한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조언이나 비판을 극도로 삼가는 사람들이 인터넷에서는 얼굴 안 본다고 참으로 희한한 말을 다 쏟아낸다. 현실에서 움츠러들고 인터넷에서 활개 치는 이들은 이처럼 언제 어디에서 예기치 못한 피해를 야기할지 모른다.


그러니 스스로 생각해보라. 내가 인격살인에 한 번이라도 동참한 적이 있는 살인자인지, 아닌지. 내가 누군가에게 잘 알려진 한 연예인의 죽음에 대해 분개하며 다른 이들을 향해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만약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제발 멈추라. 자신의 도덕성까지도 죽여 버릴 살인자가 되기 전에 말이다. 


인터넷 사에서 욕을 하며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이 이겼다는 듯 의기양양하게 사라지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로 당신이 이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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