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Q] PEF, '하이에나' 부정적 이미지...여전한 '먹튀' 논란 어쩌나?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7 10: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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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그간의 꾸준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PEF)가 여전한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본시장 생태계의 ‘하이에나’ 역할을 맡은 PEF 특성상 부정적 이미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이를 둘러싼 갈등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효성은 에스티리더스 프라이빗에쿼티(PE)-새마을금고중앙회 컨소시엄을 효성캐피탈 지분(97.5%)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효성그룹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올해 말까지 효성캐피탈을 매각해야 한다. 
 



효성캐피탈은 다른 캐피탈사와는 달리 잘 분산된 사업구조가 장점으로 꼽혔다. 1분기 말 기준 효성캐피탈 영업자산은 투자금융 15%, 부동산PF 15%, 리테일금융 17%, 설비금융 38%, 자동차금융 11%로 구성됐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로 효성그룹에서 벗어나더라도 괜찮은 회사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지난 7월 이미 자산이 200조원을 돌파한 새마을금고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새 주인도 맞을 채비다. 새마을금고는 일단 FI 역할에 충실한다는 방침이나 시장에서는 직접 인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효성캐피탈의 신용등급 ‘A-(안정적)’을 올리지 않았다. PEF가 새주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강욱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2실장은 “PEF가 대주주인 캐피탈사는 자본정책의 높은 변동성과 지배구조 불투명성 등을 고려해 노치(Notch) 조정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며 “새마을금고가 PEF를 겉으로 내세워 인수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아직은 직접 인수한 것이 아니어서 신용등급을 올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PEF의 인수는 기업 신용등급 부여에 아무래도 부정적 요소가 맞다”고 전했다.

PEF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신용평가사 뿐 아니다. 최근에는 CJ가 매물로 내놓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뚜레쥬르 점주 모임인 뚜레쥬르가맹점주협의회가 공개적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매각 반대 입장을 내놨다.

▲지난 6월 한국게이츠 대구공장에서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 노조원들이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여기에 2014년 PEF 블랙스톤이 인수했던 한국게이츠는 지난 7월 돌연 폐업했다. 한국게이츠는 세계 30여 개국에 100개 이상의 공장을 두고 있는 글로벌 게이츠의 한국 공장이다.

1989년부터 지금까지 연속 흑자를 달성한 알짜 기업이지만 중국이 인건비가 더 싸다는 이유로 블랙스톤은 폐업을 결정한 것이다.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실직자 신세로 전락해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 뿐 아니라 국내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60억 달러(당시 환율 약 7조2000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최근 안산점, 대전 탄방점, 대전 둔산점의 매각을 격정하면서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강한 반발을 초래했다. PEF의 ‘먹튀’ 이미지는 더욱 강해졌다.

물론,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실적을 올린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등의 사례가 있긴 하나 PEF는 피인수 기업이 잘 되든 안 되든 곧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불안감이 꼬리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인수 후 실적을 높이기 위해 인력부터 자르는 구조조정에 들어간다는 이미지도 여전히 강하다.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사진=연합뉴스

2016년 인수 당시 25억원 수준이었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매각을 진행 중이다.

IMM PE도 지난 2013년 인수 후 7년여 만에 최근 할리스커피를 KG그룹에 넘기기로 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에서도 1980년대 PEF로 인수로 인한 각종 부작용에 난리가 났었다”며 “지금은 노동자들도 PEF에 대해 알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PEF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관심을 갖는 등 이미지 개선에도 적극나서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강한 노동경직성에) 일부 기업이 피인수기업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인수하는 사례가 있지만 PEF는 투자자여서 그런 보장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타협점은 한국 노동자들도 PEF에 익숙해 지거나 PEF 스스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선에서 그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구조조정 등을 통해 단기적 실적 향상을 지향하지 않는 손창배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는 PEF업계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그는 NH투자증권과 키스톤에서 인수했던 동양매직(SK매직)이나 현대자산운용을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성공적으로 몸값을 올려 되팔았다. 구조조정과는 정반대로 직원의 사기올리기 등 다른 경영기법을 활용했다.

▲손창배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다만, 그도 무조건 구조조정을 안 하는 것이 반드시 옳다고는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손 대표는 “PEF의 목표는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고 과거 ‘경영의 신’이라 불렸던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로 인해 구조조정 유행을 탄적이 있었다”며 “현재는 이런 방식으로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올릴 수 없다는 점을 PEF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PEF의 목표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기에 반드시 구조조정을 안 하는 것도 정답이 아니다”며 “각 산업과 개별기업에 맞는 경영방식이 필요한 것”이러고 분석했다.

그는 PEF의 ‘먹튀’ 지적에는 “PEF는 기업의 주인인 주주”라며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면 가장 손해를 보는 쪽은 PEF이기에 단순히 ‘먹튀’라고 비난할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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