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에 파묻힌 아세안… 코로나19가 문제 더 키웠다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4 11: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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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월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서 환경부 관계자가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한국으로 반입된 폐기물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환경부 제공)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 전문매체 아세안포스트 등에 따르면 아세안은 세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하나로 특히 바다와 인접한 국가들이 많아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수질오염은 어부들은 물론 해안가 인근 관광업 종사자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아세안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시달리는 원인에는 경제성장에 따라 증가하는 쓰레기 배출량에 비해 정부 규제가 미흡하고, 소비자들의 플라스틱 포장지 선호도가 높다는 점이 꼽힌다. 또한 지난 2018년 중국이 해외국가에서 몰래 유입되는 불법 쓰레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불법 쓰레기 투기업자들은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으로 눈을 돌렸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는 지난 2018년부터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에서 유입된 불법 쓰레기를 다시 돌려보내고 있으며, 올해 초 기준 반송된 쓰레기양은 3737메트릭톤(MT)에 달한다. 앞서 필리핀은 한국으로 쓰레기를 반송했으며, 청소 작업을 위해 보라카이 해변을 6개월 간 폐장하기도 했다.

태국은 올해부터 대규모 매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비닐 가방 사용을 금지하고, 내년부터는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강력히 제한하는 등 관련 조치에 나섰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해 소매업체 페어프라이스가 비닐 가방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 대신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등 좀 더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세안 소비자들은 편리함 등을 이유로 플라스틱 포장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므로 사용 금지 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가 동남아 5개국 소비자 32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플라스틱 포장지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더 많이 구입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또한 플라스틱 사용 금지 정책에 찬성한 비율은 태국(35%), 필리핀(38%), 인도네시아(21%), 말레이시아(18%)에서 모두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환경단체 그린그린인터내셔널의 제프 베이커 캠페이너는 “태국에서는 매년 200만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배출되고 있고 이는 플라스틱 사용에 중독됐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어디를 가든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더 키웠다. 코로나19 방역에 필요한 위생용 장갑 등이 버려지고, 집 안에 머무는 소비자들의 음식 주문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활 쓰레기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봉쇄 조치가 내려진 뒤 몇 개월 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이 이전보다 더 늘었으며, 미얀마의 음식가게들은 여전히 플라스틱 용기에 음식을 담아 주문 음식을 배달하고 있었다. 

또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일 당시 매일 40~240M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했고, 베트남에서는 쓰레기를 버릴 매립지 공간이 점차 부족해지자 응웬 쑤언 푹 총리가 나서서 재활용을 비롯해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를 호소했다. 이밖에 캄보디아 남서부 프레아시아누크빌은 쓰레기 배출 증가에 대비해 매립지를 추가 건설할 예정이다. 

플라스틱제거연합(AEPW)의 제이콥 듀어 회장은 “일회용 플라스틱이 코로나19 방역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정부와 민간기업, 시민들은 힘을 합쳐 쓰레기를 줄이고 더 나은 쓰레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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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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