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해외 소매업체의 '불모지'가 된 이유는?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4-07 13: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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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일본의 백화점인 이세탄부터 영국의 유통업체인 테스코까지 해외 소매업체들이 현지기업과의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고 태국에서 줄줄이 철수하고 있다. 


6일(이하 현지시간) 태국 현지매체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8년간 태국에서 백화점을 운영한 이세탄은 최근 시장 철수를 결정했고, 일본의 슈퍼마켓체인인 막스발루도 지난달 31일 그동안 운영했던 점포 20곳의 문을 닫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테스코가 아시아 사업부를 철수하면서 태국의 대기업인 CP(짜런 포카판)그룹이 이를 인수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들은 태국 당국의 독과점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테스코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사업부를 106억 달러(한화 약 12조9563억원)에 팔기로 했다.  

이에 대해 키티 시리풀로판 태국 탐마쌋대학교 경영대학 마케팅학 교수는 “일본의 소매업체들이 태국에서 실패한 이유는 운영비는 높은 반면 일본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는 낮았기 때문”이라며 “중산층의 경우 일본을 직접 방문하면 되지 일본 소매업체를 찾을 이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세탄 백화점은 일본식 음식을 판매하는 가게를 다수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미 태국에서는 일식당이 많이 공급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소비자를 이끌만한 매력은 없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위에 일식당이 널렸기 때문에 이세탄 백화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밖에 태국 가게들은 1년 365일 세일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판촉 활동을 펼치는 반면, 일본 소매업체들은 이러한 인센티브에 다소 인색했다는 점도 패배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무엇보다 해외 소매업체들이 태국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태국 현지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나섰던 바람에 경쟁에서 이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수요는 한정된 상태에서 해외 소매업체들이 시장에 끼어들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태국 재벌이자 CP그룹을 소유한 타닌 찌야와논은 편의점체인인 세븐일레븐부터 마크로, 프레쉬마트 등 1만 곳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맥주재벌인 쩌른 씨리와타나팍디는 빅씨 슈퍼센터, 빅씨 마켓, 미니 빅씨 등 점포 1374곳, 억만장자인 시라윳 치라시밧은 탑스, 패밀리마트, 마쓰모토 기요시 등 점포 1205곳을 소유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재벌이 소매시장을 독점한 상황에서 공급업체들은 협상력이 떨어져 결국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만약 공급업체가 10곳인 반면, 이들의 상품을 구매해줄 소매업체는 3곳이라면 공급업체들은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가격을 한 푼이라도 더 깎아야 하고 이것이 지속되면 사업을 이어나갈 수 없다.

샬리트 림파나베흐 태국 소매협회 마케팅 고문은 “결국 영세한 공급업체들은 모두 죽게 될 것”이라며 “재벌 대기업들이 모든 시장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공급업체들은 협상할 힘이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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