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칼럼] 가면이 ‘千里’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기사승인 : 2019-10-20 10: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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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내 인생이 비극인줄 알았는데, 코미디였어.”고담市의 광대 ‘아서플렉’은 코미디언을 꿈꾸는 남자. 하지만 모두가 미쳐가는 코미디 같은 세상에서 맨 정신으로는 그가 설 자리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매번 현실에서는 그가 품었던 희망이 깨어지며 진실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불타는 도심, 약탈, 무수히 많은 광대들. 진실과 허상의 두 얼굴이 마치 돌아버리는 잔인성은 우리 인간의 나쁜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 피에로 분장의 영화 ‘조커’의 스토리이다.

인간은 누구나 다 두 얼굴을 하고 있다. 오페라<가면무도회(Un ballo in maschera)>는 ‘주세페 베르디’가 작곡한 3막의 오페라다. 1859년 2월 17일, 로마의 아폴로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정치적 음모와 부정한 사랑을 다룬 이 오페라의 원제목은 ‘구스타프 3세’로,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세의 암살 사건을 다루었다. 검열 당국은 이 오페라의 공연을 금지했다. ‘베르디’는 무대를 17세기 미국의 뉴잉글랜드 지방으로, ‘구스타프 국왕’을 보스턴 지사로 바꾸고 주인공들의 설정을 바꿨다. 물론 주인공들의 이름도 모두 바꿔 공연했다. 그야 말로 바뀐 가면무도회였다. <복면가왕> 음악프로그램에서 가수들이 굳이 기괴한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라오는 이유는 그렇게 외적인 것들을 가림으로써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기 위함이다. 선입견으로 다가오는 가면들 너머에 존재해왔던 진짜 가창력을 확인하고 놀라게 되는 것이다.

외국도 미국 15개 주,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에선 시위, 집회 시에 복면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단 외국의 법안들은 집회에 초점을 둔 게 아닌, 전반적으로 공공장소에서 복면을 쓰는 것에 대한 규제인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는 170년 전에 소작농들이 인디언으로 변장해 지주나 보안관을 공격하는 사건과 1900년대 중반에는 KKK단이 특유의 두건을 쓰고 모이는 일이 많아서였다. 최근 홍콩시위도 가면시위를 통제제재하고 있다. 

 

이렇듯 스마일 마스크는 가짜 표정의 가면을 쓰고 속으로는 슬픔과 분노를 감추고 있다는 점에서 ‘가면 우울증(Masked depression)’과 유사하다. 다만 ‘가면 우울증’은 다양한 신체 및 정신적 증상으로 인해 우울증 증상이 가려지는 측면을 강조하는 것으로, 표면적으로 명랑하게 보이는 부분이 반드시 전제되지는 않는다. 이에 비해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은 식욕감퇴, 성욕저하, 불면증, 무력감, 잦은 회의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가면이 천리(千里)라’는 말이 있다. 탈을 쓰고 얼굴을 가리면 가까이 있어도 서로의 사이가 천리나 떨어져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는 뜻으로, 직접 얼굴을 대하게 되는 것이 아니면 낯간지러운 일도 서슴없이 하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가(복)면은 두 가지 경우에 쓴다고 한다. 하나는 살인, 방화, 강도 등의 범법행위를 할 때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서다. 다른 하나는 가면무도회이다. 이 때 복면을 쓰는 이유는 재밌게 놀기 위해서이다. 가면을 쓰면 나 자신을 가리고 어떤 일을 했을 때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생긴다고 한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들은 언제 식을지 모르는 인기에 강한 부담을 느끼고, 말도 안 되는 악성댓글에 시달려도 언제나 밝은 얼굴로 자신을 포장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최근 빈번하게 반복되는 연예인의 자살도 현실과 연출의 가면우울증에 걸려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해 큰 파장이 일어나는 원인이기도하다. 따라서 국가와 기업은 물론 감정노동자들의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의무가 있고 이들이 경험하는 고통을 미리 예방하는 교육을 하고 복지시설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일상적인 생활에서 반복적으로 쌓여가는 현대인의 스트레스, 상처, 인간관계, 경제문제, 퇴출 등 여기서 이기는 것은 가면우울증을 벗고 강하게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우리국민은 ‘曺피노키오가면무도회공연’을 세 달간 지켜보았고 이에 분노하여 광화문에 모여 사퇴하라고 외쳤다. 결국 그 위선의 가면무도회는 국민의 심판으로 결론이 났다. 새삼 정의가 무엇이며 민의가 무엇인지를 알려준 국민의 심판의 결과이다. 이제야말로 온 국민이 합쳐 좌우편향을 화합하여 슬기로운 자유 민주주의 국가를 다시 세워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내년 총선은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모든 거짓 중에서 으뜸가는 가장 나쁜 것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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