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인도네시아판 골드러시' 성행… "이렇게라도 먹고 살아야죠"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5 10: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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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2월 20일 세계 최대 규모 금·구리 광맥인 인도네시아 그래스버그 광산 내부에서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EPA)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인도네시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배고픔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금 채취에 나서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자녀 2명을 키우는 가장이자 인도네시아 주민인 무스타파씨는 최근 미국 광산업체 프리포트사가 운영하고 있는 파푸아 지역의 그라스버그 광산 인근 강에서 소량의 금을 채취했다.

운이 좋으면 진흙 속에서 약간의 금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인근 장터에 금을 팔면 약 55달러를 벌 수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무스타파씨와 같은 주민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역경제는 큰 타격을 입고, 일자리를 다시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금이라도 채취해 생계를 이어가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간 갈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각국 중앙은행들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쳐 화폐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가치를 보존하는 실물자산이자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으로 자금이 몰리며 금값이 치솟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값은 지난달 6일 2068.90달러에서 이달 22일 1899.28달러로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12월 30일(1515.29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굶주림에 고통 받는 인도네시아 주민들에겐 이같은 기회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정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지도 않은 데다 사유재산인 타인의 광산에서 불법으로 몰래 금을 채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광산 인근에는 경비원들이 이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몰래 금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최악의 경우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

수은 중독 문제도 지적된다. 금이 함유된 흙에 수은을 넣으면 금과 수은이 결합된 혼합물이 생기고, 이에 열을 가하면 수은은 증발된 채 금만 남아 개인장비를 구하기 어려운 신흥국 광산에서 이같은 방법이 자주 사용된다.

대기업인 프리포트사는 수은을 사용하지 않지만 개인장비를 갖추지 못한 주민들은 수은을 사용해 금을 채취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주민들이 수은에 중독되고, 인근 강가에 수은이 흘러들어 마을에 피해를 끼치는 등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려가 커지자 당국도 제재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서는 이달에만 불법 금 채취로 400명이 구속됐으며, 이들은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환경당국은 아직까지 발표할 만한 공식 데이터는 없지만 최근 들어 불법 금 채취 사례가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가 당장 진정되긴 어려워 보인다. 주민들도 금 채취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생존의 기로에 선 상황에서 이렇게라도 해야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스타파씨는 “금값이 뛰면서 저처럼 금을 채취하려는 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우리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가족을 먹여 살리려면 달리 방도가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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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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