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Q] '옵티머스 사태' 하나은행-예탁결제원 중 누가 더 책임이 큰가?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07-13 11: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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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해 NH투자증권이 신탁업자인 하나은행과 사무대행사(일반사무관리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 중 누구에 연대책임을 물을지 고심하고 있다.


1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사모펀드시장 참여회사 수수료율은 자산운용회사가 80bp(1bp=0.01%)로 가장 높고 판매사(50bp), 신탁업자(5bp), 사무대행사(2bp) 수준이다. 사무대행사인 예탁결제원이 받는 보수는 신탁업자의 절반 수준도 안 되는 것이다.
 

▲NH투자증권 본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경우 신탁업자인 하나은행 보수(4bp)가 다른 사례보다는 다소 작았지만 예탁결제원의 수수료율(2bp)의 두 배 수준이었다. 또 판매사(65bp)의 수수료율이 평균보다 높았고 운용사(29bp)는 낮은 편이었다.

NH투자증권은 투자원금의 50~70%를 고객에 선지급·보상하는 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을 물어줘야할 처지인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다른 금융사 누구라도 끌어들여 함께 보상에 나서 부담을 최대한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수수료율이 높을수록 책임이 커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예탁결제원보다는 하나은행을 보상안에 참여시키는 게 보다 현실적이다.

하나은행이 작년 올린 영업이익만 2조7159억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예탁결제원의 작년 영업이익은 548억원이다. 투자자에 함께 선보상에 나선다고 하면 하나은행이 예탁결제원에 비해 나올 돈이 훨씬 많다.

법적인 측면에서도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예탁결제원보다는 하나은행이 더 유리하다. 옵티머스운용이 사모운용사여서 하나은행은 자본시장법 제247조의 신탁업자로서의 ‘운용행위감시 등’의 의무를 지지는 않는다. 다만, 같은 법 제244조의 선관주의의무는 피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예탁결제원은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 제184조6항의 ‘투자회사’에 ‘투자신탁’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금융투자협회 규정 4-96조 4항의 일반사무관리회사로서의 의무도 벗어났다. 즉 예탁결제원은 옵티머스운용 펀드와 같은 투자신탁에는 자본시장법이 정하는 일반사무관리회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법적인 권한과 의무를 지지 않는다.

조해진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NH투자증권으로부터 제출받은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상품승인소위원회 Q&A 녹취록'에서 김재현 옵티머스운용 대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사모사채 투자에 대해 수탁은행인 하나은행이 검증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을 속이기 위한 김 대표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부인했지만 이번 사안에서 하나은행에 불리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그나마 예탁결제원에 걸고넘어질 수 있는 것은 옵티머스운용 운용책임자가 “복층구조로 사모사채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담고 있다”는 설명을 듣고 운용사의 요청대로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펀드 명세서에 입력한 점, 그리고 금융감독원의 권과와는 달리 운용사가 종목정보를 직접 입력하게 하지 않고 이메일을 받아 기준가계산(회계)시스템에 대신 입력해줬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은 일반사무관리회사로의 의무를 지지 않는 사무대행사에 법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게 예탁결제원의 항변이다. 업계에서도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예탁결제원에 도의적인 비난을 할 수는 있지만 법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NH투자증권이 법적검토 결과 하나은행과의 소송이 힘겨울 것으로 예상되자 예탁결제원에 화력을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로펌이 하나은행과의 소송을 꺼리고 있어서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김앤장을 선임해 하나은행에 소송을 내려했지만 김앤장 측이 법률대리인 맡기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에탁결제원이 기타공공기관으로 외부 잡음에 취약하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판단된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NH투자증권도 대형로펌의 주요 고객이지만 하나은행과는 비교과 되지 않는다”며 “소송에 참여하면 하나은행이 일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NH농협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같은 은행지주라는 점에서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같은 은행계 계열사인 하나은행에 소송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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