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도 안보동맹 '쿼드'… 주판알 두들기는 아세안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0 13: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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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에서 오른쪽으로)이 6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인도-태평양 연안 4개국 외교수장의 '쿼드'(Quad·4자) 회의를 앞두고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P)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미국이 주도하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의 나토'라고도 불리는 4자 안보동맹 ‘쿼드(Quad·4자)’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남중국해와 인접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입장이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 전문매체 아세안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방한 일정은 연기한 채 일본을 방문했으며, 쿼드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쿼드에 대한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첫 번째 논의는 지난 2007년 5월 이뤄졌는데 당시 이들 4개국은 민주주의 동맹이라는 가치 아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모였으며, 싱가포르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07년 8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인도를 방문해 일본과 인도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함께 공유하는 국가들인 만큼 서로가 이 지역의 안정을 위해 협력하자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같은 논의가 시작되자 중국은 쿼드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인도 소재 싱크탱크 옵저버리서치파운데이션의 프레메샤 사하 연구원은 당시만 해도 쿼드 4개국은 중국을 그다지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아 첫 번째 회의가 끝난 뒤에도 아젠다가 발표되지 않는 등 쿼드는 유지되기 어려웠다고 지적한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이렇게 커질지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충돌을 빚고, 인도와는 히말라야 라다크 국경을 두고 유혈 사태까지 빚으며, 호주를 ‘신발 밑에 붙은 껌딱지’라고 부르는 등 직접적인 갈등을 빚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자 일본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든든한 우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미국을 따라 인도, 호주와 함께 쿼드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이들 국가는 중국을 잠재적인 경쟁자로 생각하며 어쩌면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시킬 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위기를 인식한 이들은 쿼드를 다시 살려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고 이에 따라 지난 2017년 11월 두 번째 회의가 진행됐다. 이 회의에서는 법치주의를 지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번영과 평화를 도모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남중국해와 인접한 아세안은 쿼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 아세안은 자주성과 중립성, 아세안 중심주의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집단이므로 미국이든 중국이든 강대국들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쿼드 또한 미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것이므로 이에 반드시 참여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를 두고 지난 2018년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에 대비되는 개념일 뿐이라며 아세안의 쿼드 참여를 부추기는 것은 오히려 아세안의 통합을 헤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겉으로는 아세안을 위하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아세안이 쿼드에 참여할까봐 불편한 것이다. 


실제로 쿼드를 확장한 ‘쿼드 플러스’에는 한국과 뉴질랜드를 비롯해 현재 아세안 의장국인 베트남이 포함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세안이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한다. 우선 아세안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데다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보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캄보디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은 쿼드에 대한 입장을 제대로 밝힌 적이 없다.

이를 두고 사하 연구원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인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중국이 아세안에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것처럼 인도도 아세안을 대상으로 한 ‘동방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가 미국을 따라 쿼드에 적극 참여하고자 한다면 동방정책과 충돌하지 않도록 수위를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사하 연구원은 지적했다. 미국의 이해관계에만 맞춰 쿼드에 참여하다가는 아세안의 중립성을 훼손시켜 아세안과의 관계가 멀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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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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