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칼럼]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

김종호 한세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 기사승인 : 2020-05-27 10: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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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한세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는 일방적인 사랑은 폭력일 뿐이다. 사랑으로 착각한 집착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오페라 `토스카`는 신분 계급이 뚜렷했던 19세기 초반에 평민 출신으로 경찰 총감에까지 오른 한 인간의 잘못 표출된 사랑의 방식이 가져오는 비극적인 결말을 담고 있다.

`토스카`는 `라보엠` `나비부인`과 더불어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3대 오페라 중의 하나이다. 1798년 나폴레옹의 프랑스 군대가 로마를 점령하고 세운 공화정부가 나폴리 왕국에 다시 빼앗겼을 시기에 군주제 옹호론자들과 공화정을 지지해온 자유주의자들 사이에 있었던 정치적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1800년 6월 17일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로마에서 벌어지는 사건으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소프라노 토스카와 그녀의 연인이며 화가인 카바라도시 그리고 토스카를 흠모하는 경찰 총감인 스카르피아, 이 세 사람의 사랑과 집착에 얽힌 삼각관계를 푸치니가 오페라 `라보엠`에 이어서 다시 한번 사실주의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야심가인 스카르피아는 크고 작은 음악회에 초대되어 노래하는 토스카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카바라도시에게 질투를 느껴 그를 정치범으로 몰아서 목숨을 담보로 토스카의 정조를 유린하려고 계획한다. 토스카는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카바라도시를 총살할 때 공포탄을 사용하여 살려줄 것을 약속받고 함께 도망갈 때 필요한 통행증을 받고서 스카르피아의 뜻에 응하는 척하다 식탁 위에 있는 칼로 그를 찔러 죽인다. 그러나 처음부터 카바라도시를 살려줄 맘이 없었던 스카르피아에 의해 카바라도시의 사형은 진짜로 실행이 되고 스카르피아의 살인이 발각된 토스카는 그의 수하들에게 쫒기다 성 안젤로 성의 성벽 밖으로 몸을 던지며 오페라의 막이 내린다.

실제로 공연에서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는 이 장면은 토스카를 노래하는 소프라노들에게 쉽지 않은 장면이다. 실감나게 뛰어야 하는데 두려움에 멈칫거리면 자칫 우스운 장면이 연출되기가 쉽다. 한 공연에서는 무대 뒤쪽에 메트리스를 깔고 뛰었는데 메트리스의 탄력 때문에 토스카가 다시 위로 튀어 오르는 헤프닝이 벌어진 경우도 있었다. 오페라 전용 극장가운데 베로나의 야외극장은 출연자와 무대의 규모가 다른 오페라 극장에 비해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웅장한 연출을 많이 기대할 수 있는 극장이다. 한번은 이 장면에서 스턴트맨을 기용하여 높은 종탑에서 뛰어내리게 하는 실감나는 연기로 관객들의 탄성과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는데 공연마다 연출가가 어떻게 연출하는지를 비교하며 보는 것도 오페라를 감상하며 느낄 수 있는 큰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오페라 토스카에는 카바라도시가 부르는 `오묘한 조화`와 `별은 빛나건만`, 그리고 토스카가 부르는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 등 너무나도 유명한 아리아와 아름다운 2중창이 여러 곡이 있다. 5막이었던 `빅토리앙 사르두`의 원작을 3막으로 압축함으로 스토리의 전개를 빠르게 진행하여 연주 시간이 길지 않고 또 푸치니의 강렬한 음악이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 해도 깊이 빠져들게 한다. 누가 부른 토스카가 더 좋은가는 듣는 사람마다의 취향에 따라 나뉘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토스카를 말한다면 마리아 칼라스를 꼽을 수 있다. 소프라노의 역사는 칼라스 전과 칼라스 후(Before Callas & After Callas)로 나눌 수 있다는 말이 있는 만큼 듣는 사람의 가슴을 파고드는 강렬한 소리와 그녀의 음악은 가히 일세를 풍미한 소프라노의 면모를 느끼게 한다. 칼라스가 부르는 아리아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한번 들어보시기를 추천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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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한세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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