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워라벨] "풍광·정취에 취하고 싶다면 '은평한옥마을'로 가즈아~!"

박고은 기자 / 기사승인 : 2020-03-07 08: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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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소식이 매일 들려오고, 연중 불청객인 미세먼지는 벌써 기승을 부린다. 봄 기운이 부쩍 다가왔지만 우리 몸과 마음은 '엄동설한'(嚴冬雪寒) 그 이상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방구석에 콕 붙어있을 수는 없는 법. 잠시 걱정을 내려놓고 성큼 다가온 봄을 온몸으로 만끽해 볼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해 본다. (편집자 주)
 

▲ 서울 은평구 진광동에 위치한 '은평한옥마을' 일대 모습. 사진=박고은 기자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한옥'은 문화적 가치, 전통의 멋, 자연과의 조화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주거 형태로는 많은 외면을 받고 있다. 기밀, 단열, 화재, 방범 등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로 '겉모습은 좋으나 살기는 불편한 가옥'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지를 많이 소요하는 한옥의 특성상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한옥을 짓고 거주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한 뼘 땅이라도 효율성 있게 활용하는데 특화된 현대 건축에 비해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한옥은 효율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전통 한옥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부각하면서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알맞게 만들어진 곳이 있다. 빽빽한 아파트로 들어찬 곳을 지나 작은 언덕을 넘어가면 마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듯한 한옥 마을이 나타나는데, 바로 서울시에서 조성한 '은평한옥마을'이다.

▲ 서울 은평구 진광동에 위치한 '은평한옥마을' 일대 모습.

전북 전주에 전주한옥마을이 있다면 서울엔 '은평한옥마을'이다. 서울 은평 뉴타운을 지나 작은 언덕을 넘어가면 나오는 이곳은 여러 형태로 저마다 한옥의 개성을 뽐내면서 여유로운 자태를 은은히 풍긴다.

특히 주변에 서울 도심의 빼곡한 건물들이 없기 때문에 시야가 탁 트여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풍광이 빼어난 북한산을 병풍 삼아 아늑하게 한옥마을이 펼쳐지는데 그 절경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맑은 날엔 청명한 하늘 아래로 펼쳐진 한옥마을이 생동감 넘치고, 흐린 날에는 흐린 날대로 차분히 숨죽인 한옥마을 너머로 안개가 자욱한 북한산이 수묵화처럼 연출된다.

▲ 서울 은평구 진광동 은평한옥마을에 있는 카페베네, CU편의점 모습.

대기가 청정했던 이날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한옥마을을 천천히 걸어보았다. 한옥이 즐비한 골목길을 따라 마을을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했다.

마을 곳곳을 걷다 보면 옛 정취가 물씬 풍긴다. 잿빛 기와지붕에 내려앉은 햇살이 유난히 반짝였고, 골목길 따라 줄줄이 늘어선 기와집은 사극드라마를 보고 있거나 민속촌에 온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은평한옥마을은 실제 주거를 목적으로 조성된 마을이라 분양을 받고 거주하는 가구도 곳곳에 존재했다. 거주하는 마을이라 관광 개념으로 가기엔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단점도 물론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즐길 수만 있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주거 공간, 관광 명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주거 단지답게 곳곳에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집도 있었다. 하루 정도 가까운 곳에서 한옥 체험을 하기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한옥카페, 한옥편의점 등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분위기 역시 묘한 조화가 느껴졌고 이색적이었다.

▲ 서울 은평구 진광동 은평한옥마을에 있는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은평구의 역사와 한옥, 한옥의 재료, 디테일에 대한 자료를 볼 수 있다.

한옥마을을 걷다보면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이 눈에 띈다. 한옥과는 상반된 커다란 벽돌 건물로 되어있는 이 박물관은 은평구의 역사와 한옥, 한옥의 재료, 디테일에 대한 자료를 볼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어린이 500원.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총 3층으로 구성된 박물관 1층에는 로비와 카페 등 상업공간 위주로 있었고, 2층은 은평구 역사에 대한 자료가 있는 '은평역사실', 3층은 '한옥전시실'이었다.

은평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전시한 '은평역사실'로 갔다. 유리로 된 바닥에는 유물 발굴 현장을 재현해놓고 벽면에는 각종 유물에 대한 동영상 설명이 있었다. 은평 뉴타운을 개발하며 출토된 다양한 유물을 보며 은평의 역사와 유물에 대해 자세히 공부할 수 있었다.

특히 은평구 지역이 고대국가 시기부터 중국으로 나가는 주요 거점이자 개성, 평양과 통하는 교통의 길목이었다는데 지금의 말쑥한 시가지에 익숙한 나로서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이어 3층 '한옥전시실'로 발길을 옮겼다. 이곳은 한옥으로 시작해 한옥으로 마무리되는 공간이다. 한옥에 대한 섬세한 구조와 디테일, 마감의 형태를 섬세하게 재현해놔서 한옥에 담겨진 조상들의 지혜를 알 수 있었다. 안에 있는 옛날 고가구도 하나의 볼거리로 충분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 꼭대기에 있는 '옥상전망대'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전통정자 형식으로 지은 전망대에 서면 한옥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방이 훤히 트여 있어 기와집들이 줄지어 늘어선 마을 모습은 물론이고 수려한 북한산의 모습도 조망할 수 있다.

▲ 서울 은평구 진광동 은평한옥마을에 있는 '너나들이센터'. 고려사진관 구경과 함께 한복체험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을 구경하고 나오면 그 옆에 '너나들이센터'가 있다. 이곳은 한복문화 체험관으로 한복에 관한 다양한 전시와 함께 한복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입장권 소지자에 한해 1시간 한복 무료체험을 할 수 있는데, 마감시간이 있으니 꼭 한번 체험해보자.

한복체험 외에도 기증유물체험전으로 '추억의 사진관'이 있다. 실제 1960년대 서대문 현저동에서 '고려사진관'을 운영했던 노부부의 옛 사진관 모습과 물품들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이다.

운동회 때 찍은 사진, 즐거운 소풍 길, 포동포동한 아기 적 모습의 돌맞이 사진 등이 전시돼 있는데, 이 사진들을 보면서 옛적 추억에 잠겨보는 것도 즐겁다. 한편으론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담았을 사진들을 보니 마음 한켠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이밖에도 은평한옥마을 일대에는 천년고찰 진관사, 북한산 계곡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 삼각산 금암미술관 등 둘러볼 곳이 많다. 푸르름이 일렁이는 녹지가 다가오는 계절에 북한산의 바람을 가르며 사색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은평한옥마을'은 놓치기 아까운 명소다. 유유자적 한가롭게 걸으며 풍광과 정취에 취해보러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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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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