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문제로 격돌한 EU와 필리핀… "특혜관세 철회" vs "내정간섭"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1 13: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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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사진=연합뉴스/EPA)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유럽연합(EU)이 필리핀 내 인권 침해를 문제 삼으며 특혜관세를 철회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필리핀은 내정간섭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필리핀 현지매체 필리핀뉴스에이전시(PNA) 등에 따르면 최근 유럽의회 의원 50명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벌인 ‘마약과의 전쟁’에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특히 코로나19 봉쇄기간 동안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등 인권 침해 문제가 심각하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표했다.

특히 필리핀 정부가 자신들에게 대립각을 세우던 방송사인 ‘ABS-CBN’에 방송 사업권을 연장해주지 않고,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쓴 언론사인 ‘래플러’의 발행인인 마리아 레사가 온라인 중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는 등 문제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를 해소하지 않을 경우 필리핀에 대한 일반특혜관세제도(GSP)를 철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EU는 캄보디아가 인권과 민주주의, 노동법 등을 지키지 않는다며 GSP를 부분 철회한 바 있다. 

필리핀은 그동안 6274개 품목을 무관세로 EU에 수출하고 있었지만 GSP가 철회될 경우 이전보다 더 높은 관세를 지불하고 유럽에 제품을 수출해야 한다.

필리핀 내 인권단체들은 당장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용의자에 대한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살하는 ‘초법적 처형’ 등을 강행하는 두테르테 정부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필리핀 인권단체 카라파탄의 크리스티나 팔라베이 사무총장은 “EU의 결의안은 다른 국가들은 물론 국제사회에 필리핀 인권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필리핀 정부는 EU의 주장이 철저히 정치적이며,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로 필리핀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GSP가 철회될 경우 오히려 EU가 필리핀 국민들의 생계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 로케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어려운데 EU는 GSP를 철회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으니 우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겠는가?”라며 “EU가 규제를 가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면되고, 그 결과 필리핀 국민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지켜보도록 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필리핀은 EU에 대한 전체 수출량 중 25%가 GSP 혜택을 보고 있다. 

 

나빌 프란시스 필리핀유럽상공회의소(ECCP) 회장은 “EU는 필리핀의 주요 무역 파트너 중 하나인 만큼 GSP 철회는 (필리핀의) 농업과 제조업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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