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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반정부 시위와 함께하는 오리 고무보트 (사진=연합뉴스/로이터) |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태국에서는 학창 시절 성적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이 등장하며 찬반여론이 불붙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에서는 군부정권과 왕권체제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를 청년층이 주도하는 가운데 학생들로 이뤄진 핵심 집단인 ‘배드 스튜던트’는 두발 규제 개정을 비롯해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는 국왕 비판을 처벌하는 법안을 개정하고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시위가 4개월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쁘라윳 총리는 시위 초기 대화로 평화롭게 사태를 해결하자고 제안하더니 최근에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강경진압을 예고했다.
이러한 가운데 20세 태국 대학생 여성인 날린랏 투투브딤씨가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채 학창 시절 교사로부터 성적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이 여성의 발언과 행동을 두고 네티즌과 정치인, 시민단체들이 충돌하고 있다.
투투브딤씨는 “저는 몇 년 전 교사로부터 성적학대를 당했고 학교는 안전한 곳이 아니다”며 “교육부를 비롯해 시민, 학생, 교사들이 이같은 문제에 경각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자신은 고등학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나온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데다 대중의 관심을 얻으려 의도적으로 이같은 행동을 취했다는 것이다.
쁘라윳 총리가 소속된 여당 팔랑 프라차랏당의 파리나 크라이쿱트 의원은 “고등학생도 아니면서 교복을 입으며 대중의 주목을 받은 이상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한다”며 “투투브딤씨는 물론 이 여성이 다닌 학교에서 성적학대가 실제로 일어났는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여성을 두고 태국 네티즌들은 찬반여론으로 갈린 가운데 여론조사 데이터를 살펴보면 태국 내 성적학대는 심각하다. 지난해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태국 국민 11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명 중 1명(21%)은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중 여성 비율이 23%로 남성(18%)보다 조금 더 높았다.
성희롱을 당한 장소로는 대중교통(27%)이 가장 많았고, 나이트클럽(18%)과 학교(17%) 등이 다음을 이었다.
다만 성희롱 경험을 누군가에게 고백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57%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친구(55%)와 가족(39%)이 대부분이었다. 경찰에게 신고한 비율은 10%에 그쳤다.
태국 페미니스트진보연합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즈라소빈 마니닐씨는 “실제로 학교 내에서 성희롱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학생들은 같은 반 친구나 교사로부터 성적학대를 당할 수 있지만 이 사회는 어떠한 법적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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