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채 칼럼] 범죄의 온상 다크웹과 아동음란물

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공학박사 기자 / 기사승인 : 2019-11-13 10: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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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순채 서울중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공학박사
2019. 10. 16. 전 세계는 23세의 한국인 청년이 자신의 침실에서 운영하던 하나의 사이트를 주목했다. 바로 세계 최대의 아동음란물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Welcome to Video)’의 운영자와 이용자들을 대거 적발했다고 미국 법무부가 발표한 것이다. 한국과 미국, 영국 등 전 세계 32개국 수사기관이 공조한 결과였으며, 검거된 인원 338명 중 한국인은 223명(71.9%)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운영자는「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2018년 8월 미국에서도 아동음란물 홍보 및 유포와 자금 세탁 등 9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이며, 출소 후 미국에 송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감 중인 운영자가 올린 아동음란물은 총 8TB 분량이며, 이용자들은 100만건 이상의파일을 다운받았다. 8TB는 영화 2,048편에 해당하는 방대한 분량이며, 시청시간만 4,096시간에 달한다는 미 법무부의 발표이다. 운영자는 2년 8개월간 유료회원 4,000여명에게 4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를 챙겼다.

웰컴투비디오는 구글이나 네이버 등 일반 검색엔진으로는 확인되지 않고, 익스프롤러나 크롬 등을 통해 접속할 수 없는 다크웹(Darkweb)을 이용했다. 다크웹은 토르(TOR: The Onion Router)라는 특정 환경의 인터넷 브라우저에서만 접속되는 웹사이트이다. 아이피 등을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에 접속자들 간에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이 버젓이 유통되고, 마약이나 무기 밀매가 이뤄지는 등 범죄의 온상으로 여겨진다.

우리가 일반적인 구글 등 검색엔진으로 접속할 수 있는 웹은 서피스웹(Surface Web)이라고 한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서비스할 것 같은 이 웹의 인터넷 서비스 비중은 전체의 4%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96%는 서피스웹에 상대되는 개념인 딥웹(Deep Web)에 속한다. 딥웹은 데이터베이스로 수집되지 않는 정보들의 총체이다.

다크웹은 딥웹의 일부이지만 딥웹과는 구별해 부른다. 암호화된 네트워크에 존재하기 때문에 보통의 검색엔진이나 브라우저로는 방문할 수가 없다. 즉 수면 아래 노출되지 않은 딥웹의 심해에 해당하는 웹이다. 한국에서 다크웹 접속자가 2016년 말 일일 평균 5,156명에서 2019. 7. 11. 15,951명으로 세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국내에서도 테러음모 등 각종 불법행위가 이루어지는 다크웹의 접속은 인터넷을 이용한 불법행위의 위험성도 높아진 것을 입증한다.

이 운영자는 서버와 사용자가 서로 알 수 없는 철저한 익명성을 보장하는 다크웹에서 아동음란물을 공급했다. 영어로 운영되는 해당 사이트 운영자가 받은 처벌은 고작 징역 1년6월이다. 나이가 어린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다는 법원의 판단에 의해 깃털보다 가벼운 처벌로 끝났다.

미국은 아동음란물 수천건을 다운 받은 40대 미국인 이용자를 징역 15년형에 처했으며, 아동성폭행 영상을 업로드 한 영국인 이용자는 징역 22년형, 1회 접속하여 1회 다운로드 한 다른 영국인 이용자는 징역 70개월 및 보호관찰 10년의 중형을 받았다.

국내에서 아동불법촬영물 제작 및 유통은「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에 의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아동·청소년 음란물인 줄 알면서도 단순히 소지한 경우에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이 운영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에 네티즌들도 합당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현재 진행 중이다. 추천 청원 1위에 오르며, 2019. 11. 11. 현재 참여인원은 29만 명이 넘는다. 음란물 유통 등으로 조사를 받은 피의자들은 인터넷에서 형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기도 한다. 아동음란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피의자들의 태도 역시 논란거리이다.

익명성과 유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다크웹의 이용자가 누구이며, 어떤 일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건 범죄의 속성과 맞물린다. 각종 범죄의 통로가 되는 다크웹에 대한 경찰수사도 한층 강화되었다. 다크웹의 범죄자들에게 당장은 아니라도 반드시 잡힌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이번 경찰의 강력한 단속으로 다크웹이 범죄의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완전히 사라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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