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직 주필] 병역 의혹, 입시 부정 그리고 편법 취업

강현직 주필 / 기사승인 : 2019-10-17 1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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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주필
우리 사회에서 국민들이 참을 수 없이 공분하는 3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라도 걸리면 참화를 비켜가지 못했다. 대선후보는 낙선의 고배를 들었고 장관 청문회에선 번번이 낙마의 불운을 겪었다. 이 3가지는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마져도 힘을 쓰지 못한다. 첫 번째는 병역의혹이다. 고의로 병역을 기피했다면 모든 남성들 나아가 아들을 둔 어머니들의 지탄을 받으며 국민의 마음으로부터 멀어져 간다. 두 번째는 입시부정, 대학을 진학하면서 불법과 편법이 있었다면 이 또한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부정취업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권력을 가진 자들은 국민들이 공분하는 그 무엇도 스스럼없이 피해가는 사회가 됐다. 병역문제는 좀 잠잠해 졌지만 부정입시와 취업은 진행형이다. 입시 논란의 가장 앞자리에 있는 것은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 의혹이다. 조 장관 딸이 한영외고 재학 중 2주간 인턴 활동으로 병리학 논문 제1저자에 등재됐고 봉사활동과 인턴 활동의 증명서도 위조 논란이 일고 있다. 논문과 증명서는 고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학들이 수시 전형을 늘리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됐고 평가 자료가 되는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교과 성적과 함께 자율 활동·동아리 활동·봉사 활동·진로활동 등 '창의적 체험활동' 이 기재돼 입시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러나 비교과 영역은 학부모의 경제력과 지위, 부모의 인맥과 활동에 좌우될 수 있는 이른바 '금수저 요소'의 여지가 많다. 대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에 부족함이 많다는 것이다. 조 장관 자녀 논란 이전에도 수시 전형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와 개선 노력이 있었지만 공정성이 제대로 실현된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또 대학 입시 의혹과 관련 '입시 공정성' 논의를 넘어 '특권 대물림 교육‘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입 제도의 공정성은 특권 대물림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것에 불과하므로 몸통 격인 특권 대물림 교육 정책과 체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학 교수들이 미성년 자녀 등을 논문 공저자로 올린 사례도 문제다. 지방의 한 대학에서는 30여건이나 무더기로 적발됐다. 미성년자 논문은 대학 입시에 활용되는 것이 대부분인데 교육부가 2018년 첫 조사한 결과 29개 대학 교수 50명의 82건 논문에서 미성년 자녀가 포함됐다. 2019년에는 교수 자녀에서 미성년으로 확대해 전수 조사한 결과 56개 대학 255명의 교수가 410건의 논문에 미성년자를 저자로 등재했고 교수와 지인의 자녀 43건이 파악됐다. 


부정취업과 관련해선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공공기관의 '고용 세습' 의혹이 충격을 주고 있다. 재직자의 친인척이 비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됐다가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가 대거 확인됐다. 특히 친인척 추천으로 면접만 거쳐 채용되는 등 '불공정' 경로로 입사한 사람까지도 여과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 총체적인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다. 정규직 전환 규모가 큰 인천공항공사, 토지주택공사, 한전KPS, 한국산업인력공단 5개 기관의 정규직 전환자 3048명 가운데 10.9%(333명)가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로 확인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일반직 전환자 1285명 중 14.9%(192명)가, 여기에 자회사 재직자와 최근 10년간 전적자, 최근 3년간 퇴직자까지 포함하면 19.1%(246명)에 이른다. 


지난 2월에도 공공기관 채용비리 결과가 나오면서 국민의 공분을 샀다. 공공기관은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신의 직장’으로 꼽힌다. 이들 기관의 채용비리는 청년들의 희망을 짓밟고 사회정의를 뿌리째 흔드는 반사회적 범죄다.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고 능력을 갖춘다고 하더라도 인맥이 없어 취업을 하지 못한다면 매우 불행한 일이다. 이는 기회의 불평등을 의미하며 건전한 사회발전을 저해시키는 일이다. 문재인정부의 노동 정책에 편승한 무분별한 '정규직 프리패스'가 젊은이를 더욱 분노케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에 젊은이들이 허탈감과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그들은 대한민국이 문재인 대통령이 내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인지 반문하고 있다. 입시와 취업에 있어서 부정과 편법을 용인한다면 신뢰사회는 요원하다. ‘반칙과 특권’이 아닌 ‘노력과 실력’이 기준이 돼야 한다. 우리 사회는 과연 공정한가 정의로운가, 대학 입학과 취업에서 나타나는 불공정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하고 특권은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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