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우선협상자 선정…두산 3조 자구안 이행 마무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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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달 생산성, 품질, 안전, 친환경 관련 최신 기술을 집약한 플래그십 모델인 DX800LC를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DX800LC는 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 라인업 가운데 가장 큰 제품이다. 사진=두산인프라코어 |
25일 IB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24일 마감된 두산인프라코어 본입찰에 현대중공업지주-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 유진그룹만 참여했다. 유력후보로 예비입찰에 들었던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적격후보 MBK파트너스·이스트브릿지·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는 출전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과 GS건설의 양강 구도로 점쳐졌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은 현대중공업쪽으로 무게중심이 급격히 쏠리는 형국이다. 업계에선 GS건설 등의 불참을 놓고 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소송 관련 최대 1조원 규모 우발채무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채무 부담을 전가하지 않겠다며 원매자들을 설득해왔으나 명확한 해결법을 제시하지 않은 게 본입찰 흥행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GS건설이 실사를 지속하고 있는 등 인수전 진행 상황을 더 봐야 알겠지만 소송 관련 불안감은 여전할 것”이라고 관전평을 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서 현대중공업과 유진그룹이 얼마를 제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로, 매각 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8000억 원에서 1조 원 안팎이 거론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입장문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실현과 공동 딜러망 구축으로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커들과 경쟁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전기굴착기, 무인·자동화 등 미래기술 관련 플랫폼 공동 연구개발로 앞선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진그룹 관계자도 “사업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두산인프라코어 입찰에 참여키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해 다크호스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 이로써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은 현대중공업과 유진그룹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물론,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인수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막강한 실탄에 인수 이후 시너지를 감안한 시각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에 성공하면 그룹 계열사로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까지 거느리게 돼 대형 건설기계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건설기계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건설기계 시장에서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가 합쳐지면 점유율은 50% 이상 올라간다.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대형 굴착기 부분만 떼어보면 두 회사 합쳐 점유율이 70% 수준에 달한다. 글로벌 건설기계 점유율의 경우 세계 5위 볼보건설기계(5.2%)와 비등한 위치에 선다.
다만 두 회사 결합을 둘러싼 독과점 논란은 넘어야할 산으로 지적된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 독점규제·공정거래 법률에 따라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기면 독점으로 간주되면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와 관련, “건설기계 분야는 무관세의 수입 제한이 없는 완전자율경쟁 시장으로, 가격의 결정권이 소비자에게 있어 기업결합 심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오히려 인수로 인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면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커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한층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다음 달 초 발표될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인프라코어 매각이 완료되면 산업·수출입은행 등 채권단과 약속한 3조원 규모 자구안을 모두 이행하게 된다. 그간 계열사·자산매각,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 등 다각도로 재원 확보를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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